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음악으로 한·아세안이 하나로

2019.12.03 최신호 보기


▶11월 24일 경남 창원 경륜장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전야제 ‘아세안 판타지아’에서 관람객들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전야 공연 ‘아세안 판타지아’

5만 명. 경상남도의 아세안 이주민 수다. 이는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경기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이 가운데서도 창원은 매년 국내 최대 규모의 다문화 축제 ‘맘프’와 전 세계 80여 개국 외국인들이 참여하는 ‘K-팝 월드 페스티벌’이 열리는 국제적 축제 문화도시다. 이와 연계해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전야 공연인 ‘아세안 판타지아(ASEAN FANTASIA)’가 11월 24일 오후 창원경륜장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날 특별행사는 이튿날인 25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특별정상회의를 기념하고, 그 열기를 주변 지역에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과 아세안의 대표 가수들이 참여해 다양하고 역동적인 매력을 선보였으며, 문화를 매개로 한 한·아세안 협력의 메시지를 관객에게 전달했다. 공연장에는 정부가 초청한 부산·경남의 아세안 이주민 3000여 명과 선착순으로 무료 표를 예매한 시민 등 모두 6500여 명이 자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경수 경남도지사, 허성무 창원시장 등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태국 총리 영부인도 참석해 관람객의 큰 호응을 받았다. 공연은 특별정상회의 주관 방송사인 KBS 1TV와 KTV 국민방송에서 생중계됐다. 또 아리랑TV는 세계 100여 개국에 공연을 송출했다.

한국과 아세안이 만드는 하나의 하모니
“밍글라바!… 슬라맛 프탕!” 행사 시작 시각인 오후 5시 40분. 이날 진행을 맡은 그룹 투애니원(2NE1) 출신 가수 산다라 박과 그룹 비원에이포(B1A4)의 멤버 산들이 아세안 10개국 인사말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곧이어 오프닝 퍼포먼스에는 드론 라이트쇼 ‘하나의 별(The Starlight)’이 선보였다. 150여 대의 드론은 아세안 10개국 국기와 태극기를 상공에 게양했다. 이번 특별정상회의의 로고와 ‘ASEAN FANTASIA(아세안 판타지아)’라는 문구도 밤하늘에 수놓았다. 공연을 주최한 문체부 쪽 관계자는 “드론 라이트쇼 ‘하나의 별’은 문화와 음악을 매개로 한국과 아세안 10개국의 국민을 하나로 만들어줄 이날의 콘서트처럼 밤하늘의 별은 우리 모두의 하늘에서 똑같이 빛나고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아세안이 만드는 하나의 하모니’라는 슬로건으로 열린 이날 공연은 한국과 아세안 대표 가수들이 대거 무대에 올랐다. 먼저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로는 전 세계에 K-팝 열풍을 일으킨 원조 한류스타 싸이와 보아, 세계적인 팬층을 보유한 9인조 남성그룹 엔시티(NCT) 127, 2018 한국대중음악상(KMA) ‘올해의 신인상’과 ‘최우수 록 노래상’을 수상한 밴드 ‘새소년’ 황소윤이 출연했다.
아세안 국가 출연진도 화려했다. 세 차례 내한 공연이 모두 매진된 태국의 품비푸릿을 비롯해 베트남의 대표 아이돌스타 누푹틴, 페이스북 팔로워 490만 명을 보유한 캄보디아 국민가수 미쏙 소피아, 할리우드 영화 3편에 출연한 인도네시아 영화배우 겸 가수 친타 라우라, 미스미얀마 출신 유명 모델이자 가수인 와인 레이가 총출동했다. 다문화 모임 친구들과 공연장을 찾았다는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 하잉(24)은 “K-팝을 좋아해 방탄소년단, 워너원, 트와이스 등 한국 가수의 콘서트에 여러 번 다녀왔다”면서도 “오늘은 내 고향인 베트남을 비롯해 10개국의 가수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 더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공연장을 찾은 한국 사람들과 함께 무대를 즐기다 보니 모두 친구가 된 것 같다”며 웃었다.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아세안 판타지아’에서 공연을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특별 협연 퍼포먼스에서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
‘아세안 판타지아’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 협연 퍼포먼스도 이어졌다. 특히 출연진이 함께 만든 캠페인 노래 ‘사이드 바이 사이드(Side by Side)’ 합창 무대는 한·아세안 간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해 감동을 주었다. ‘사이드 바이 사이드’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기념해 한국의 유명 작곡가인 김형석이 작곡했다. 녹음에는 미얀마의 ‘와인 레이’, 인도네시아의 ‘친타 라우라키엘’, 캄보디아의 ‘미쏙 소피아’와 더불어 이번 콘서트에 사회자로 함께한 한국의 가수 ‘산들’, 창원의 다문화 소년소녀 합창단 ‘모두’가 참여했다. 이들은 이번 공연에서 특별히 준비한 합창을 선보여 관객으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무대를 마친 직후 가수 산들은 “너무 영광스러운 자리라 다른 때보다 더 진심을 담아 노래했다”며 “창원이 이주민이 많은 도시인데 한국 문화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아세안 국가 출신 분들과 함께해서 그런지 더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후 무대에 오른 가수 보아도 “이 공연을 통해 한·아세안 국가 모두가 가까워지고 좋은 친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렬한 퍼포먼스가 인상적인 가수 싸이의 열정적인 무대를 마지막으로 1시간 남짓 진행된 이날의 모든 공연은 끝났다. 어느덧 뜨겁게 달아오른 객석 곳곳에서는 작은 축제가 열렸다. 관객들은 함께 춤을 추는가 하면 어깨동무를 한 채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 순간만큼은 나이, 국적, 인종을 뛰어넘어 친구가 되었다. 창원국가산업단지에서 일한다는 캄보디아 출신 베하(28)는 “베트남, 태국 등 아세안 국가 출신의 회사 동료들과 오늘 공연장을 찾았다”며 “각각 다른 나라 출신의 사람들이 공연을 통해 서로 공감한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경상남도는 이날 공연 유치를 토대로 아세안 국가 및 이주민과 문화 교류를 더욱 강화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강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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