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비세 인상 재정분권·예타 면제 성과”

2019.11.18 공감 최신호 보기


ㅣ▶소순창 정책기획위원회 분권발전분과위원장│정책기획위원회

소순창 정책기획위원회 분권발전분과위원장 인터뷰

“문재인정부의 자치분권과 균형발전 방향은 전 지역이 고르게 잘살고 발전하는 지역으로 거듭나기 위해 불균형적으로 발전해온 과거의 구조를 개혁하는 것입니다.”
정책기획위원회 분권발전분과위원장을 맡은 소순창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러한 구조개혁은 과거 중앙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집권적 시스템과 지방정부는 일방적으로 수혜만 받는 수동적 시스템을 탈피하는 것”이라며 지방소비세를 올해 4%포인트 인상하고 2020년에 6%포인트 추가 인상하는 재정분권을 문재인정부 2년 반 동안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자치분권과 균형발전 분야의 개혁이 더딘 이유에 대해서는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을 반대하는 이들이 있다”며 “분권발전을 추구하는 이들이 연대 협력해서 지속적으로 이 문제를 제기해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을 추진하려는 정치인과 정책 담당자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책기획위원회 분권발전분과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분권발전분과는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에 관련된 국정과제를 검토하고 청와대나 정부부처에 정책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다른 분과와 달리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와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협업하는 게 특별한 점입니다. 양쪽 위원회와 함께 회의하며 관련 정책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지자체 입법권 강화 위해 법 개정 요구”
-문재인정부 2년 반 동안 자치분권과 균형발전 분야 국정과제는 어떻게 추진되었나요?
=자치분권 분야에서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의 입법권을 강화함으로써 지방의 정책 결정을 자기 책임 아래 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도록 개정을 요구했습니다. 그 전에 자치분권위원회에서 발표한 자치분권 종합계획에 따라 자치경찰 모델, 지방소비세·지방소득세 인상 등 세부 추진계획을 구체적으로 추진했습니다. 지방소비세를 올해 4%포인트 인상해 중앙부처에서 지자체에 약 3조 5000억 원의 세원을 이양했고, 2020년에는 6%포인트 추가 인상해 모두 10%포인트를 지방에 넘기는 재정분권을 실현했습니다. 균형발전 분야에서는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한 것과 지역협약제도 도입, 2기 공공기관 이전 기획 등이 성과가 아니겠는가 생각합니다.

-예타 면제는 ‘세금 낭비를 막고 재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도입한 원칙을 정부가 훼손했다’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예타 면제를 왜 했냐면 지방은 계속 인구가 줄어들기 때문에 예비타당성이 나오지 않거든요. 예비타당성이 나오지 않아서 아무것도 못 하면 지방은 소멸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어요. 기존에 국토종합개발 할 때는 예측하고 투자하는 차원에서 계획했는데 이제는 예타를 통과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투자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려워진 거죠.
올 상반기에 분권발전분과 위원들이 주축이 돼서 다른 분과 위원들과 일곱 개 시·도를 순회하며 지역의 실정과 현황을 살펴본 결과 “우리는 뭔가를 하고 싶은데 모든 것을 예타를 통해 진행하니 지방은 통과할 수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수도권에 인구가 집중된 상황에서 예타를 고집하면 수도권 집중이 더 심해지고 비수도권은 계속 소멸해갈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예타를 좀 더 적극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해석하고 면제까지 해볼 필요가 있다”라는 이야기를 곳곳에서 들었고요. 그래서 이번에 균형발전이란 차원에서 지역의 발전 미래 가능성 등을 보고 과감하게 예타 면제한 것은 적절하게 대응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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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제 수준 분권 기대에는 못 미쳐”
-문재인정부 2년 반 동안 중요한 성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가장 큰 성과는 재정분권을 발현했다는 점입니다. 자치분권의 핵심은 일, 돈, 인력, 권한 이렇게 네 가지의 문제라고 봅니다. 그 가운데 일은 이미 지방으로 많이 갔어요. 그런데 일과 기능, 사무만 주고 돈을 주지 않으면 제대로 작동이 안 되는 거죠. 그래서 돈을 줘야 한다는 게 재정분권입니다. 그리고 일을 수행할 수 있는 인력인 공무원과 권한까지 포괄적으로 이양하면 분권이 어느 정도 성숙한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지방소비세를 올해 4%포인트 인상했고, 2020년에 6%포인트 추가 인상까지 하겠다는 계획이기 때문에 재정분권이란 점에서는 큰 성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실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의 이견 속에서 쉬운 과제가 아니었거든요. 행정안전부는 재정분권을 더 하려고 하고, 기획재정부는 신중하게 접근하려고 하고….
청와대나 정부 핵심 리더들의 결단이 없으면 재정분권은 쉽지 않다는 점에서 하나의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균형발전 쪽에서는 2기 도시재생이 하나의 성과입니다. 지금까지 공공기관이 지역으로 많이 갔고 2기 공공기관 이전을 계획하고 준비하고 있긴 하지만, 이제는 공공기관의 균형발전보다 사람의 균형발전이 필요합니다. 지역을 사람이 정주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하고 이것이 후반기 주요 정책과제로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정부 2년 반에 대한 시민사회의 중간 평가는 어떤가요?
=제가 세미나나 학회에서 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을 만나보면 평가는 보통보다 약간 나은 정도입니다. 문재인정부에서 “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을 하겠다”라고 했는데, 기대한 만큼에는 좀 미흡하지 않았느냐고 얘기하는 거죠. 국민이 기대했던 것만큼 못했던 것에 핑계를 대자면, 자치분권은 권력을 나눠주는 개혁 입법들이 많기 때문에 국회의 허들을 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국회가 미온적인 입장이었기 때문에 쉽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도 지금 국회 상황을 보면 통과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들리더라고요. 이런 상태로 2020년에 회기가 다 끝나버리면 처음부터 모든 것을 새롭게 해야 하거든요. 이 얼마나 어렵고 지난한 작업입니까? 정부와 우리가 추진하는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의 개혁과제들이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치분권과 균형발전 분야의 개혁에 국회가 미온적인 이유는 무엇입니까?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을 반대하는 세력들이 있어요. 중앙집권을 통해 이익을 보고 있는, 수도권 중심으로 뭔가를 하고자 하는 세력이겠죠. 권력이 분산되면 될수록 자신의 파이가 줄어든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하나의 연대로 돼 있는 거죠.
현 정부는 “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을 할 것이다” “균형발전을 할 것이다”라는 국정 목표와 철학이 있는데, 이걸 막상 추진하려고 보니까 어마어마한 반대에 부딪히고 있는 거죠. 이제는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국정운영 시스템이 필요한데, 기존 정부운영 시스템과 중앙집권의 세력이 쉽게 가지 못하게 한다고 저는 봐요.

ㅣ▶대통령 직속 정책기획 위원회가 2018년 7월 19일 강원도 강릉시청에서 ‘자치분권 시대의 사회혁신과 중앙-지방의 협력방안’을 주제로 연 정책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정책기획위원회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지역문제로 연대해야”
-앞으로 개혁 속도를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은 우리 대한민국의 국가운영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고, 앞으로 지역에서 성장의 동력을 찾지 않으면 어렵다고 생각해요.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을 하려면 여기에 관련된 다른 세력들이 연대하고 협력해야 합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지역의 문제로 연대하고 지역의 분권 세력들이 연대해서 이 문제를 계속 제기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정치인과 정부를 운영하는 지도자들이 “이렇게 심각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지역의 목소리가 있는데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정책을 추진해나갈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정부도 정부지만 분권발전 세력들이 연대 협력해서 지속적으로 이 문제를 제기해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을 추진하려는 정책 담당자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뜻입니다. 특히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등 지방 4단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정치인도, 청와대와 정부부처도 그 힘을 가지고 정책을 추진할 수 있고, 결국 큰 틀에서 국가운영의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을까요?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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