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는 산업강국 실현’
정부가 올해 소재·부품·장비의 협력과 상생을 통해 ‘확실한 자립’을 추진한다. 미래차 육성을 위해 친환경차 수출 30만 대 달성과 국내 최초 자율셔틀 상업운행 서비스를 개시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월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흔들리지 않는 산업강국 실현’이라는 주제로 한 ‘2020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같이 밝혔다.
소재·부품·장비 확실한 자립 실현
일본 수출규제 3대 품목의 공급 불안을 완전 해소하고, 100대 품목 기술 자립을 위해 범부처 2조 1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예상치 못한 수급 차질이 생기면 ‘소재·부품·장비 특별법’에 따른 ‘긴급수급 안정화 조정명령’ 조치까지 고려할 방침이다. 용인에 조성하고 있는 반도체 클러스터 등을 ‘소재·부품·장비 산업 특화단지’로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렇게 되면 반도체 관련 50여 개 수요-공급 기업이 모이는 용인 단지에 용수·전력 등 기반시설 구축과 기술개발, 사업화 등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
현재 일본 의존도가 90% 이상인 공작기계 수치제어장치(CNC)를 2024년까지 국산화하기 위해 국내 대표기업들이 공동출자로 상반기에 설립하는 전문기업에 5년 동안 약 573억 원의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한다. 글로벌 수준의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집중 육성해 자립화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 진입을 적극 추진한다. 이를 위해 상반기에 ‘100대 글로벌 소부장 명장 기업’을 선정하고, 관계부처 합동으로 R&D·인력·자금·투자 등 100여 개 프로그램을 지원할 계획이다.
‘포스트 반도체’로 신산업 육성
미래차와 시스템반도체 등 주요 신산업은 ‘포스트 반도체’로 육성한다. 미래차는 글로벌 시장 확대에 대응해 친환경차 보급·생산을 대폭 확대하고 수소트럭, 우편배달용 전기차 등 차종을 늘려 수출 30만 대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4월 대구시 수성구 알파시티 2.5km 구간에서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 셔틀버스의 상업운행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는 2019년 12월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를 승인받아 일반인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국내 최초의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다.
차세대 반도체 기술개발에 앞으로 10년 동안 역대 최대인 1조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팹리스 수요 맞춤형 상생팹 구축 추진과 설계지원센터 개소, 1000억 원 규모의 상생펀드 운용 등을 통해 팹리스의 성장기반을 조성한다. 경기도 화성에 최첨단 미세공정 신규라인을 가동하고, 상반기에 세계 최고 수준의 5나노 공정 양산 등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세계시장 점유율 20% 달성 및 반도체 수출 1000억 달러를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2위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바이오·헬스 수출 100억 달러를 목표로 내세웠다. 송도·원주 바이오 클러스터와 오송·대구 첨단의료 복합단지 등 인프라를 활용하고, 바이오 의약품·의료기기 등 병원이 보유한 기술을 활용해 바이오 신제품·서비스의 사업화를 촉진할 계획이다. 국내 시장 확대와 기술개발로 이차전지·로봇·에너지 신산업 등을 차세대 산업으로 육성하고, 제조업에 ‘D.N.A.’(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를 접목하는 산업 지능화도 추진한다. 이차전지는 전기차 배터리 리스 시범사업을 상반기에 실시해 전기차 구매비용을 낮추고, 500대의 제조협동 로봇과 1000대의 돌봄·물류 등 서비스 로봇을 보급한다. 전량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발전용 액화천연가스(LNG) 가스터빈은 국산화를 추진한다.
수소경제 글로벌 1등 국가로 도약
2019년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수립 이후 1년 동안 단단하게 다져온 수소경제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수소차 1만 대를 보급하고 수소충전소 100기를 신규 설치한다. 또 수소 도매가격을 25% 인하해 민간이 운영하는 수소충전소의 확산을 지원한다. 수소차는 2019년 788대를 수출한 데 이어 올해는 1000대를 수출해 2년 연속 글로벌 판매 1위 자리를 지킨다는 계획이다. 승용차 말고도 수소트럭·수소드론·수소연료전지 등으로 수출 품목도 다양화하기로 했다. 올해 스위스로 10톤급 수소트럭 70대가 수출될 예정이다. 연내 미국, 중국에 수소드론 300만 달러를 수출하고 중국 시범도시에 10MW 수소연료전지를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전체 수소경제 관련 수출 규모는 2019년 4600만 달러에서 117.4% 늘어난 1억 달러가 될 전망이다.
수출 플러스 전환 조기실현
연내 수출 플러스를 조기 실현하기 위해 품목·시장·주체 등 수출구조를 혁신하고 역대 최고 수준으로 수출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차와 LNG 운반선 등 친환경 선박, 시스템반도체 등 유망 품목 약진을 통해 수출 회복을 이끌기로 했다. 바이오·이차전지 등 신산업 품목은 2019년 9.2%였던 수출 비중을 10%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 수출품목 다변화를 적극 추진한다. 올해 한러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신북방 협력사업을 적극 발굴·추진하고,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신남방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신남방 교역 2000억 달러 달성의 계기로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다.
중소기업 수출 비중 20% 최초 돌파를 위해 257조 원이라는 역대 최고 수준의 무역금융과 5112억 원의 수출 마케팅을 지원한다. 중소기업 수출 비중은 2018년에 17.4%, 2019년에 18.8%를 기록했다.
원낙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