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양·질적 개선 ‘뚜렷’ 43건 과제 추진 ‘착착’

2019.09.23 위클리 공감 최신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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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이하 소득특위)가 최근 첫돌을 맞았다. 소득특위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밑그림을 좀 더 튼튼하게 그리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주문에 따라 2018년 9월 6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안에 특별 자문기구로 출범했다. 소득주도성장을 위한 정부의 정책 추진과제는 모두 43건에 이른다.
지난 1년여 동안 소득특위는 이런 광범위한 정책 과제들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점검해왔다. 필요하면 수정, 보완 방안을 마련해 대통령에게 건의하거나 소관 부처들과 협의·조율하는 일도 주요 업무였다. 소득특위에서 정책은 현실의 수용성을 고려해 끊임없이 진화 중이다.

소득주도성장은 혁신성장, 공정경제와 함께 문재인정부 경제정책의 기본 전략이다. 정부는 세 가지 전략에 따른 정책 과제들을 서로 긴밀하게 맞물리게 추진하면서 하나의 목표를 지향한다. ‘함께 잘 사는 혁신적 포용국가’가 그것이다. 소득주도성장의 경로에도 여러 정책 수단의 적절한 패키지가 적용된다. 최저임금 인상과 고용 확대를 통한 임금소득 증가, 자영업 영업환경 개선, 사회안전망 강화와 복지 확충, 가계의 필수 지출비용 부담 경감 등이 소득주도성장을 위해 정부가 채택한 주요 정책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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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왜곡·과장된 주장에 한때 실종 위기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시행 초기부터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다.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바라는 계층에는 기대가 컸다. 반면 대기업 중심의 투자와 수출 주도형 성장 패러다임에 익숙한 쪽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정책 성과를 확인하기 전에 실효성 논란부터 뜨거웠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둘러싼 찬반 여론은 정치권의 공방을 거치며 사회적 갈등으로 치닫기도 했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인상률(2018년 16.4%, 2019년 10.9%)을 기록한 최저임금이 기업의 투자 위축과 수출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고, 심지어 ‘물가 폭등’과 ‘고용 참사’를 유발할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최저임금에 대한 이런 왜곡, 과장된 주장은 소득주도성장까지 흔들었다. 무용론과 폐기론이 고개를 들었다. 소득주도성장은 실증적 검증 기회도 없이 실종 위기를 겪는 듯했다.
다행히 올해 들어 발표된 여러 공식 통계에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고용의 양적·질적 개선이다. 통계청이 9월 11일 발표한 ‘8월 고용 동향’을 보면, 취업자 수가 2018년 같은 기간보다 45만 2000명 증가했다. 2017년 3월(46만 3000명)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이며, 8월 기준으로는 2014년 (67만 명)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다.

고용률(67.0%)도 8월 기준으로는 198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자는 1년 전보다 27만 5000명 줄었다. 2011년 1월 이후 8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실업률은 1년 전보다 1%포인트나 떨어진 3.0%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3% 실업률을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로 본다. 이쯤 되면 ‘고용 참사’가 아니라 ‘고용 대박’이다.
수출과 투자 부진에 따른 경기 침체와 성장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도 3대 고용 지표는 정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호황기의 모습이다.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고용보험 적용 및 지원 대상 확대,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직업능력 개발 지원 등 일관된 고용 확대 정책의 성과로 볼 수 있다. 전체 취업자 가운데 상용직의 비중이 더욱 높아지고, 고용보험 피보험자가 2010년 5월 이후 가장 많은 54만 5000명 증가하는 등 고용의 질 측면에서도 흐름이 좋다. 특히 청년 고용률(44.0%)은 인구 감소에도 15개월 연속 증가하며, 8월 기준으로는 200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 청년 실업률은 2018년 8월보다 2.8%포인트 떨어진 7.2%로, 201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l▶최근 1년 동안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난 분야는 고용이다.9월 3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서 학생들이 참가 기업 부스들을 방문해 취업 정보를 얻고 있다. | 한겨레

임금소득, 국민소득보다 빠르게 증가 성과 뚜렷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임금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상태에서 고용이 늘어나면 생산 단계의 기능적 분배를 개선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기능적 분배란 노동과 자본의 생산요소적 기능에 초점을 맞춘 개념인데, 노동과 자본이 생산에 기여한 대가로 각각 가져가는 몫인 임금과 이윤을 계산해 노동소득분배율로 표시한다.
노동소득분배율은 가계 또는 개인의 시장소득 분배를 자극하고, 세금과 각종 사회부담금에다 정부의 복지 지출 등 공적 소득이전이 반영된 처분가능소득의 분배 구조까지 순차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행의 국민계정 통계 자료를 보면, 2015년 이후 3년 동안 하락(악화)세를 이어오던 노동소득분배율이 2018년 큰 폭으로 반등했다. 이에 대해 소득특위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효과가 가시화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노동소득분배율은 2017년 62.0%에서 2018년 63.8%로 1.8%포인트 상승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노동소득분배율의 대폭 상승은, 가계소득의 74.9%를 차지하는 임금소득(피용자보수)이 전체 국민소득보다 빠르게 증가한 결과다. 2018년 임금소득 증가율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3.1%)을 훌쩍 웃돈 5.0%를 기록했다. 가계가 소비와 저축에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가계처분가능소득도 4.8% 늘어 2016년(2.5%)과 2017년(3.6%)에 이어 증가폭을 키웠다. 노동소득분배율의 개선과 가계소득 증가는 민간소비의 호조로 이어졌다. 국내 민간소비는 GDP에 대한 성장 기여도가 낮아 경제성장률만큼 증가하는 경우가 드물다. 그런데 2018년에는 실질 민간소비 증가율이 2.8%를 기록해, 2005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경제성장률(2.7%)을 상회했다. 미약한 수준이지만 민간소비가 경제성장을 견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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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장려세제 확대 개편 큰 기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올해 중점 과제는 저소득층 가계의 소득 개선이다. 경기 침체의 어두운 그림자가 저소득층에 쏠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소득 상·하위 계층 간 격차는 완화하는 추세다. 소득특위가 통계청의 ‘2/4분기 가계동향 조사’ 원자료에서 1인 단독가구까지 포함한 전체 가구의 소득 변화를 살펴본 결과,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소득이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상위 20% 5분위 가구 소득은 3.1% 증가에 그쳤다. 1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상·하위 계층 간 소득 증가율 역전이다.
소득특위는 1분위 가구의 소득 증가에 대해 기초연금 인상과 고용안전망 강화 등에 따른 공적 이전소득의 증가가 크게 기여한 것으로 풀이했다. 1분위의 공적 이전소득은 2018년 2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0.2%밖에 늘지 않았는데 올해는 15.4%나 증가했다. 정부의 다양한 저소득층 지원 대책이 올해부터 크게 강화됐다는 증거다.

항목별 전년 동기 대비 증가액을 보면 기초연금(월평균 27만 4000원), 공적연금(8만 9000원), 아동수당과 실업급여 등 사회 수혜금(8만 7000원) 등의 차례로 비중이 컸다. 1분위에서는 65세 이상 노인 가구 등 무직 가구의 비중이 해마다 증가해 올해 6월 말 현재 73.2%에 이른다. 그래서 근로소득이 적을 수밖에 없다. 올해 2분기에 가구당 월평균 근로소득은 12만 1000원으로, 2012년(24만 5000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소득특위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취약계층의 소득 감소 압력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복지 대책의 보강 필요성을 제기했다.

일할 능력이 있는 계층에는 올해 9월부터 시행되는 근로장려세제(EITC)의 확대·개편이 큰 기대를 모은다. EITC는 일을 하지만 소득이 너무 적은 근로자나 개인사업자 가구에 정부가 세금 환급 형태로 장려금을 주어 소득을 보전해주는 제도다. 18세 미만 부양 자녀가 있는 가구에는 1인당 최대 70만 원까지 자녀장려금도 준다. 개편안은 소득과 재산 요건부터 크게 완화했다. 소득 요건의 경우 단독가구 기준 ‘연간 1300만 원 미만’에서 ‘2000만 원 미만’으로, 맞벌이 가족 가구는 ‘2500만 원 미만’에서 ‘3600만 원 미만’으로 조정했다. 1억 원이던 재산 요건은 2억 원으로 올렸다. 연령 제한은 아예 없애 노인·청년 단독가구도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 최대 지급액은 단독가구 기준 85만 원에서 150만 원으로 2배 가까이 늘렸다. 이에 따라 2018년 166만 가구에 1조 2000억 원 규모로 지급된 근로장려금은 올해 334만 가구, 3조 8000억 원으로 늘어난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경제학)는 국회 예산정책처 연구 용역으로 작성한 ‘근로장려세제 효과성 제고 방안’이란 보고서에서 EITC 개편으로 취약한 근로빈곤층과 영세 자영업자 등의 소득 보전 혜택이 늘어나고 2017~2018년보다 소득 불균형 지수가 2.8배까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l▶문재인 대통령이 2월 19일 서울 노원구 월계문화복지센터에서 열린 '문재인정부 포용 국가 사회정책 대국민 보고' 행사에 앞서 초등학생 방과 후 돌봄시설을 찾아 '테이블 축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위험 분산하고 성장 동력 살리는 길
소득주도성장을 위해 정부가 지난 2년여 동안 추진해온 다양한 정책은 대부분 호흡이 긴 중장기 과제들이다. 경제 체질과 패러다임을 바꾸는 정책은 효과가 반짝 나타나더라도 뿌리를 내리기 힘든 경우가 많다. 소득주도성장은 경제 전반의 불평등과 불균형 개선을 지향하지만 기본적으로 새로운 성장 모델이다. 가계의 소득 기반을 튼튼히 해 민간소비의 활성화를 유도하고, 민간소비가 투자나 수출 못지않은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꾸자는 게 소득주도 성장론의 요체다.
미·중 무역 갈등의 장기화와 보호무역주의 확산, 이에 따른 세계 교역 증가율과 성장률 둔화, 일본의 수출규제 등 여러 가지 대외 악재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수출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성장 모델은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을 기업과 가계 모두에게 떠안긴다. 위험을 분산하고 성장 동력을 다시 살리려면 민간소비의 성장 기여도를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더 많고, 더 좋은 일자리 확충 등 가계소득의 기반이 꾸준히 확장되어야 한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더욱 가속화해야 할 이유다.

박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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