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월 12일 오전 서울 남대문시장을 찾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손님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연일 코로나19에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말아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국내에서 질병 확산세가 주춤하고 있음에도 대중의 공포심과 이에 따른 경제 전반에서 위축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2월 13일 주요 그룹 경영자들과 만나 “방역당국이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면서 “이제는 정부와 경제계가 합심하여 경제 회복의 흐름을 되살리는 노력을 기울일 때”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이재현 CJ 회장 등을 초청해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를 열었다.
전날 서울 남대문시장을 찾은 데 이어 이틀 연속 ‘경제 행보’를 이어가며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영세 자영업자와 서민들은 물론 대기업 총수들의 목소리도 고루 들었다.
문 대통령은 “아직 국외 유입 등 긴장해야 할 부분들이 많이 남아 있지만, 국내 방역 관리는 어느 정도 안정적인 단계로 들어선 것 같다”면서 대기업 총수들에게 이제는 경제 흐름을 되살려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필요한 금융 지원과 신속한 통관, 특별연장근로 인가, 대체생산품에 대한 빠른 인증 등으로 기업 활동과 국민의 안전을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면서 “관광업과 같이 코로나19에 직접 타격을 받은 업종과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남대문시장 찾아 “전통시장 기피하는 것 도움 안돼”
앞서 문 대통령은 2월 12일 서울 남대문시장을 방문해 “지나치게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전통시장을 기피하는 것은 국민 생활이나 민생경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빨리 다시 활발하게 활동해 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2월 1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정부는 국가의 역량을 총결집해 대응하고 있고, 국민은 높은 시민의식을 발휘하고 있다”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가 충분히 관리할 수 있고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특별히 당부드리고 싶다. 전문 의료진이 공개적으로 밝혔듯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 코로나19는 중증 질환이 아니며 치사율도 높지 않다는 것”이라며 “이 점에 대해서는 안심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세계가 인정하는 선진적인 의료체계를 갖추고 있고 의료진의 역량도 뛰어나 코로나19가 관리, 치료되고 있다”며 “우리 의료체계에 신뢰를 갖고 안전행동 수칙을 지키면서 차분하게 대처해주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경제에 미치는 어려움을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며 “정부는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해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이 보여준 성숙한 시민의식에 대해서도 깊은 감사를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이 자신의 보호는 물론 상대의 안전도 지킨다는 자세로 마스크 착용 등 위생관리에 솔선수범하고 있다. 국민의 작은 실천이 국가 방역체계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모두는 서로의 사회적 안전망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용 수단 총동원해 경제 피해 최소화”
코로나19를 틈탄 시장 교란행위나 허위 거짓 정보에는 가차 없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불공정 거래나 시장 교란행위, 가짜 뉴스 유포 등 공동체를 파괴하는 반사회적 범죄행위를 엄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경제에 미칠 파장을 적극 행정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는 살아나던 경제에 예기치 않은 타격을 주며 수출과 관광, 생산과 소비에 큰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며 “병이 가라앉길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 정부는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해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정세균 국무총리와 주례회동에서도 코로나19 대응 방안 등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코로나19는 정부가 충분히 관리할 수 있고 우리 사회가 극복할 수 있는 질병이기 때문에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면서 “다만 감염력이 강한 만큼 방역에 빈틈이 없도록 내각이 긴장의 끈을 놓지 말 것”을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과 정 총리는 백화점과 면세점 매출 하락, 방한 관광객 감소, 부품수급 문제로 인한 완성차 생산 중단 등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데 인식을 함께하고 예산·세제·금융 등 가용한 수단을 총동원해 피해를 최소화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휴업하는 학교와 유치원, 어린이집이 늘어나는 만큼 맞벌이 가정이 육아 문제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긴급돌봄 시행 상황도 면밀히 챙겨달라”고 정 총리에게 주문했다.
“우한 교민들 가족처럼 보듬어준 지역 주민에 감사”
2월 9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 교민 임시수용시설이 있는 진천·아산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호소를 했다. 문 대통령은 “신종 감염병에 대해 긴장하고 최대한 주의하면서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정부의 몫”이라며 “그래서 모든 긴장이나 불안은 정부로 미뤄두고 국민은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홍보에 귀 기울이며 안전조치에 따르면 충분히 이 상황을 넘길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조금 인식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빨리 (사태가) 정상적으로 돌아가 국가 경제나 지역 경제에 어려움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정부도 여러 대책을 세우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지역 주민들에게는 “(임시 생활시설과 관련해) 주민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며 “그럼에도 불안감을 떨치고 ‘어려움을 나누자, 오히려 우리가 더 따뜻하게 품어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교민들을 가족, 형제처럼 보듬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제는 임시 생활시설로 인한 지역 내 감염 불안감은 해소가 됐다. 그러나 심리적인 위축 때문에 지역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역 경제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최대한 노력하겠다. 여기에 입주한 공공기관과 민간기업도 뜻을 함께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원낙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