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일자리 증가 폭이 50만 명을 넘기면서 2019년 연간 일자리 증가 폭이 2년 만에 30만 명대를 회복했다. 이에 힘입어 2019년 연간 고용률은 전년보다 0.2%포인트 상승한 60.9%로 22년 만에 가장 높았다. 경기가 엄중한 상황 속에서 정부가 직접 만든 일자리 사업이 고용을 떠받친 것으로 풀이된다.
1월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2019년 연간 취업자 수는 2712만 3000명으로 전년보다 30만 1000명 늘었다. 2018년 취업자 증가 수(9만 7000명)보다 큰 폭으로 늘었고, 2017년(31만 6000명)에 이어 2년 만에 취업자 증가 폭이 30만 명대로 올라서며 정부의 연간 목표였던 20만 명을 크게 웃돌았다.
“30·40대는 감소… 고용회복 흐름 지속 위해 구조개혁”
이 같은 결과는 2019년 12월 취업자가 전년동월대비 51만 3000명 급증한 데 힘입었다. 2019년 취업자 증가폭은 1월과 4월을 빼고 매달 20만 명을 웃돌았다. 8월부터 4개월 연속 30만 명 이상 증가폭을 이어갔고 12월에는 50만 명을 넘어선 것이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2019년 11월에 끝날 예정이던 노인 일자리 사업이 추가경정예산 투입으로 12월까지 늘어나면서 전체 일자리 증가를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60세 이상에서 취업자 증가가 두드러졌고 30대와 40대에서는 감소했다. 2019년 취업자 수가 전년보다 가장 많이 늘어난 연령층은 60세 이상(37만 7000명)이었고, 50대(9만 8000명)와 20대(4만 8000명)에서도 증가했다. 반면 40대에서 16만 2000명, 30대에서 5만 3000명 각각 감소했다. 40대 취업자 수 감소분은 1991년(26만 6000명) 이후 가장 컸다.
산업별로는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 16만 명(7.8%) 증가했고, 숙박 및 음식점업은 6만 1000명(2.7%),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이 6만 명(2.2%) 늘었다. 반면 제조업은 8만 1000명(1.8%) 감소했고, 도소매업은 6만 명(-1.6%), 금융 및 보험업은 4만 명(-4.7%) 줄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40대 고용 부진과 제조업 취업자 감소폭 확대에 주의를 기울이며 중장기 구조개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고용시장이 크게 회복되며 반등했지만 향후 고용여건은 인구둔화 가속화, 산업·일자리 구조변화 등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고용 회복 흐름이 지속할 수 있도록 중장기 구조개혁과 미래성장 동력 발굴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2019년 고용률 60.9%로 22년 만에 최고
인구에서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인 고용률도 올랐다. 2019년 연간 고용률은 전년보다 0.2%포인트 상승한 60.9%로 22년 만에 최고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6.8%로 전년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65세 이상을 분리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9년 집계 이후 최고다. 15세 이상 전체 고용률도 60.9%로, 1997년(60.9%) 이후 최고였다.
연령별 고용률은 제조업·도소매업 부진과 맞물린 40대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19년 40대 고용률은 78.4%로 전년보다 0.6%포인트 떨어졌다. 2009년(-0.8%) 이후 최대 폭이다. 반면 60대 이상 고용률은 41.5%로 전년보다 1.4%포인트 올라 196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고령화 추세에 따라 60세 이상 고용률은 당분간 계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년층(15~29세) 고용률(43.5%)도 전년보다 0.8%포인트 올랐다. 은순현 국장은 “청년층 가운데서도 35~29세 취업자가 주로 증가했고, 예술·스포츠, 숙박음식점 쪽에 많이 취업했다”고 설명했다.
주당 평균 취업 시간 0.8시간 줄어 40.7시간
취업시간대별 취업자를 보면 2019년 주당 1∼17시간 일하는 초단기 취업자 수가 30만 1000명 늘었다. 증가폭은 1980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역대 가장 컸다. 18∼35시간 취업자 수는 10만 9000명 감소했고, 36~44시간 근로자는 68만 3000명 늘었다. 45시간 이상 근로자는 57만 8000명 줄었다. 주당 평균 취업 시간도 40.7시간으로 전년보다 0.8시간 줄었다. 초단시간 취업자 증가는 시간제 등 단시간 일자리 증가와 전반적인 근로시간 단축 추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순현 국장은 “20대 가운데 1∼17시간 취업자가 7만 명 증가했다”며 “주로 음식·숙박이나 스포츠·예술 등의 산업에서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근로계약기간 기준으로, 1년 이상 근로계약을 맺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용직’ 일자리는 44만 4000명 증가했다. 전체 노동자 가운데 상용노동자 비중은 52.4%로 전년 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 임시노동자는 5만 6000명, 일용노동자는 3만 1000명 각각 줄었다.
비임금 노동자는 전년보다 5만 6000명 줄었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8만 1000명 증가했으나, 유급직원을 둔 자영업자가 11만 4000명 감소했고 무급가족종사자도 2만 4000명 줄었다. 은순현 국장은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1998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자영업을 하는 분들의 어려운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년층 실업률 8.9%로 6년 만에 가장 낮아
2019년 실업자는 106만 3000명으로, 2016년 이래 4년째 100만 명을 웃돌았다. 2018년(107만 3000명)을 빼면 연도별 비교가 가능한 2000년 이후로 가장 많다. 2019년 실업률은 3.8%로 전년과 같았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8.9%로 전년보다 0.6%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2013년(8.0%)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20대 후반(25∼29세) 실업률은 8.0%로 0.8%포인트 낮아졌다.
2019년 비경제활동인구는 1631만 8000명으로 전년보다 3만 1000명 증가했다. 취업준비자는 74만 8000명으로 전년대비 5만 4000명 증가했다. 구직단념자는 53만 3000명으로 1년 전보다 9000명 늘었다.
박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