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청년=행복

2019.12.03 최신호 보기




서울 도심에 청년농부들이 떴다. 11월 2일과 3일 주말 양일간 서울 무교로 일대는 전국에서 올라온 농축산물의 직거래 장터가 펼쳐졌다. 서울시가 5월 선포한 ‘서울·지방의 상생발전을 위한 서울선언’의 일환으로 전국농어촌지역군수협의회와 공동으로 주최한 ‘2019 지역상생 박람회’ 행사 중 하나다.
부스 한쪽 끝자락, 강원 정선군을 대표해 나온 젊은 농부들이 눈에 띈다. 부스 안에는 농장들의 이름이 예쁘게 적힌 플래카드가 보인다. 그 앞에서 곤드레, 사과, 옥수수, 감자, 고춧가루 등 정선의 특산물을 청년들이 환한 얼굴로 판매하고 있다. 청년들은 글자가 새겨진 면 티셔츠를 유니폼처럼 입고 있었다. ‘정성을 선물하는 청년농부’라 쓰여 있고, ‘정선청년농부’라고 줄여 부른다. 들려오는 음악 소리에 살짝 웨이브를 넣을 줄 아는 요즘 청년들이 자리한 부스에는 활기가 넘쳤다.

청년농부들이 신나 보이는 이유는 뭘까. 이들은 모두 청년 농업인 단체 ‘정선군 4-H연합회’ 소속 청년들이다. 재배하는 작물만큼이나 다양한 색깔을 지닌 청년농부들은 함께해서 더욱 즐겁고 재미있는 농업 농촌을 만들어가고 있다. 어떻게? 2018년 ‘수박통 누드’ 사건에서 엿볼 수 있다. 윗옷을 홀랑 벗은 채로 농산물만 들고 포즈를 취한 흑백사진. 이 사진 한 장으로 2018년 여름 ‘건강한 청년 농업인 선발대회’에서 가장 파격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주인공이 바로 정선의 청년농부들이었다.
청년농부들은 지역과 소통하고, 자연과 호흡하며 땅을 일궈가고 있다. 아마도 청년농부들에게 농업은 행복 자체가 아닐까 싶다. 그들의 생생한 농사 이야기를 들어보자.



정선어린농장 여정구씨
건강한 땅에 길러 안심하고 맛있게


-당신은 누구?
=귀농해 농사를 시작한 지 2년 차인 ‘정선어린농장’의 여정구(37)라고 한다. 점박이 옥수수인 미흑찰 옥수수를 강원도 정선에서 정성으로 기르고 있다. 올해 1500평(약 5000㎡) 규모로 미흑찰 옥수수를 재배했다.

-농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조부모님이 충남 논산에서 농사를 지었다. 어릴 때부터 농촌의 푸르름이 좋았다. 대학에서 광고홍보학과를 전공하고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했는데 늘 답답했다.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여유를 농촌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뒤늦게 한국농수산대학 특용작물학과에 들어갔다. 2016년에 졸업하고 귀농할 장소를 찾아다니던 중 동기인 윤정민의 집에 놀러 와 처음 본 풍경에 반했고, 그날 소개받은 청년농부들이 또 너무 좋았다. 그곳이 바로 이곳 정선이다.



-농업에 ‘청년’이 더해졌는데, 변화는?
=처음 강원도에 와서 ‘수확 후 바로’ 삶은 옥수수를 먹어보고 ‘이렇게 맛있는 거였구나’ 하며 놀랐다. ‘맛있는’ 옥수수를 먹을 수 있게 정선어린농장은 찰옥수수를 수확 당일 아무런 첨가물 없이 오직 물과 옥수수만으로 바로 삶아 진공포장한 뒤 냉동해 아이스박스에 넣어 배송한다. 요즘 트렌드에 맞춰 1인 가구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게 2개씩 소포장했다.

-가장 힘든 때는? 어떻게 버텨냈나?
=첫해에 집에서 40~50분 거리에 있는 산 밑 돌밭을 1년간 100만 원에 임차해 옥수수 농사를 지었다. 농사일이 너무 고돼 좋은 직장을 버리고 왜 귀농했나 자괴감에 빠졌다. 힘들게 길러낸 옥수수는 수확 시기에 멧돼지들에게 다 빼앗기고. 이때 포기할까도 생각했다. 그때마다 응원해준 정선청년농부들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

-앞으로 목표는?
=옥수수는 다년생 작물 재배 전에 최소 수익을 위해 길렀는데, 올해 재배해서 가공 판매까지 해보니 예상 외로 반응이 좋았다. 3000평 규모로 올해보다 두 배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부로서 땅에 대한 고집이 있다면?
=누구나 안심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그리고 지속가능한 농산물을 기르고 싶다.

-그 고집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아직 농사 초기라 많이 실천하지는 못했지만 최대한 화학적 방제나 자재 없이 건강한 옥수수를 기르려고 노력한다. 겨울에 노출된 땅에 호밀 같은 녹비를 심어줘 땅이 스스로 건강해지도록 하고 있다.

-바라는 지원이나 정책은?
=생활할 공간이나 농지를 맞춤으로 임대해주는 정책이 있으면 좋겠다.

▶서울 무교로 일대 직거래 장터에서 만난 정선의 청년농부들. 왼쪽부터 김길용, 여정구, 하병욱, 정의철, 박상봉, 윤정민, 윤중근│심은하

들꽃농장 김길용 씨
남 따라 하지 않고 내 소신대로 농사

-당신은 누구?
=‘들꽃농장’을 운영하는 김길용(34)이라고 한다. 사과, 곤드레, 고추, 무 등을 재배 생산한다. 3대째 농사를 짓고 있다.

-농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대학 졸업하고 8년 정도 도시에서 사회생활을 했다. 내가 시골 사람이라 그런지 도시 생활이 너무 삭막했다. 때마침 부모님 농사일도 젊은 일손이 필요해 2015년에 귀촌했다.

-농업에 ‘청년’이 더해졌는데, 변화는?
=농업 고령화 사회다. 판매 전략과 방법, 전략 면에서 뒤떨어져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해도 헐값에 팔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젊은 농부의 특기를 살려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확장해 홍보와 판매에 노력을 기울였다. 덕분에 소득 증대에 원동력이 되고 있다.

-가장 힘든 때는? 어떻게 버텨냈나?
=도시생활 할 때 결혼했고 아들까지 생겼다. 가족이 내겐 가장 큰 힘이다.

-앞으로 목표는?
=내년에 능개승마나물을 시범 재배하려 한다. 기후온난화 등 환경적인 문제로 점차 고랭지라는 이점이 없어지고 있다. 그래서 하우스 시설재배 나물을 하고 싶은데 자금이 막대하게 든다. 기회가 생기면 꼭 시도해보고 싶다.

-농부로서 땅에 대한 고집이 있다면?
=부지런함은 좋으나 남 따라 하지 말자. 지역 어르신들이 옆집이 약 치면 따라 약 치고 비료 주면 따라 비료 주는 모습을 자주 봤다. 난 내 소신대로 농사짓고 싶다.

-바라는 지원이나 정책은?
=정책이라기보다 빚 걱정 안 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종종 상상한다.

-본인이 일구고 있는 땅, 정선이 좋은 이유?
=젊은 귀농 인구가 많이 늘어 소통하고 즐기면서 농업에 종사할 수 있어 좋다.



우림바이오 정의철 씨
드론 띄워 살피고 무조건 직접 확인


-당신은 누구?
=고랭지 배추 농사와 함께 지역에서 우림바이오라는 이름으로 비료 유통도 하는 정의철(34)이라고 한다.

-농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농사짓는 집안에서 나고 자랐지만, 원래 꿈은 경찰이었다. 군대를 다녀온 후 아버지의 권유로 생각을 바꿨다. 한국농수산대 채소학과로 진학해 농부의 길을 준비했다. 2010년부터 아버지 농사일을 도와드리다 2013년 본격적으로 농사짓기 시작했다.

-농업에 ‘청년’이 더해졌는데, 변화는?
=고랭지 채소 특성상 험한 밭 지형과 상당히 높은 해발에서 농사를 짓는다. 체력이 필요한 일이다. 가파른 지형이라 행여 농작물을 놓칠세라 드론을 띄워 꼼꼼히 살피고 있다.



-가장 힘든 때는? 어떻게 버텨냈나?
=부모님과 마찰이 있을 때, 농사가 잘 안 됐을 때 이 일을 계속해야 하나 싶은 막연함에 3년간 맘고생이 심했다. 4-H연합회 활동을 통해 공감대가 형성되는 친구들과 소통하다 보니 많은 힘이 되었다.

-앞으로 목표는?
=비료 사업을 번창시키고, 시간이 걸리겠지만 ‘정성을 선물하는 청년농부’라는 타이틀로 로컬푸드 온·오프라인 매장을 같이 운영해보고 싶다.

-농부로서 땅에 대한 고집이 있다면?
=스마트팜이라 해서 요즘은 자동으로 작물을 키운다지만 난 생각이 다르다. 무조건 직접 느껴봐야 한다. 땅을 밟고 만져보고 작물 상태도 내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그 고집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밭에 씨앗을 뿌려 재배하고 출하할 때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둘러보고 확인한다. 3만 평이 한곳에 있는 게 아니라서 한 바퀴 돌면 반나절 이상이 걸리지만 말이다.

-바라는 지원이나 정책은?
=내 경우처럼 부모님이 짓던 농사를 이어서 농업에 정착하고자 하는 승계농도 상당수 존재한다. 이런 승계농을 지원해주는 정책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곤드레 온드레 하병욱씨
농업 로봇 만들고 나만의 실험 계속

-당신은 누구?
=‘곤드레 온드레’를 운영하는 하병욱(28)이라고 한다. 곤드레를 1600평 규모, 오이고추를 1000평 정도 키우고 있다.

-농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경남 진주의 농사짓는 집안에서 나고 자랐고 농고와 농대를 졸업했다. 하지만 요리가 좋아 주방 일을 시작했고 사회인 밴드에서 만난 아내와 결혼도 했다. 아이가 생기니까 경제적으로 빠듯해져 딸기 농사를 시작했다. 스물다섯 살이었다. 딸기는 정말 손이 많이 가는 작물이다. 결국 인건비를 감당 못해 딸기 농사를 접고 2018년 봄에 친구가 있는 정선으로 왔다.

-농업에 ‘청년’이 더해졌는데, 변화는?
=온라인 등을 통한 판로를 넓혔다. 보통은 농협을 통해 판매를 해왔는데, 직거래와 온라인 판매 비중도 점점 늘리고 있다. 곧 ‘네이버팜’에 입점할 예정이다. ‘풋풋한 농부’ 브랜드를 갖고 곤드레를 키우는 박상봉 씨와 함께 곤드레를 유수의 식품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농촌 라이프가 궁금하다.
=여름엔 새벽 4시에 일어나 밤 8시 해 질 때까지 일한다. 한창 바쁠 때인 농번기에는 옆집 친구도 만나기 힘들다. 농한기인 겨울엔 내년 농사 자금도 마련할 겸 많은 청년농부들이 부업을 한다. 내 경우는 레진아트도 하고 목공반도 운영한다.

-농부란 직업이 좋은 이유?
=내 시간이 많다. 직장 생활보다 시간을 탄력적으로 쓸 수 있다. 해 지면 일을 못 하니 저녁이 있는 삶이 절로 만들어진다. (웃음) 심리적인 여유도 많다.

-앞으로 목표는?
=농장 자동화를 계획하며 농업용 로봇의 세 번째 시제품을 제작하는 중이다. 현재 영상 인식으로 앞의 사물 형태를 인식해 구별하는 것까지 진행되었다. 이를 기반으로 트랙터가 하는 거의 모든 작업을 할 수 있으며 수확까지 가능한 로봇이 만들어진다.

-농부로서 땅에 대한 고집이 있다면?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는 지속가능한 농법만이 해결책이라 생각한다. 바로 유기농이다.

-그 고집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하우스 한쪽에서 나만의 실험을 하고 있다. 충분히 검증을 거친 뒤 모든 농지에 적용해볼 생각이다.

-바라는 지원이나 정책은?
=농업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농부는 먹거리를 책임지는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살아간다. 하지만 대외적인 이미지는 ‘힘들고, 지저분하고, 못 배워서 농사짓는다’로 보인다. 젊은이들이 농업이란 직업을 가질 생각조차 안 하는 원인이라고 본다.

-미래의 청년농부들에게 한마디?
=농촌은 집이나 땅 모두 월세란 개념이 없다. 주로 매매로 거래된다. 그렇기 때문에 귀농해 농사를 지으려면 초기 자본금이 꽤 필요하다. 농사가 또 마음만 먹는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기초 지식이 많아야 한다. 귀농센터 등에서 최대한 습득하고 시작해야 실패하지 않는다.

▶2018년 여름 ‘건강한 청년 농업인 선발대회’에 출품하기 위해 찍은 사진 중 하나. 왼쪽부터 윤정민, 윤중근, 하병욱, 전환석, 여정구 씨

오케스트라 파머스 윤중근 씨
클래식 틀고 키워 체험장 조성 계획

-당신은 누구?
=‘오케스트라 파머스’를 운영하는 윤중근(35)이라고 한다. 유기농 방울토마토를 재배한다.

-농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정선 토박이다. 초등학생 때 자전거 타고 친구네 가는 길에 새싹이 돋는 소리를 들었다. 자연이 주는 선물 같았다. 농대를 졸업하고 농촌진흥청 산하 국가연구기관인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2년간 근무했다.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경쟁력을 갖춘 농부들과 만남 등 이때의 경험은 큰 거름이 되고 있다. 서른 살이 돼서야 내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농업에 ‘청년’이 더해졌는데, 변화는?
=누리소통망(SNS)을 적극 활용한다. 소비자와 직거래하면서 끊임없이 피드백을 들으려고 애쓴다. ‘오케스트라 파머스’라는 농장 이름에서 눈치챘을지 모르겠지만, 농작물에 클래식 음악을 들려준다. 스피커를 하우스 안에 두고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세 번 튼다.

-왜 유기농인가.
=손이 많이 가지만 맛 차이가 크다. 2년째 클래식을 들려주며 방울토마토를 재배 중이다. ‘슈퍼 토마토’라는 이름도 붙였다.

-앞으로 목표는?
=별도의 오케스트라 홀을 만들려고 한다. 내년엔 ‘슈퍼 토마토’가 수익 창출원으로 자리 잡게 할 생각이다. 그리고 언젠가 둑방을 이용해 농촌체험장을 만들 계획이다. 그곳에서 생각하고 행복을 느끼게 하고 싶다.

-농부로서 땅에 대한 고집이 있다면?
=‘이 땅이 살아야 농업이 산다.’ 아버지와 같은 생각이다. 비료나 농약을 많이 치면 땅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사람과 똑같다.

-그 고집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몇 년 농사짓고 나면 휴경을 한다든지 해서 땅에게도 쉴 여유를 준다. 원래의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시간이다. 또 무, 배추, 감자 등을 돌려짓기한다. 같은 밭에 돌려가며 농사지으면 병해충 예방 효과가 있다.

-바라는 지원이나 정책은?
=청년농업인, 귀농귀촌인들이 어떤 생각과 고민을 하는지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주기적으로 있으면 좋겠다.



풋풋한 농부 박상봉 씨
젊음과 배짱 무기 자생·면역력 믿어


-당신은 누구?
=영농조합법인 올드림을 이끄는 박상봉(27)이라고 한다. 곤드레, 홍고추 등을 키우고 있는 어느덧 농부 7년 차다.

-농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할아버지 때부터 농사를 지었다. 2대째 이어지는 가업에 농사일은 막연하지만 자연스러웠다. 한국농수산대에 진학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졸업하고 고향에 돌아왔더니 집에 빚만 가득했다. 집안을 지키기 위해 농사에 뛰어들었다. 2013년이었다.

-농업에 ‘청년’이 더해졌는데, 변화는?
=젊음과 배짱으로 앞만 보고 덤볐다. 농사에 대한 열정으로 생산된 ‘풋풋한 농부’라는 브랜드를 단 곤드레나물은 전국으로 팔려나가고 있다. 대학 선배 소개로 대량의 곤드레를 유수의 식품업체에 납품하며 지역 농협, 산림조합에도 납품하고 있다.

-앞으로 목표는?
=모든 부채를 상환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미래를 계획하고 실천해나가는 것.

-농부로서 땅에 대한 고집이 있다면?
=땅과 식물의 자생력과 면역력을 믿는다.



-그 고집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농약과 비료를 최소화해 키운다.

-바라는 지원이나 정책은?
=1을 투자했을 때 1이 나올 수 있는 농산물 시장구조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열매달 최보란·윤정민부부
같은 꿈 짝꿍으로 토종 씨앗들 보존


-당신은 누구?
=가지마다 열매 맺는 과정을 사랑하는 농부부, 최보란(27)과 윤정민(29)이라고 한다. 한국농수산대 특용작물학과 캠퍼스 커플인 농부부는 ‘열매달_보란정민 농사일기’라는 브랜드로 2016년부터 사과, 아스파라거스, 감자, 노지 채소 등을 재배하고 있다.

-농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부부는 둘 다 농사짓는 집안에서 자랐다. 자연스레 농촌과 농민의 귀함을 배웠고 농사의 발전 가능성을 느끼면서 당연하게 농부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같은 꿈을 가진 짝꿍을 만나 남편의 본가인 정선에서 이 땅의 농부로서 자부심을 갖고 농사를 짓고 있다.



-농업에 ‘청년’이 더해졌는데, 변화는?
=어떻게 하면 자연과 우리가 공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늘 한다. 생태농업을 꿈꾸고 있는데, 생각보다 많이 어렵고 힘들다. 관행농은 서서히 놓아가려고 공부하고 노력 중이다. 땅과 사람에게 모두 안 좋은 제초제부터 사용하지 않는다.

-앞으로 목표는?
=토종 씨앗을 계속해서 지켜나가고 싶다. 큰 생각은 토종 씨앗으로 일궈낸 김장 재료를 다품종 소량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지금은 토종 자주감자를 자그맣게 이어가고 있다.

-가장 힘든 때는? 어떻게 버텨냈나?
=농사일에는 생활습관도 중요한데 가장 힘들었던 점은 새벽잠 줄이는 것. 특히 여름엔 한낮 더위가 심해 낮에 일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아침과 저녁에 많이 해야 하는데 우리 부부가 아침잠이 많은 편이다. 저녁에 일찍 자고 아침에 알람을 10개 이상 맞춰놓기 시작해 이제는 아침형 인간의 절반 정도 온 것 같다.(웃음)

-농부로서 땅에 대한 고집이 있다면?
=땅은 농사의 기본이고 농부의 어머니다. 늘 그 자리에 있지만 안으로는 항시 변한다. 토질, 토성, 양분 등 많은 것이 변화하기 때문에 늘 관찰하고 성분 분석 등 많은 관심을 가져 건강한 땅을 유지해야 한다.

-바라는 지원이나 정책은?
=농산물 가격의 안정화. 농산물의 등락폭이 심해 농민의 피해가 말로 다 할 수 없다. 그리고 청년 여성 농민들의 참여도 잘 끌어내고 청년농부의 토종 씨앗 보존도 응원하고 지켜봐주었으면 좋겠다.

글 심은하 기자
사진 정선군 4-H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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