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는 2019년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독립서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과거 독립운동을 지원했던 GS그룹 이념에 기반해 흩어진 기록으로 남아 있는 일부 독립운동가의 글씨체를 모아 전문 글꼴(폰트) 개발업체와 협업, 당시의 글씨체를 현대에 맞게 복원 후 이를 디지털 폰트로 제작했다. 독립운동가의 필체를 디지털로 복원해 독립운동가의 독립 정신과 독립운동의 위대함을 계승하자는 취지다. 2월과 3월 독립운동가 한용운과 윤봉길의 글씨체를 무료로 공개한 데 이어, 4월 백범 김구 선생과 윤동주 시인의 서체를 공개했다. 8월에는 안중근 의사의 서체를 개발해 무료로 배포했다. 서체는 GS칼텍스 블로그 미디어허브(검색어 독립서체)에서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GS칼텍스는 앞으로 독립서체 대상을 여성 독립운동가로 확대해 가장 먼저 조선 최초의 여성 의병장 윤희순 의사의 서체를 개발할 계획이다. 또 10월 9일 한글날에 맞춰 국어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인 주시경 선생 글씨체 개발도 검토 중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힘썼던 선열들의 정신이 사람들 마음속에 작게나마 새겨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독립서체 개발 캠페인을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백범일지 한글 서체로 태어나다
독립서체 백범 김구는 김구의 <백범일지>에 남겨진 한글 자소를 기초로 디자인했다. <백범일지>에 남아 있는 한글 자소의 형태를 분석하고, 필사 과정을 거쳐 김구의 생전 필체를 따라 그려냈다. 또한 김구의 정신이 모든 이에게 기억될 수 있도록 <백범일지> 원본에서 발췌, 가로쓰기로 재해석된 조합형 글꼴로 한글 2350자를 완성했다.
독립서체 백범 김구는 모든 이들이 즐겨 사용할 수 있도록 가로 정렬, 가독성에 중점을 두고 개발을 진행했다. 백범이 평소 즐겨 쓰는 자소의 특징들을 모아 서체 설계도안을 완성했다. 무엇보다 <백범일지>에 남아 있는 다양한 필적을 모양별로 재분류하는 작업에 오랜 시간을 투자했다. 이런 개발 과정을 거쳐 완성된 독립서체 백범 김구는 김구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한글로 되살아난 민족시인 윤동주
독립서체 윤동주는 민족시인 윤동주가 남긴 자필 원고 ‘별헤는 밤’과 ‘서시’ 속 필체를 기초로 만들었다. 식민지 암울한 현실 속에서 그의 자아 성찰과 민족에 대한 사랑, 독립 의지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해질 수 있도록 자필 원고를 최대한 서체에 남기려 했다.
또한 기획 단계부터 제작 목표를 윤동주의 시적 감성과 정신을 그대로 옮겨내는 것에 두었으며, 윤동주의 특징적인 자소의 형태를 찾아 한글 자소들이 스스로 운율감을 가질 수 있게 해 시적 감성을 그대로 전달하고자 했다. 특히 그의 자필 원고에서 같은 형태의 자소들을 찾아내 글꼴의 뼈대를 세우고, ‘별헤는 밤’과 ‘서시’ 두 편의 시에서 특징적인 자소들을 서체의 차이로 두어 글꼴 디자인을 완성했다.
민족의 별로 기억하다
독립서체 한용운은 ‘한용운의 성북영언(城北零言)’에 남겨진 한글 자소를 기초로 디자인했다. 최대한 자연스러운 필체를 복원하기 위해 기본 자소는 그가 남긴 한글 자소들을 사용한 완성형 글꼴로 담았다. 남아 있지 않은 자소들은 원본에서 발췌, 재해석된 조합형 글꼴로 한글 2350자를 완성했다.
한용운의 필체를 하나씩 따라가다 보면, 획의 유연함과 강인함이 함께 느껴지는 여러 종성의 변화를 찾아볼 수 있다. 독립서체 한용운은 한 형태의 자소를 종성으로 사용하지 않고, 만해 한용운의 숨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원본에 남겨진 다양한 종성으로 최대한 자연스럽고 실제에 가까운 필체를 구현했다. 또한 각 자소들은 만해의 평소 필체에 맞춰 네모틀에 가둬두지 않은 가변폭으로 제작됐으며, 얇고 날렵한 획의 특징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획의 질감 구현에 중점을 뒀다.
곧고 강하게 그어진 육필
독립서체 안중근은 안중근 의사가 조국을 침탈한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기로 결심하고, 의거 거행 전 동지 우덕순에게 전달한 ‘장부가(丈夫歌)’에 남아 있는 그의 육필을 기초로 제작했다. 장부가의 육필에서 발췌, 재해석된 조합형 글꼴로 한글 2350자를 완성했다. 독립서체 안중근에선 장부가 외에 안중근 의사가 쓴 여러 한시에 남겨진 붓의 느낌을 살려, 안중근 의사에 대한 강한 이미지와 함께 섬세한 붓의 느낌이 어우러진 강한 필력을 느낄 수 있다.
독립서체 안중근은 장부가에서 볼 수 있는 안중근 의사만의 특징적인 초성과 중성, 종성을 붓의 획으로 다시 써 내려간 서체다. 초성은 그의 육필 흔적대로 써 내려갔으며, 중성은 곧고 강하게 그어 안중근의 의연함을 지켜냈다. 또한 일부 자소들은 온전히 그의 육필과 같은 글씨를 사용해 조금 더 안중근에게 가까워지려 노력했다.
청년 윤봉길 식민의 어둠을 열다
독립서체 윤봉길은 그가 만주에서 어머니에게 보낸 ‘어머님 전상서’ 속 한글 자소를 기초로 디자인했다. 윤봉길의 필체와 숨결을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함께 느낄 수 있도록 그가 남긴 필적은 완성형 글꼴로 자소를 구성했고, 남아 있지 않은 자소들은 원본에서 발췌, 재해석된 조합형 글꼴로 한글 2350자를 완성했다. 또한 각 자소들은 임의로 네모틀에 가둬두지 않고, 윤봉길이 평소 쓰는 필체에 맞춰 가변폭으로 제작됐다.
강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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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