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월 5일 서울 시내 보건소 가운데 유일하게 음압 진료실을 갖춘 선별진료소인 성동구보건소를찾아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월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대응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시내 보건소 가운데 유일하게 음압진료실을 갖춘 선별진료소인 성동구 보건소를 찾았다. 성동구 보건소는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뒤 서울시 공모사업에 당첨돼 음압 진료 시설을 갖췄다. 문 대통령이 일선 의료 현장을 찾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대응 태세를 점검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1월 28일에는 두 번째 확진 판정을 받은 남성 환자가 입원한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늘 마음 아프고 조마조마한 것이, 얼마 안 되는 인력을 갖고 총력 대응하고 있는데 적은 인력으로 계속 감당해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이게 하루아침에 끝날 것 같으면 지금 인력으로 고생하면 되는데 언제까지 갈지 알 수 없으니 장기적 인력 수급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감염 (방지)도 중요하지만 방역 활동하는 분들이 먼저 과로로 쓰러질까 걱정된다”며 “신종 감염병이라는 게 언제 또 어떤 형태로 닥칠지 알 수 없으니 국가적으로 대응체계를 훨씬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속 재정투자로 경제에 힘 불어넣어야”
앞서 문 대통령은 2월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 인한 경기 위축 가능성에 대비해 “정부가 신속한 재정투자로 경제에 힘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대응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사태가 장기화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해 우리 경제가 받을 충격과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다방면으로 대응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올해 초 긍정적 신호를 보이던 경제와 민생이 예기치 않은 변수로 다시 어려움을 겪게 됐다”며 “재정 집행부터 계획대로 신속하게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 안전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이자 기본 책무”라며 “비상한 각오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종식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가짜 뉴스 단속도 다시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가짜 뉴스를 막으면서 감염병 관련 정보를 신속·정확하게 제공해야 할 것”이라며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정부가 제 역할을 하는 것이 경제와도 직결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국 제한은 국민 안전 위한 부득이한 조치”
문 대통령은 2월 4일부터 중국 후베이성을 거친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는 조치에 관해 “국민 안전을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며 “경제보다 국민의 안전을 우선에 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에)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2월 3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후베이성을 거친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는 조치에 관해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출입국 관리를 더욱 강화하고 엄격하게 통제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우리의 최대 인적 교류국이면서 최대 교역국이다. 중국의 어려움이 바로 우리의 어려움으로 연결된다”며 “힘을 모아 지금의 비상 상황을 함께 극복하고 이웃 국가로서 할 수 있는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경제보다는 국민의 안전을 우위에 두고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사태로 경제에 큰 부담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제보다는 국민 안전을 우선에 두는 자세로 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701명의 우한 교민 국내 이송 과정에서 보여준 국민의 협조에 대해서도 고마움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들을 넓은 마음으로 수용한 진천·아산 시민들의 포용 정신과 우한 현지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총영사관과 한인회를 중심으로 서로를 도운 교민들의 상부상조가 우리 모두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고 말했다.
보건연구원, 치료제·백신 개발 연구 착수
한편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은 최근 전 세계 공중보건을 위협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에 대응하기 위해 치료제 및 백신개발 현안 연구를 긴급히 추진한다고 2월 5일 밝혔다.
이를 위해 보건연구원은 8억 원의 연구비를 투입해 병원 중심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국내 확진자의 임상 면역학적 특성을 연구하고, 치료용 항체 개발을 위한 항원 및 항체를 발굴하기로 했다. 또 백신 항원 전달체 등 다양한 형태의 백신을 개발할 계획이다. 보건연구원은 지난 2015년부터 고감도 유전자 진단제 개발 연구 등을 통해 국내 신·변종 바이러스 대응 연구를 수행해왔다.
보건연구원은 그 동안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연구진과 협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치료제 및 백신개발, 바이러스 병원성 연구 등을 2월 중 착수할 예정이다. 아울러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 및 산학연 협력을 통해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을 포함한 신·변종 바이러스 출현에 대한 연구개발(R&D)을 확대할 예정이다. 김성순 보건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장은 “이번 긴급 연구과제 추진으로 신·변종 감염병 분야 연구의 중추적 역할 수행과 국가차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의 초석을 다지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