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롭힘은 당하는 사람 잘못이 아닙니다

2019.10.07 최신호 보기



문화체육관광부가 온라인 뉴스 매체 <허프포스트코리아>와 함께 우리 사회 편견에 관해 이야기하는 영상 콘텐츠를 선보인다. 전문가 1명과 시민 2명이 모여 가감 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편견댓글 읽어봤다’는 올 연말까지 총 5가지 주제로 진행되며, <위클리 공감>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l

‘모두 짜장면을 시킬 때 짬뽕을 시켜 식사 후 상사에게 뺨을 맞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는가. 이를 듣고 과장된 이야기라 여기거나 짬뽕을 시킨 것이 잘못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수라는 증거다. 이에 괴롭힘으로 퇴사까지 한 조연주 작가와 28세 A씨, 문강분 공인노무사 3인이 모여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한 인터넷 댓글을 읽고 이야기를 나눠봤다. 읽고 뜨끔해질지도 모른다.

l

댓글1) 직장 내 괴롭힘, 당할 만한 사람이 당하지 않나요?
28세 A씨(이하 A씨): 피해자를 탓하는 말 아닌가요?
문강분 노무사(이하 문 노무사): 폭행 가해자들이 흔히 말하는 ‘때릴 만해서 때렸다’와 비슷한 의미죠.
조연주 작가(이하 조 작가): 저는 일을 모두 마쳤는데도 정시에 퇴근하면, ‘당당하네?’라는 말을 자주 들었어요.
▶괴롭힘은 당하는 사람의 책임이 아니다.
문 노무사는 우리나라에서는 ‘남이랑 다르다는 점’이 괴롭힘의 이유가 된다고 밝혔다. 남들이 ‘YES’라고 할 때 ‘NO’를 택하면 사회성이 결여됐다고 판단한다고. 정시 퇴근이라는 당연한 행위도 남은 팀원을 생각하지 않는 행동으로 보고 팀워크를 해치는 사람으로 여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댓글2) 능력이 뛰어나서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도 있어요.
조 작가: 토익 만점 받은 성적표를 제출했다가 영어로 된 모든 일을 떠맡은 적이 있어요. 타 부서 일은 못 하겠다고 하니 ‘만점이 왜 못 하냐’며 비꼬더라고요.
문 노무사: 제대로 된 조직이라면 능력을 키워주고 지지해야 하는데, 오히려 상사가 자신의 경쟁자로 삼아 평판을 저하하는 경우가 있죠.
▶지위와 관계없이 괴롭힘이 발생한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조직 내 다른 구성원에게 위협적이거나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되면 괴롭힘의 대상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 물론 일을 열심히 하는 상사도 마찬가지다. 다수의 부하가 열성 상사를 보이콧하는 행위가 괴롭힘이 될 수 있다. 두 경우 모두 우수한 인재가 좌절해 태만한 태도로 전환하거나 결국 회사를 떠나게 된다.

댓글3) 눈치가 없는 사람과는 일하기 힘들죠.
문 노무사: 솔직히 눈치 없는 사람과는 일하기 힘들어요. 그럴 때 조직이 구성원들이 솔직하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는 거죠.
조 작가: 전 오히려 솔직히 말할 때 공격당할 때가 많았어요. 점심으로 해장국을 먹자고 할 때 안 가겠다고 하면 ‘까탈스럽다’든지 ‘분위기도 못 맞춘다’는 피드백을 받았거든요.
▶조직이 가이드라인을 정해야 한다.
바람직한 조직은 눈치 없는 구성원과도 일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사회적 소통능력’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변화시킨다. 눈치껏 업무를 하도록 종용하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업무 분장과 바람직한 행동의 가이드를 정하는 것이다.

댓글4)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을 때 가장 빠르고 쉬운 해결은 없는 것 같아요.
A씨: 퇴사해야죠.
문 노무사: 괴롭힘이 발생하면 사실 방법이 별로 없어요. 가족, 친구에게 호소해도 ‘직장생활이란 원래 그런 법’이라며 참고 다니라는 사람이 많죠. 그러다 비극적인 사건까지 벌어지고요.
▶괴롭힘을 고발한다.
괴롭힘으로 자살한 사람 대부분이 ‘퇴사’를 고려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때 주변에서 ‘직장생활이 다 그렇다’며 만류하는 경우가 많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면서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조치)에 따라 괴롭힘 신고는 가족과 동료, 누구나 가능하게 되었다. 피해로 인한 건강상 문제가 생기면 산재로 인정하며 유급 휴가도 받을 수 있다.

황혜원 <허프포스트코리아> 에디터

관련기사

페이지 맨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