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가온문화공원에서 카바디 전 국가대표 우희준 씨가 카바디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하며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 곽윤섭 기자
“돌려차기는 예사입니다. 몸을 날려 상대를 덮치고, 때론 뒤집어 메칩니다. 경기가 좀 과열된다 싶으면 금세 멱살잡이죠. 심판은 선수들을 뜯어말리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경기장에는 인도풍의 기괴한 음악이 흐릅니다. 관중석에선 탄성과 웃음이 연신 터져 나오죠. 이게 무슨 경기냐 싶겠지만, 묘미가 있습니다.”
8월 30일 충북 충주에서 개막하는 2019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 카바디 종목 영어 해설을 맡은 우희준(25) 씨는 카바디의 매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생뚱한 종목만큼이나 우 씨 역시 이색 이력을 갖고 있다. 울산대학교 전기공학부 의공학전공 3학년생인 우 씨는 카바디 전 국가대표, 학과 수석 입학, 학군사관 후보생,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선 등 다채로운 경력의 소유자다.
2018 아시안게임 동메달 결정전까지
우 씨는 어쩌다 카바디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됐을까. “인도 여행 때 카바디에 매료됐습니다. 처음 접했는데 단순한 듯하면서도 격렬하게 움직이는 모습에 끌렸습니다. 돌려차기로 수비수를 찍고 우리 코트로 잽싸게 돌아왔을 때 느끼는 짜릿함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죠.”
인도에서 처음 카바디를 접하고 돌아온 2015년 카바디에 입문해 1년도 채 되지 않아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중학교 때 육상 허들 선수로 뛰었고 미국 미네소타주 프린스턴고에서 치어리더로 활동할 정도로 운동신경이 뛰어난 덕분이었다. 이듬해 부산에서 열린 제4회 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에서 카바디 불모지 한국이 우승을 차지하는 데 한몫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을 동메달 결정전까지 이끌었다. 59기 학군사관 후보생인 그는 올해 초 체력등급 ‘특급’을 기록했고 3㎞ 달리기에서는 남자 특급 기준을 기록, 육군학생군사학교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우 씨가 생각하는 카바디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단체 종목 그리고 개인 종목의 매력을 모두 느낄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수비를 할 땐 단체로 협동심을 발휘해 공격수를 잡아내고, 공격을 할 땐 혼자 개인으로 상대 진영에 넘어가 공격을 해내는 매력적인 경기입니다.”
미스코리아 대회 참가로 훈련 못해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참가하느라 3개월 정도 훈련하지 못해 이번 대회에 선수로 뛰지 못하지만 카바디 장내 아나운서를 자처해 아쉬움을 달래기로 했다. 그는 고교 졸업 후 3년간 미국 유학 경험 덕에 한국관광공사에서 통역 업무도 했을 만큼 유창한 영어 실력까지 갖췄다. “운동선수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국제대회에 나갈 수 있었는데요. 그때마다 여러 국가의 선수들과 교류 시, 또 해당 나라에서 많은 인터뷰 및 취재에서 영어가 상당히 필요했고, 이를 위해 영어를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됐습니다. 우리나라는 카바디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불모지입니다. ‘무예 올림픽’인 충주무예마스터십에서 아나운서로 활동하며 이 종목을 국내에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우 씨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대학 졸업 후 장교로 임관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체력적인 장점을 살려 보병 특전사에 지원해 복무하고, 앞으로 한미연합사령부 소속 주한미군과 한국군을 관리하는 장교의 꿈도 갖고 있습니다.”
심은하 기자
카바디란?
인도 문화에서 전래된 옥외경기 호신술에서 발전해 민속놀이로 카바디는 힌디어로 ‘숨을 참다’라는 뜻이다. 인도 문화에서 전래된 5000년 이상의 오랜 역사가 있는 경기다. 카바디는 고대의 옥외경기 중 하나였다. 개인이나 집단이 공격받을 때 자신을 보호하고자 고안해 발전시킨 것이다. 민속놀이와 같이 실시해오다, 1936년 제11회 베를린올림픽 당시 시범종목으로 채택됐다. 카바디는 술래잡기와 피구, 격투기가 혼합됐다. 엘리트 스포츠일 뿐만 아니라 생활건강 스포츠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긴다. 환경에 구애받지 않는 카바디는 운동기구 없이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
경기는 한 팀에서 12명이 등록하고 7명의 선수가 경기에 참가한다. 후보를 5명이나 두는 이유는 격렬하고 부상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남자는 전·후반 20분, 여자는 15분이다. 토스로 코트나 공격권을 먼저 선택한다. 공격 팀의 한 선수가 “카바디”를 외치며 상대편 코트에 들어간다. 이때 상대 선수를 손과 발로 재빠르게 터치하면 터치당한 선수는 코트 밖으로 나가게 되고 1점이 가산된다. 공격하는 선수가 공격 도중 “카바디”라는 말을 중단하거나 상대 선수의 코트 내에 갇히면 공격하던 선수는 아웃되고 공격권은 상대에게 넘어간다. 공격 선수가 “카바디”를 늦게 하면 파울이고, 상대 팀에 다시 1점이 주어진다. 한 팀 선수 7명이 모두 아웃되면 끝까지 남아 있던 다른 팀에 2점을 가산하며, 양 팀 선수들이 모두 다시 들어와 다음 게임이 진행된다.
이길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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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