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의 새로운 한류, 직업기술교육

2019.11.25 최신호 보기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은 2018년 국가발전을 위해 인적자원개발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특히 직업기술교육훈련을 지목했다. 미얀마에는 최근 투자하는 외국 기업이 늘고 있으나, 정작 필요한 기술을 갖춘 노동자가 부족한 실정이다. 인적자원의 수요-공급 불일치가 외국인 투자 유치와 경제발전에 장애가 되는 것이다.
인도네시아(인니) 조코 위도도 대통령 역시 지난 10월 제2기 취임식에서 인적자원개발을 가장 중요한 국가 과제 중 하나로 선언했다. 인니가 직업기술교육에 투자한 것은 오래전부터다. 이미 2000년대 초반 직업기술전문학교와 교사를 크게 늘렸지만, 역설적이게도 직업기술전문학교 졸업생의 실업률이 가장 높았다. 교육장비 현대화와 교사 재교육이 이뤄지지 못해 기업의 인력 수요와 공급 사이에 질적 측면에서 큰 간극이 벌어졌다. 올해 초 인니 정부가 한국 정부에 직업훈련 교사 31명의 훈련을 요청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내년 아세안 의장국인 베트남은 직업기술교육훈련을 포함한 인적자원개발을 아세안의 주요 의제로 논의코자 하는 포부를 발표했다. 베트남은 특히 기업 현장과 연계된 직능교육을 강조한다. 베트남 직업훈련학교와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기업 간의 연계는 모범사례로 꼽힌다. 학교 측에서는 졸업생이 양질의 직장을 얻을 수 있어 좋고, 우리 기업은 우수한 인력을 제때 구할 수 있어 좋다고 한다. 우리 기업과 자매결연을 한 직업기술교육훈련학교 교사들은 취업한 제자들이 자신보다 높은 월급을 받아 부럽다고 한다.

경제발전과 고용 ‘두 토끼 잡기’
이처럼 아세안 국가들은 급속한 경제발전과 고용 문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직업기술교육훈련(TVET, Technical and Vocational Education and Training)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세안의 미래 구상이라 할 수 있는 ‘아세안 연계성 마스터플랜 2025’ 역시 하나같이 직업기술교육훈련을 중요한 요소로 다룬다.
이 분야에서 아세안 국가들이 한국에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이들은 한국의 성공에 직업기술교육훈련이 상당히 기여했음을 잘 알고 있으며, 문화적 유사성 등 여러 측면에서 한국이 벤치마킹하기가 수월하다고 보고 있다.

아세안 측은 2018년 말 한국 정부에 한·아세안 협력기금을 활용한 대규모 직업기술교육훈련 사업을 제안했다. 690만 달러 규모의 이 사업은 2020년 1월부터 총 3년에 걸쳐 진행된다. 먼저 이 분야에서 사업 경험을 쌓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아세안 10개국의 노동시장 및 직업기술교육훈련 정책을 분석하고 권고안을 제시할 것이다. 아세안의 직업훈련 교사와 공무원 100여 명의 국내 연수도 이뤄지는데 이는 한국기술교육대학교가 맡는다. 이들은 연수 후 귀국해 아세안에 파견될 한국 전문가와 함께 아세안 직업훈련생 400명을 대상으로 업그레이드된 직업교육훈련을 할 것이다. 또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의 국가자격 체계 등에 관한 평가 및 개선 권고안을 낼 예정이다. 아세안 측은 이 사업을 향후 아세안의 직업기술교육훈련 구상(이니셔티브)의 기초가 되는 시범사업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그만큼 한국의 직업기술교육에 대한 신망이 큰 것이다.
한국의 직업기술교육훈련 사업에 수십 년간 참여한 아세안 관계자들은 효과성에 대한 만족감과 한국에 대한 신뢰를 여과 없이 표명한다. 11월 25~26일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도 아세안 정상들은 한국의 아세안 직업기술교육훈련 지원에 찬사를 표했다. K-팝, K-뷰티에 이어 K-TVET이 동남아에서 새로운 한류 물결을 일으키고, 사람중심의 공동 번영을 추구하는 신남방정책의 성공에도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김진섭 주 아세안 대한민국 대표부 노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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