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햇빛공유발전소 모습
루트에너지
“핀테크는 ‘융합’과 ‘혁신’의 서비스라고 생각해요.”
재생에너지 전환 솔루션 벤처기업 루트에너지 윤태환 대표에게 핀테크의 정의에 관해 묻자 “본래 핀테크는 ‘토스’나 ‘카카오뱅크’처럼 기존 금융산업이 기술로 혁신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우리처럼 타 산업과 융합을 통해 혁신하는 금융 기술을 포함하는 의미로 확장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벼락도끼 포천 햇빛발전소 모습
덴마크 공과대학에서 풍력에너지공학을 전공한 그는 에너지·환경 컨설턴트로 첫 커리어를 시작했다. 노르웨이·독일선급(DNV-GL)의 에너지경영시스템인증(ISO50001) 에너지기술심사원과 에코프런티어의 에너지·환경 컨설턴트를 거쳐 2013년 12월 루트에너지를 창업했다.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한 덴마크의 사례를 보며 ‘에너지 전환은 시민으로부터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유학 기간 중 덴마크 등 에너지 선진국의 사례를 많이 접할수록 밀양 송전탑 문제 등 대한민국이 당면한 에너지 환경이 유럽 등 에너지 선진국과 비교해 매우 낙후한 상황임을 깨닫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 “일반 시민이 재생에너지 전환에 직접 참여하기 어렵다는 점과 재생에너지 사업을 하려 해도 낮은 지역 수용성 문제로 실패하게 된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재생에너지, 금융, IT를 융합한 ‘재생에너지 전문 온라인 금융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현재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가장 큰 이슈를 ‘주민 참여’라고 규정했다. 이후 루트에너지는 플랫폼상에서 ‘커뮤니티 펀딩’을 통해 일반 시민이 재생에너지 발전소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기업 인지도를 구축해나갔다.
▶루트에너지 직원들
주민 참여로 ‘100% 재생에너지’ 도전
하지만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윤 대표는 창업 후 지난 6년간 세 번의 실패를 거듭했다. 아직 준비되지 않은 시장과 높은 후원 의존도, 누진세 완화 정책 등이 실패의 원인이었다. 그런데도 계속 사업을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100% 재생에너지 전환’이라는 미션이 확고했기 때문이었다. 실패를 통해 미션은 더욱 단단해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루트에너지의 비전에 공감하고 지지해주는 고객도 많아졌다. 시민 참여를 통한 투자도 늘었다. 그러나 현실적인 장벽이 존재했다. 기존 P2P 가이드라인에서 개인 투자는 기존 발전소당 500만 원, 최대 2000만 원의 투자 한도가 있었던 것. 윤 대표는 “우리 사업 취지를 공감하는 지자체나 공공기관 등에서 꾸준히 문의가 왔고, 고객들 역시 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해 더 많은 투자를 원했다. 하지만 한도 제한으로 아쉽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다.
다행히도 루트에너지는 2019년 4월 사회적 의미와 서비스 우수성을 인정받아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에 선정되어 규제 샌드박스 적용을 받게 되었다. 이로 인해 앞으로 2~4년간 공공성 있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하는 지역 주민들의 한도가 발전소당 4000만 원, 최대 1억 원까지 가능하게 상향 조정되었다. 윤 대표는 “(이번 규제 샌드박스 적용은) 우리와 비슷한 방식의 일을 하는 P2P 금융 최초의 사례였다”며 “앞으로 루트에너지는 기후변화의 해결책을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서비스로 해결하는 의미 있는 길을 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루트에너지는 플랫폼 ‘커뮤니티 펀딩’을 통해 지금까지 전국 2432명의 시민 투자자가 참여할 만큼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서울에너지공사 옥상의 유휴 부지를 활용한 ‘양천햇빛공유발전소’를 시작으로 베타 서비스를 시행한 후 2019년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진행했다. 현재 서울, 의성, 합천, 영월, 연천 등에 20개의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지어지는 것을 돕고 있다.
▶루루트에너지 윤태환 대표| 루트에너지
“기업과 법인도 참여할 방식 제공 예정”
‘커뮤니티 펀딩’ 서비스를 통해 만들 수 있는 연간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스탠드 에어컨 1만 3651대를 1년 동안 가동할 수 있는 1만 6381MWh이다. 이는 동일한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발생시키는 7371톤의 온실가스와 7.5톤의 대기오염물질을 감축하는 효과와 맞먹는 수치다. 윤 대표는 “7371톤의 온실가스는 여의도 4.7배의 소나무숲이 흡수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량이다. 또 7.5톤의 대기오염물질에는 휘발유차 1만 5989대가 뿜어대는 질소산화물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때, 20개의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1년 동안 만들 수 있는 환경적 성과가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이번 규제 샌드박스 적용 이후 새로운 사업 준비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각 지자체나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공공기관과 함께 더 많은 지역 주민이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외에도 플랫폼 기능 개선 작업 등을 준비 중이다. 그는 “앞으로도 재생에너지 전환에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 펀딩’ 같은 솔루션을 다양하게 제공할 예정”이라며 “이번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해 대규모 사업을 많이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 중에 일반 시민뿐 아니라 기업과 같은 법인들의 참여를 이끌 수 있는 방식도 제공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강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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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