마음이 무거워지다

2020.03.23 최신호 보기



전이수 글·그림

너무 빨리 달리는 차 때문에 무서웠던 도로는
내가 느끼지 못한 사이에 텅 비어 있었고,
자전거를 타고 쌩쌩 달려도 사람이 없어서 왠지 쓸쓸함까지 느끼게 했다.
창밖 너머엔 마른 잎들만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굴러다녔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많은 사람을 집 안에만 머물게 만들고 있다.
두려움을 가지고 살아가는 시간들이 꽤 오래 지나간 듯하다.
 
오늘은 차를 타고 엄마랑 장을 보고 오는 길에
우두커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폐지를 쌓은 리어카를 힘들게 끄는 할아버지가 보였다.
오르막길에 그 무거운 산 같은 짐을 작은 몸으로 짊어지고,
해를 등지고 무거운 발로 리어카의 바퀴를 굴려 가고 있었다.
조금 기울기만 해도 다 쏟아질 것만 같은 그 큰 짐을
온 힘을 다해 밀고 있는 두 팔은 어떻게든 해야 한다며 밀어주는 두 발에
떨고 있는 모습이 멀리서도 보였다.
길게 늘어진 그림자는 내가 알지 못하는 깊은 시름이
더 깊이 더 깊이 어둠 속에 숨어 있었다.
 
그때부터 난 마음이 무거워졌다.
머릿속에서 그 할아버지가 떠나질 않는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는 지금 우리의 모습 속에…
그 할아버지는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하고 계신다.
그 일은 어떤 일이 있어도 살아가기 위해서
하루도 빠짐없이 싫어도, 힘들어도, 꼭 해야 하는 것이었다.
마음이 많이 무거워졌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전이수_2008년에 태어난 물고기자리 남자아이로 사남매의 맏이다. 제주도 자연 속에서 재미난 그림을 그리고 글도 쓴다. 언제나 엄마, 동생들 먼저 생각하는 배려심 많은 아이지만, 여느 아이들처럼 매일 새로운 꿈을 꾸고 엉뚱한 생각도 많이 한다. 2015년 <꼬마악어 타코>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고, 2017년에는 <걸어가는 늑대들> <새로운 가족>을 펴냈다. 2018년에는 10대 일러스트 공모전에 당선돼 6개월간 연재 후 <나의 가족, 사랑하나요?>를 출간하고 개인전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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