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과 치료제 개발 어디까지 왔나

2020.03.23 최신호 보기

▶코로나19 바이러스 현미경 사진│질병관리본부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을 선언하면서 제약업계와 과학계가 앞다퉈 백신과 치료제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들이 내세운 다양한 신약 개발 기술 가운데 어떤 게 상용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3월 18일 현재 국내에서는 16개 바이오·제약업체가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예방백신의 경우 GC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기존에 독감백신 개발 역량이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치료제 개발에 나선 업체는 셀트리온과 일양약품 등 11곳이다. 치료제는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후보 물질을 발굴하거나 기존에 출시했던 의약품에서 코로나19에 효능이 있는 제품이 있는지 검증하는 방식으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민간 제약사 외에 국립보건연구원이 최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항체 탐지용 단백질’ 제작에 성공했다고 밝힌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 정부 기관도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돌입했다.
GC녹십자와 바이오기업 제넥신, 바이넥스, 제넨바이오 등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에 나타나는 단백질 가운데 면역체계가 잘 기억하는 핵심 부위(서브유닛)를 활용해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이뮨메드의 항바이러스제는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 이뮨메드의 임상시험용 의약품인 바이러스 억제인자(VSF)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치료 목적으로 유일하게 사용 승인을 받고 서울대병원에서 실제 환자에게 투약됐다. 이뮨메드에 따르면 이 약의 주성분인 VSF는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찾아내 바이러스 증식과 염증 반응을 억제한다.
 
셀트리온 등 정부 지원받아 개발
셀트리온그룹은 항체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을 선언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3월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2월 서울대병원을 통해 확보한 완치 환자 혈액을 바탕으로 3월 중 항체를 발굴하고 항체가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 작업을 4월 말까지 마칠 계획”이라며 “이르면 6개월 안에 임상을 시작해 동물실험 단계에서부터 인체에 투여할 수 있도록 식약처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통상 항체가 개발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동물실험과 1~3상 임상을 모두 거칠 경우 빠르면 18개월 정도다. 서 회장은 “임상에 참여하는 환자 수를 크게 늘려 임상 단계에서도 환자들이 약물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무리한 개발 프로세스를 선택해서라도, 경제성을 고려하지 않고라도 진행하겠다”고 했다.
해외에서도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예방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치료제의 경우 이르면 4, 5월 중 치료 효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백신은 진행 속도가 가장 앞선 경우라도 2021년 가을 쯤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란 전망이다.
그러나 백신이든 치료제든 상용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전 임상 및 임상 1, 2, 3상을 통해 독성 유무,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와 관계부처가 적극적으로 협조하더라도 전문가들은 임상 전 단계를 통한 치료제 상용화까지 최소 수년은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3월 18일 셀트리온그룹과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각각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한 정부의 용역과제 우선순위 협상자로 선정됐다. 이들 기업은 앞으로 질병관리본부에 최종 계약 제출서류를 낸 뒤 정부 지원금을 받아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강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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