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동주민센터’ 방문간호사와 복지플래너 등이 소규모 관광숙박업소 현장 방문 활동을 하고 있다.│서울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 곳곳에서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서울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이하 찾동)의 활약이 눈에 띈다. 찾동은 여러 사정으로 동주민센터 방문이 복지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이들을 위해 지자체 측 담당자가 먼저 찾아가 문제를 해결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서울시 각 동별로 지정된 방문간호사, 복지플래너 등 찾동 3208명은 시민의 건강과 복지 최일선에서 코로나19 피해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현장 방문간호사와 복지플래너들은 코로나19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감염증에 대한 공포와 불안으로부터 주민 안전을 지키겠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종로구는 7개의 실무반으로 구성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운영해 24시간 비상체제를 갖추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서울시
코로나19 차단 나선 ‘찾동’ 간호사·복지플래너
“코로나19 발생 초반부터 ‘찾동’의 방문간호사와 복지플래너 등이 현장 점검을 나왔다. 다양한 감염병 대응지원을 꾸준히 받으니 든든하다.” 2월 24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게스트하우스. 지상 2층 165.28㎡(약 50평) 규모에 방 6개와 화장실 3개, 주방 등을 갖춘 이곳은 외국인 관광객이 주로 찾는 소규모 관광숙박업소다. 10년째 시설 관리를 맡고 있다는 하 모 씨는 1월 말부터 서울시 찾동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2015년 7월 시작한 찾동은 복지가 필요한 주민이 동주민센터를 찾는다는 인식을 뒤집어 동별로 지정된 복지플래너와 방문간호사가 주민을 ‘직접 찾아가’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발상에서 시작됐다. 현재 425개 전 동주민센터에 방문간호사 877명과 복지플래너 2331명이 활동하고 있다. 하 씨는 “사실 코로나19 사태 초반만 해도 감염병 예방 안내문 등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며 “찾동을 통해 외국어 안내 책자와 배너, 포스터 비치는 물론 마스크, 손 세정제 등 방역물품도 받아 고마웠다”고 말했다.
한글, 영문판 등 여러 언어로 예방수칙 홍보
게스트하우스 입구에 들어서자 성인 키 높이의 세움 간판이 눈에 띄었다. ‘코로나19 감염증 예방 행동수칙’이라는 제목의 안내문은 한글과 중문 2개국 언어로 표기되었다. 바로 옆 안내 게시판에는 같은 내용의 한글과 영문, 중문으로 된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내용을 살펴보니 올바른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기침 예절 등의 설명을 큰 그림과 함께 안내하고 있었다. 바로 아래에는 1330, 1345, 120 등 코로나19 관련 긴급 전화번호도 적혀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시선을 돌려보니 로비 곳곳에는 감염병 예방수칙 배너와 손 세정제, 마스크 등 방역물품이 비치돼 있었다. 이곳에서 이틀째 묵고 있다는 일본인 관광객 2명도 마스크를 쓴 채 감염병 예방 행동수칙 홍보물을 읽고 있었다. 방문간호사와 복지플래너는 이들의 건강상태를 꼼꼼히 점검하고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행동요령을 알려줬다. 일본인 관광객은 “간호사와 복지플래너들이 소규모 숙박시설까지 직접 찾아와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고 있다는 것에 놀랐다”며 “발열 검사는 물론 마스크와 손 세정제 등 방역물품도 챙겨줘 안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글, 영문 등 여러 나라의 언어로 소개한 예방수칙 홍보물에서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어 가장 좋았다”고 덧붙였다.
마포구는 공항 접근성이 좋아 서교·동교·연남동 주변으로 서울 자치구 가운데 게스트하우스가 가장 많다. 마포구의 게스트하우스 수는 508개로 서울 전체 소규모 관광숙박업소의 약 36%를 차지할 정도다.
▶소규모 관광숙박업소 현장 방문
한 달간 지역 게스트하우스 등 469개소 현장 점검
게스트하우스 특성상 외국인이 많이 머물기 때문에 마포구는 코로나19 첫 확진환자가 나온 1월부터 관내 게스트하우스 관리 점검에 들어갔다. 1월 31일부터 찾동 방문간호사와 구청 직원 등 총 282명이 2인 1조로 게스트하우스 등 469개소(폐업 37곳, 임시휴업 2곳 제외)의 숙박업소 현장 점검을 시행했다. 먼저 업소에 최근 14일 이내 중국 방문객이 투숙했는지부터 확인했다. 구에서 자체 제작한 중문·영문판 코로나19 예방수칙 포스터와 안내문 배부, 대응요령 등도 알리기 시작했다. 아울러 손 세정제와 일회용 마스크를 비치하지 않았거나 월 1회 정기 소독을 하지 않은 업소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차민철 마포구청 총무팀장은 “현장 점검은 방역물품 비치와 함께 외국인 관광객의 여행 이력 조사, 증상발현 여부 모니터링 등 점검 매뉴얼에 맞춰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 팀장은 또 “2인 1조로 3~5개 점포를 전담해 일주일에 두 번은 현장 점검(월·화)을 나가고, 또 두 번은 전화(목·금)로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며 “빈틈없는 점검을 위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해 전 직원 비상대응체제에 돌입해 이번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국내 코로나19 확진 소식이 전해진 1월 말부터 3주간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이용하는 게스트하우스 등 소규모 관광숙박업소 총 1403개소(2020년 2월 4일 등록 기준)에 대한 전수 점검을 완료했다.
▶소규모 관광 숙박업소 감염예방 안내
“코로나19 종식 때까지 현장 점검 지속”
찾동 방문간호사와 구청 공무원이 동행해 유증상자 또는 중국인 투숙 여부를 중점적으로 확인한 결과, 최근 14일 내 중국을 방문한 이력이 있는 투숙객은 총 494명이었고 이 가운데 유증상자는 없었다. 숙박업소 관리자가 예방수칙과 대응요령을 잘 준수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과 교육도 이뤄졌다. 또 예방수칙 홍보물을 비치해 숙박업소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코로나19 대응요령을 쉽게 알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서울시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날 때까지 소규모 관광숙박업소에 대한 점검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방문간호사들은 찾동 덕에 행정절차 등으로 인해 도울 수 없던 부분도 힘을 보탤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주민센터 관계자는 “찾동 방문간호사들은 자치구별 선별진료소, 비상방역 콜센터, 보건소나 보건지소 등에도 투입돼 관련 안내·상담을 지원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긴급 상황에서 부족한 현장의 일손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방문간호사와 복지플래너는 지역 내 만성질환·호흡기 질환을 겪고 있는 건강 취약계층, 독거 어르신 같은 집중관리 대상자에게 매일 또는 수시로 전화해 안부와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집중 모니터링도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열이나 기침, 인후통 같은 호흡기 의심 증상을 발견한 경우 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연계 조치할 계획이다.
▶선별진료소│서울시
저소득 취약계층에 마스크와 손 세정제 전달
또 어르신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차상위계층 등 저소득 취약가구와 어르신 사랑방(이하 경로당)에는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전달했다. 필요한 용품은 1차적으로 전달 완료했고, 향후 필요한 경우 추가 전달할 예정이다. 경로당에도 안내문과 마스크, 손 세정제를 배부·점검하고 감염 예방교육도 했다. 고시원 등 비정형 임시주거시설에도 감염 예방을 위해 안내문을 나눠주고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비치하도록 했다. 이 밖에 동주민센터를 찾아온 민원인들에게도 감염 예방 홍보물을 나눠주며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각 자치구의 방역물품 구입과 24시간 선별진료소 설치·운영을 위해 행·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방문간호사와 복지플래너 등 찾동 방문 인력의 안전한 감염증 예방활동을 위한 매뉴얼도 모든 자치구에 시행했다.
김태균 서울시 행정국장은 “시민의 건강과 안전·복지를 위해 서울시가 찾동의 방문간호사와 복지플래너를 과감하게 채용·배치한 결과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상황에서도 능동적·선제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 위기를 안전하게 넘어설 수 있도록 주민과 가장 가까이 있는 행정 최일선 기관인 찾동이 방문간호사, 복지플래너 등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민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