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정상회의 성공 발판 ‘신남방정책 2.0’ 열어야

2019.12.03 최신호 보기

동남아 10개국으로 구성된 아세안(ASEAN)과 대화관계 30주년을 맞이해 11월 25∼27일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렸다. 부산 벡스코(BEXCO)에서는 아세안 정상들과 기업 대표들이 참여하는 ‘최고경영자(CEO) 서밋’, 한·아세안 미래산업과 성장동력을 보여주는 ‘혁신성장 쇼케이스’ ‘스타트업 엑스포’ ‘스마트시티 페어’가 개최되는 등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40여 개 행사가 성공적으로 추진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식행사가 시작된 11월 25일 한국과 아세안 기업인 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CEO 서밋’ 행사 기조연설을 통해 “아시아가 세계의 미래”라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를 위해 사람 중심의 포용적 협력, 상생번영과 혁신성장 협력, 연계성 강화 등을 기본적인 협력방향으로 제시했다. 또한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문화혁신포럼이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와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 등 아세안 국가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고, 한류 문화콘텐츠와 정보통신기술(ICT), 아세안의 잠재력이 결합되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문화혁신포럼을 2020년부터 정례적으로 개최해 문화교류 협력 플랫폼으로 발전시켜나갈 것임을 밝혔다.

'평화, 번영과 동반자 관계를 위한 공동 비전성명'
11월 26일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과 아세안이 1989년 대화관계 수립 이후 지난 30년간 한·아세안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왔음을 평가하고, 앞으로 30년도 한국이 아세안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사람중심의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를 만들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아세안 정상들과 함께 채택한 ‘평화, 번영과 동반자 관계를 위한 한·아세안 공동 비전성명’은 △평화로운 지역 구축 △경제 동반자 관계 증진 △연계성 증진 △지속가능성 및 환경 협력 △사람을 위한 사회·문화 파트너십 강화 등 한·아세안 간 미래 협력 방향과 주요 사업을 설정하고 있다. 또한 문 대통령과 아세안 정상들은 '공동의장 성명'도 채택하였는데, ‘공동 비전성명’이 지난 한·아세안 협력 성과를 평가하고 미래 협력 방향을 제시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면, 공동의장 성명은 이번 특별정상회의 논의 결과와 상세한 협력계획을 담고 있다. 아세안 정상들은 1989년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아세안 중심성을 지속적으로 지지해준데 대해 감사를 표시했다. 역내에서 아세안이 주도하는 다양한 협의체를 통해 협력을 강화하고, 한·아세안 교역 확대를 위해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특히 최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잠정적 타결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하고 다자주의에 입각한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정상회의 기간중 11월 25일 열린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경제동반자협정(CEPA)이 최종 타결됐으며 말레이시아, 필리핀과도 조기 협상 타결을 목표로 양자간 FTA 협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적교류 확대를 위한 비자제도 개선과 다양한 사회·문화 분야에서 협력사업이 확대되고, 스마트시티 및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협력 또한 확대하기로 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전쟁 불용, 상호 안전보장, 공동번영'의 3대 원칙과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지대화’ 구상을 설명하였으며, 아세안 정상들은 비핵화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안정 구축에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11월 27일에는 부산 동백섬 누리마루에서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가 열렸다. 태국을 포함해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등 5개국 정상이 참여해 ‘한강-메콩강 선언’을 채택하였는데, 아세안 역내 개발격차를 지원하고 발전경험을 공유해 상생번영을 실현하기 위한 공동비전을 담고 있다. 사람, 번영, 평화의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우선협력분야로 문화·관광, 인적자원 개발, 농촌개발, 인프라, ICT, 환경, 비전통적 안보협력 등 7개 분야를 선정하고, 한·메콩 협력 10주년이 되는 2021년을 ‘한·메콩교류의 해’로 지정해 인적, 문화적 교류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한·메콩 선언의 공동비전은 포용적 사회를 위해 사람중심의 협력에 기반한 파트너십 발전에 중점을 두고 직업교육훈련 확대, 고등교육 역량강화 등 교육분야 협력강화를 통해 인적자원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경험공유를 위해 다양한 기관간 협력을 추진하고, 농업과 농촌개발을 위한 협력, 4차 산업혁명을 향한 디지털경제와 역내 기술이전을 지원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수자원 관리, 생물다양성, 삼림관리 및 환경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자주의 통한 중견국 외교전략 발판 마련
그동안 정부는 신남방정책을 통해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로서 아세안과 협력기반을 확대해 왔다. 이번에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는 우리의 외교지평을 확대하고, 아세안과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사람중심의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를 위해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방향이 모색되고, 그동안 치중해 왔던 경제외교에서 탈피해 지역가치를 공유하고 상호 존중과 이해기반을 넓히기 위한 다면적 노력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통상마찰이 지속되고 강대국간 전략적 경쟁과 안보갈등이 심화됨에 따라 세계경제의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지정학적 요인도 크게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세안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과 일본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하여 균형외교를 전개하고 있고 한목소리로 아세안의 중심적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인도·태평양 전략이든 일대일로(중국 주도의 ‘신 실크로드 전략 구상’으로, 내륙과 해상의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지칭) 정책이든 선택을 강요받지 않고 국익과 필요에 따라 참여하면서 지역협력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미·중간 균형에 중점을 둔 아세안의 외교전략은 신남방정책과 맞닿아 있고,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통해 다자주의를 통한 중견국 외교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중요한 발판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역내 개발격차 해소위해 중장기 개발협력 중요
또한 이번 정상회의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들이 외자주도형 수출확대전략의 한계를 벗어나 신성장동력과 4차 산업혁명분야에서 새로운 협력기반 확대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중진국 함정을 탈출하여 고소득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혁신주도형 경제발전 전략을 추구하면서 생산성 향상, 혁신역량제고,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4차 산업혁명에 대처하기 위한 미래산업과 신성장동력에 기반한 데이터경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스마트시티 등 새로운 산업을 중심으로 우리 중소기업이나 IT기반의 다양한 사업진출 기회도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경제개발 초기단계에 있는 메콩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아세안 역내 개발격차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중장기 개발협력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기반으로 메콩국가들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역내 개발격차 완화를 위한 실질적인 협력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포용적 파트너십(inclusive partnership)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 필요하다면 개발재원 확충과 ASEAN 생산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한·메콩 개발장관회의와 통상장관회의도 정기적으로 개최해 보다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한·아세안 대화관계 30주년을 맞이해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를 계기로 아세안과 개발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지역차원의 성장기 기반 확충과 역내 경제통합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신남방정책 2.0’을 적극 모색할 시점이다.

권율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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