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30년 후에도 좋은 친구로 남을 것”

2019.12.09 최신호 보기
시민이 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11월 25일부터 26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이하 회의)는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30주년을 기념해 열린 국내 회의로, 문재인정부 들어 개최한 최대 규모의 다자외교 행사였다. 시민 입장에서 이번 회의는 어떤 의미였을까? 대한민국 정책기자단(이하 정책기자단)으로 활동하며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에 이번 회의 관련 기사를 쓴 시민들에게 물어봤다.



“말레이시아 스타트업 규제완화 사례 인상 깊어”
박하나 씨 (34·대구광역시)

회의에선 ‘한·아세안 스타트업 엑스포, 컴업(ComeUp)’(이하 스타트업 엑스포) 행사도 화제였다. 한·아세안 각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이해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는 취지로 열린 행사였다.
스타트업 엑스포를 취재한 박하나 씨는 “‘한·아세안 유니콘&스타트업 토크콘서트’를 통해 최근 창업의 메카로 떠오르는 말레이시아 사례를 만나본 게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는 스타트업에 대한 규제가 많이 완화돼 있더라고요. 한국과 아세안이 문화적으로 닮은 점이 많아 한국 스타트업이 아세안에 진출하면 공감하기 쉽고, 성공 가능성도 클 거라는 얘기도 나왔어요. 한편 한국이 IT 강국인 것처럼 아세안 국가마다 강점이 있는 분야가 있더라고요. 이번 회의가 아세안 각국의 특장점을 만나보는 계기도 마련해줬어요.”

▶11월 25일 부산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스타트업 엑스포, 컴업(ComeUp)’ 개막식│중소벤처기업부

그는 11월 10일 부산 국립해양박물관 일원에서 개최한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D-15 환영행사’에도 참여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회의 성공 개최를 위한 홍보대사 자격으로 참석한 이 행사에 엄청나게 많은 외국인이 참여한 걸 보고 놀라기도 했다. 그는 “사람들이 농담처럼 ‘부산에 사는 외국인은 다 온 것 같다’고 할 만큼 많은 외국인이 참여했는데 그래서 더 뜻깊었다”고 전했다.
회의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문화가 인기를 얻는다는 점도 실감했다. 박 씨는 “K-팝뿐 아니라 K-푸드, K-뷰티 등의 문화가 아세안에 알려지면서 한국과 아세안이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소통하는 모습도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슬람교도 위해 기도실 마련, 배려 느껴져”
이선영 씨 (39·경기 성남시)

“11월 26일, 오전인데도 전시장이 수출 상담을 진행하는 작은 부스로 꽉꽉 채워졌고, 부스별로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습에 놀랐습니다.”
이선영 씨는 한국무역협회(KITA) 해외마케팅 종합대전 등 비즈니스 관련 전시장을 둘러본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그는 “국가 간의 협력은 역시 경제 부문에서 가장 먼저 일어나고 있다는 걸 실감했다”고 말했다. “현장에 업무협약(MOU) 체결 장소까지 별도로 마련돼 있더군요. 세심함이 느껴졌어요. 이슬람교도를 위해 벡스코 내 기도실을 준비한 점도 인상 깊었어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때론 아주 사소한 것인데 이런 배려가 아세안 국가 참여자들에게 작은 울림을 주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세심한 배려에 보는 사람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회의에서 스마트시티, 혁신성장 등을 주제로 취재한 그는 관련 현장을 통해 느낀 점도 이야기했다. “한국과 아세안이 기술 협력하는 사례 등을 기대했는데 아무래도 우리나라가 기술력으로는 앞서기에 우리나라 기술이 아세안에서 구현되는 사례를 많이 볼 수 있었어요. 아세안 쪽에서는 ‘에코투어리즘’ 등 그들만의 자연을 어필하며 투자 유치하는 기업들이 있었던 게 생각나네요.”

▶한국무역협회 해외마케팅 종합대전에서 수출 상담을 하는 사람들│이선영 씨

이번 회의를 통해 한국과 아세안은 신남방정책의 핵심 가치인 사람중심의 포용, 자유무역과 연계성 증진을 통한 상생번영, 평화라는 가치를 공유했다. 신남방정책과 관련해 이 씨는 “기존에는 중국, 일본, 미국 위주 외교활동이 이뤄진 게 사실인데 문재인 대통령이 아세안이라는 거대한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직접 순방까지 추진한 건 매우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내 우수 기업, 우수 인력이 참 많지만 우리나라에선 레드오션인 경우가 많잖아요. 활발한 비즈니스 교류 현장을 보며 우리 경쟁력을 아세안에서 펼칠 기회와 가능성이 크다는 걸 제 눈으로 목격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회의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역량 있는 우수 기업들이 아세안 시장에 뻗어나갈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이런 국가적 회의가 미디어나 비즈니스 분야 관계자뿐 아니라 일반 시민도 쉽게 정보를 구하고 참여하는 행사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덧붙입니다.”



“‘캄보디아 전통시장에도 한류’ 소식에 기뻐”
김윤경 씨 (44·서울 용산구)


“아세안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회의를 통해 한국과 아세안이 정말 좋은 친구가 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생기더군요.”
윤경 씨의 이야기다. 그는 “취재하느라 현장을 둘러봤는데 새롭게 알게 된 것이 꽤 많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경우, 단어만 조금 다를 뿐 남·북한처럼 서로 소통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아세안 각국에서 수출 상품 등도 가져왔는데 브루나이 과자와 소스를 먹어본 것도 기억나요. 우리와 입맛이 많이 다를 거라 생각했는데 입에 딱 맞아 놀랐어요.”
회의를 통해 아세안 사람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도 살펴볼 수 있었다. 김 씨는 “한국 음식이 참 맛있다는 사람들도 있었고, 한국의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 등을 보고 놀라워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캄보디아는 전통시장에도 한류 바람이 불어 한국말이 통한다고 하더라고요. 캄보디아 사람이 ‘몇 년 지나면 영어 필요 없이 대화가 술술 통하지 않을까’라고 하는데 기분 좋았습니다. 실제 그렇게 되면 좋겠다 싶어요.”

▶브루나이 전통의상을 입고 부스 앞에 선 브루나이 사람들│ 김윤경 씨

이번 회의는 한국과 아세안이 함께한 지난 3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30년을 내다보는 자리로도 의미가 깊었다. 김 씨는 “한·아세안이 30년 동안 우정을 쌓았다면 이번 회의를 계기로 앞으론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적인 협력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한 예로, 캄보디아는 얼마 전 우리나라 특허심사 결과를 자동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를 시행했죠. 과거엔 관광, 인적교류 위주로 한국과 아세안이 교류했다면 앞으로는 특허심사 사례처럼 우리 생활과 밀접한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모색하길 기대해봅니다.”

김청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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