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타큐슈시에 있는 국제 무역항 모지코는 1889년에 개항했다. 교통의 요충지로 성장해 해운회사와 상사 등 서양식 건물이 세워졌으나 쇠퇴해 갔다. 당시 모습을 복원한 관광지가 ‘모지코 레트로 지구’다.
해양수산부 정책 보면
“바다는 우리의 미래입니다. 정부는 그동안 해양산업 활성화와 어촌의 활력, 깨끗한 바다를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2030년까지 수산업 매출액 100조 원, 어가 소득 8000만 원 시대를 열어갈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월 10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해양수산 신산업 발전전략 보고회’에 참석해 해양산업과 어촌의 미래에 대한 정부 의지를 밝혔다. 해양 강국을 향한 정부 의지에 맞춰 어촌 정주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 ‘어촌뉴딜 300’이다.
어촌은 바다, 섬, 해양레저, 어항, 수산자원, 자연경관 등 다양한 해양관광자원을 보유해 성장 잠재력은 풍부하나, 잠재력을 발현시키고 이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추진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인프라와 콘텐츠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어촌 주민의 생활공간이자 경제활동 핵심시설인 어항·포구는 낙후하고 어촌 지역의 정주 여건 또한 악화되면서 지속적인 인구 감소가 이어졌다.
어촌의 인구 이탈과 급격한 고령화는 국토 관리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정도로 위험신호가 감지됐다. 어가 인구는 1967년 114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7년 12만 명까지 감소했다. 어촌 고령화는 2003년 15.9%에서 2017년 35.2%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전국 평균 13.6%와 비교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인구 감소는 결국 사람 없는 빈 섬을 만들고 해양 영토 관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2017년 해양수산개발원은 앞으로 50년 이내에 63개 섬이 무인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어촌이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주민이 스스로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한계에 부딪힌 데다 정주 환경 기반을 붕괴시키는 결과로 이어지자, 어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정부가 발 벗고 나선 사업이 어촌뉴딜 300이다. 어촌·어항을 현대화해 관광을 활성화하고 혁신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모지코 레트로 지구의 야경| 기타큐슈시 관광정보 공식 누리집
인구 감소 두드러지고 고령화 가팔라
해양수산부는 2018년 9월부터 지방자치단체 공모를 실시, 최종 70개소를 뉴딜 사업지로 선정했다. 2022년까지 총 300개소의 어촌·어항 현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사업 대상지 선정에는 사업 계획의 적정성, 사업 추진 여건과 함께 여객선 기항지, 재정 자립도, 고용·산업 위기 지역 등 사회경제적 특수성과 국가 균형발전이 종합적으로 고려됐다.
해수부의 정책 방향은 ‘가기 쉬운 어촌, 찾고 싶은 어촌, 활력 넘치는 어촌’이다. 어촌 접근성을 높여 해상교통 시설을 현대화하고 어촌 자원을 이용한 관광자원 활성화, 어민들의 혁신 역량을 강화해 활기찬 어촌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개별 어촌이 보유한 핵심 자원에 따라 2018년 선정된 70곳의 사업지는 ▲해양레저형(9개소) ▲국민휴양형(18개소) ▲수산특화형(10개소) ▲재생기반형(6개소) ▲복합형(27개소)으로 구분된다. 사업비는 한 곳당 평균 100억 원으로 총 7000억 원(국비 70%, 지방비 30%)이 투입된다. 올해는 국비 1729억 원을 투입해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해수부는 또한 문화·관광, 도시계획·항만기술, 경관·레저, 수산·어촌, 지역 경제·경영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어촌뉴딜 자문단’을 구성해 운영한다. 어촌뉴딜 자문단은 사업이 내실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사업계획 수립 단계부터 사업 종료 이후까지 사업 대상지에 자문과 컨설팅을 지원할 계획이다.
해양관광거점 조성을 위한 어촌·어항 통합 개발 사례는 일본이 대표적이다. 일본 모지코항은 1889년 개항해 국제 무역항으로 번성했으나 그 기능이 쇠퇴하면서 1995년부터 관광사업 추진을 위한 ‘모지코 레트로’ 사업을 착수했다. 일본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시에 자리한 모지코 레트로 지구에서는 일본에서 가장 먼저 바나나가 수입된 항구라는 스토리를 중심으로 어항과 역사적 건물을 복원했다. 외국 무역으로 번성했던 시대의 건축물을 중심으로 호텔, 상업시설 등을 다이쇼 시대의 레트로풍으로 정비한 것이다. 모지코 레트로는 일본 국토교통성의 도시 경관 100선, 토목 디자인상 2001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유럽 국가들 또한 농어촌을 스마트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유럽연합 산하의 유럽지역 농어촌개발 네트워크(ENRD)는 공공서비스 거점화, 도시와 연계성 강화, 생활서비스 개선 등을 기반으로 ‘스마트 빌리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17년 스마트 빌리지를 디지털 혁신과 사회 혁신으로 유형화했는데, 유형별 시범 사업들은 단순히 정보통신기술 활용에서 벗어나 신기술과 사회 변화를 결합한 창의적인 농어촌 지역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프랑스 브레타니 항구 풍경| 프랑스관광청
일자리 3만 5000개 창출 기여 전망
프랑스 브레타니 지역은 패류 양식장의 생산 정보를 어업인과 양식위원회에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디지털 기술 ‘텔레카페체(Telecapёche)’를 어업 현장에 도입해 기술 혁신을 구현했다. 텔레카페체의 활용은 양식 어가의 어업 경영과 수산 통계에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었고, 이는 프랑스 전 어업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스코틀랜드의 에익섬은 주민 주도의 지역재단을 마련하고, 자체적인 전력수급 조절 시스템으로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에너지 자립 마을을 운영 중이다. 에익섬 운영재단은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원을 결합해 섬 소비전력의 95%를 생산하며, 전력 토큰과 최대출력 제한제도 등을 도입해 자율적으로 전력 수급을 조절한다.
가기 쉽고, 찾고 싶고, 활력 넘치는 ‘혁신 어촌’을 구현하는 어촌뉴딜 300. 지역 균형발전 측면의 국가 통합을 실현하고 지역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통한 성장 잠재력을 확대한다는 의미의 국가사업이다. 낙후된 어촌의 생활 인프라를 개선하고 자립적 지역 발전의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2022년까지 어촌관광 활성화, 어촌 재생 등을 통해 3만 5000개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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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