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견된 국군 유해가 66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고(故) 김기봉 이등중사의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10월 8일 오후 2시 거제시 동부면에 있는 고인의 아들 김종규(70) 씨 자택에서 거행했다. 이날 행사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39사단 및 거제시, 경남 동부보훈지청을 비롯한 대외기관과 거제경찰서, 거제시 보건소, 6·25참전유공자회 등 10개 보훈단체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김 이등중사의 유해는 5월 22일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완전 유해 형태로 발굴됐다. 이곳에서 발굴된 국군 유해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것은 박재권, 남궁선 이등중사에 이어 김 이등중사가 세 번째다.
김 이등중사는 1951년 12월 27세의 나이로 6·25전쟁에 뛰어들었다. 제2사단 31연대 소속이었던 그는 1953년 7월 화살머리고지 4차 전투에서 치열한 교전을 벌이다 전사했다. 정전협정 체결을 불과 17일 남겨둔 시점이었다. 국방부는 “김 이등중사의 유해는 좁은 개인호에서 팔이 골절되고, 온몸을 숙인 상태로 발견됐다”며 “정밀 감식 결과 두개골과 몸통에서 금속 파편이 확인된 점으로 미뤄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하게 전투에 임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 이등중사의 신원은 아들 김종규 씨가 2009년과 2018년 제공한 유전자 정보를 통해 최종 확인됐다. 두 살 때 아버지와 헤어진 종규 씨는 지난 10여 년간 아버지의 유해를 찾기 위해 애쓰다 2018년 12월 전투 현장이었던 화살머리고지에서 유해 발굴이 진행됐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한번 DNA 시료 채취에 참여했다.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
김 이등중사의 유해와 함께 탄알이 장전된 M1 소총과 철모, 전투화, 참전 기장증을 보관한 지갑, 단추, 연필 등도 발견됐다. 김종규 씨는 “유해 발굴 소식을 접한 뒤 거기에 아버지가 계신다는 생각에 반드시 찾고 싶다는 간절함이 컸다”며 “지금도 진짜 찾은 게 맞나 싶어서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말했다.
허욱구 유해발굴감식단장은 유가족에게 김 이등중사의 참전 과정과 유해 발굴 경과를 설명하고 신원확인 통지서, 국방부 장관 위로패, 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을 전달했다. 김 이등중사의 유해는 유가족과 협의를 거쳐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국방부는 비무장지대에 있는 미수습 국군 유해가 모두 1만여 구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는 현재까지 170여 구로, 유품은 4만 3000여 점에 이른다.
김청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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