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상사 되기 최선은 글쓰기

2019.11.18 공감 최신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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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티│ 멋진 상사 되려면…

│멘토│ 좋은 상사 되기 최선은 글쓰기

Q:5년 차 직장인입니다. 회사에 들어가 가장 힘든 일 중 하나는 배울 게 별로 없다는 겁니다. 상사 중 닮고 싶은 사람이 없습니다. 특별할 거 없는 사람이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높은 직급에 앉아 월급 많이 받으면서 거들먹거리는 걸 보면 회사를 왜 다니는지 제 자신이 한심합니다. 언젠가는 나도 저런 사람이 되겠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서글퍼져요. 어떻게 하면 저런 사람이 아닌 좀 더 멋진 상사가 될 수 있을까요?

A:욕하면서 닮는다는 얘기를 자주 합니다. 욕하기는 쉽지만 막상 해보면 차별화하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직장 생활도 그렇습니다. 상사를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 사람들도 처음에는 청운의 꿈을 안고 들어와 세월이 흐르고 익숙해지면서 지금의 모습이 된 것이지요. 좀 더 생산적인 회사 생활을 하기 위한 좋은 방법 하나를 소개합니다. 바로 글을 쓰는 겁니다.

한국 기업과 외국 기업을 교대로 옮겨 다닌 덕에 날카로운 통찰력을 얻은 사람이 있다. “한국 기업도 나름대로 장점이 많습니다. 다만 모르고 있을 뿐이지요. 외국 기업의 정량적 평가가 좋을 것 같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아요. 선진화할수록 평가제도는 단순해지지요. 이 회사는 이런 제도가 좋고, 저 회사는 저런 이유로 어려워졌고….” 여러 회사를 통폐합해 새로운 회사를 만들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데 공을 세운 이의 얘기를 들었다. “네 개 회사를 하나로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정말 어려운 일이었지요. 노조가 4개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처음에는 모두 독립성을 인정했습니다. 물리적 결합 후 화학적 결합은 서서히 진행했습니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것은 사람 문제인데 이런 방식을 사용해 효과를 보았습니다. 그 경험으로 갈등 조정에는 귀재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기업의 안과 밖에서 소중한 경험, 기술, 거기서 배운 노하우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가치를 갖고 그것은 사람들 속에 녹아 있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지만 그런 날 올까?
그분들 얘기를 듣다 이런 질문을 했다. “어렵게 배우고 깨달은 지식과 노하우 관리는 어떻게 합니까? 지식이란 한 사람이 갖고 있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과 공유할 때 시너지가 날 듯한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러면 대강 이런 답변을 듣는다. “그러잖아도 뭔가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쉽지 않네요. 하지만 언젠가는 정리를 할 겁니다.” 혹은 “제 얘기를 털어놓으면 책 몇 권은 낼 수 있는데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그 얘기를 들으면 또 다른 의문점이 생긴다. “그런 날이 과연 올까? 지금은 유용한 지식이지만 먼 훗날에도 여전히 유용할까?” 그러면서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지식을 정리 정돈하고, 실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인지 생각하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최선의 방법은 책을 쓰는 걸 목표로 일하는 것이다. 난 공부하기 위해 책을 쓴다. 평균 1년에 한두 권 책을 쓴다. 지난 2년은 1년에 4권을 냈다. 내가 남들보다 잘나고 많이 알기 때문에 책을 내는 건 아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한 수 가르쳐주려고 책을 내는 것도 아니다.
책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배우기 위해서다. 살다 보면 뭔가 관심이 가고 더 알고 싶은 영역이 생긴다. 사람들 얘기에서 자극을 받기도 한다. 그런 자극을 통해 새로운 생각을 하기도 한다. 내가 책을 쓰는 가장 큰 목적은 그 방면의 공부를 더 하기 위해서다. 지식의 신진대사를 위한 행위다. 책에서 배운 것, 새로운 경험과 자극을 통해 떠오른 아이디어와 생각, 노하우는 그때그때 정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라지거나 효용성이 없어진다. 또 내가 가진 생각과 아이디어는 다른 사람과 나눌수록 더 가치가 있다. 그래서 글을 쓰고 책을 낸다.

배우고 나누는 것이 지식의 신진대사
몸의 건강을 위해서는 신진대사가 중요하다. 음식을 섭취하고, 소화하고, 배설하고, 다시 흡수하는 신진대사가 원활해야 한다. 그래야 건강하다. 먹기만 하고 배설을 안 하면 소화불량에 걸리고, 섭취 없이 쏟아내기만 하면 부도수표를 남발하는 것과 같다. 늘 섭취, 소화, 배설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
지식도 음식과 마찬가지다. 책이 됐든 강의와 업무가 됐든 매일 엄청난 양의 지식과 정보를 흡수한다. 경험과 지식을 사용해 업무를 하고, 거기서 다시 아이디어를 얻고 새로운 경험과 생각을 더해 좀 더 나은 방식으로 일을 한다. 이런 것이 소화 단계다. 마지막은 배설 단계다. 적절하게 소화와 배설을 하지 않고 머릿속이 꽉 차면 더는 지식이 들어갈 틈도 없고 그런 만큼 발전 속도가 느리다. 그때그때 배운 지식과 아이디어, 노하우는 메모하고 글로 옮기고 어떤 형태로든 배설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 경우는 글쓰기, 강의하기, 자문하기, 방송하기 등이 배설의 단계다.
지식의 섭취, 소화, 배설은 구분하기 어렵다.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고 도움을 주고받는다. 자극을 받음으로써 지식을 얻고, 그 지식을 얻음으로써 과거 사례가 거기에 연결된다. 그런 경험과 깨달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면서 다른 사람도 자극을 받아 자기 생각을 펼치고 그 생각을 내게 피드백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다시 나도 업그레이드된다.

”지식은 배우고 가르치고 나누면서 시너지를 낳는다. 혼자만 알고 있는 지식보다는 나누고 영향을 끼치는 것이 지식인 본연의 임무다.” 피터 드러커 얘기다. 늘 호기심을 가지고 세상을 보는 것, 모든 것에서 배우는 것, 배운 지식과 경험을 주기적으로 정리하고 주변과 나누고 피드백 받는 것. 이것이 지식의 신진대사이고 이런 행위를 통해 우리 모두는 새로워질 수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글쓰기다.
인간은 누구나 인정의 욕구가 있는데, 이를 위한 방법 중 하나가 책으로 자신을 증명하는 것이다. 괜찮은 상사가 되는 최선의 방법 중 하나는 바로 글쓰기다.

ㅣ한근태_ 핀란드 헬싱키대학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리더십센터 소장을 역임하고 기업 경영자, 청년들을 상대로 리더십과 성공 노하우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세리CEO의 북리뷰 칼럼을 15년 넘게 연재했고 《DBR》 <머니투데이> 등에 칼럼을 쓰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누가 미래를 주도하는가> <한근태의 인생 참고서> <경영의 최전선을 가다> <청춘예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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