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리뷰
515호
한 쪽 차이로 실린 두 장의 사진이 인상 깊었다. 그들은 라이벌이었지만 포옹과 격려로 경기를 끝맺었다. 한국과 일본의 무역 갈등이 심해지는 요즘, 마음 한쪽이 훈훈해지는 소식이었다. 그리고 8년 만에 정상을 탈환한 이탈리아 선수들의 환호성이 보인다. 아니, 실제로 들리는 듯하다. 물속에서 하는 유일한 구기 종목이자 단체 호흡이 좋아야 하는 만큼 기쁨은 배가될 만도 하다. 감동과 환희로 출렁거렸던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막을 내렸다. 시원한 여름을 선사한 대회가 끝나 폭염이 찾아왔나 보다. 또다시 평화의 물결이 일렁이기를.
김호민 부산 남구 대연동
유난히 더운 요즘, 학생에게는 방학이고 직장인에게는 휴가철이다. 너무 덥다 보니 시원한 집에만 있거나 나가면 더위에 지쳐 금방 집으로 돌아오기 일쑤다. 이런 시기에 평소 자신이 관심 있었던 실내 전시회나 페스티벌과 같은 문화 활동에 참여해보는 건 어떨까? 물론 시원함은 덤, 남은 휴가를 문화 활동으로 더욱 풍부하게 보낼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송경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사진 공감
완도 장보고기념관에서 찍은 동생. 추운 2월이었는데 롱 패딩을 입은 동생의 모습이 역광 덕분에 곤룡포를 입은 것처럼 위엄 있게 느껴진다. 그리고 한옥 특유의 지붕 곡선이 동생의 실루엣과 잘 어울려 사진을 찍고 나서 감탄을 연발했다. 겨울 바다를 그대로 담은 하늘과 아끼는 동생을 동시에 담은 사진을 보니 이번에는 한여름 바다와 동생을 담기 위해 또 떠나고 싶어진다.
윤동주 서울 성북구 동소문동
동묘에 있는 한 책방이다. 책방 내부는 매우 좁았고 먼지가 흩날려 공기도 탁했지만, 책방 고유의 냄새는 참 좋았다. 어지럽게 질서 없이 쌓여 있는 책을 보니 독서 욕구보다 과거 헌책방의 모습을 오래 담아두고 싶었기에 사진 촬영 욕구가 더 생겼다. 사진에 냄새를 담을 수 없는 아쉬움이 크다. 헌책의 묵은 종이 냄새가 참 그윽했는데….
권필녀 서울 성북구 안암동
독후 공감
위대한 개츠비F. 스콧 피츠제럴드, 민음사, 2003
이 작품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출연한 영화로 잘 알려져 있다. 영화도 좋지만 책 <위대한 개츠비>에서는 영화와는 다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꿈꾸는 듯한 묘사가 독자를 사로잡는데, 주인공 개츠비의 생각과 모습이 감각적이고 아름답게 그려진다. 그리고 아름다운 묘사가 사뭇 이해하기 힘든 개츠비의 생각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이러한 개츠비의 정신은 초월주의(Transcendentalism)의 형상이다. 초월주의는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사상이기 때문에 <위대한 개츠비>는 미국 고전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다. 따라서 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초월주의’에 대해 알아야 한다. 이 사상은 미국의 자연적·문화적 환경에 맞추어 나타났다. 주변 환경의 억압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굳게 믿고 원하는 바를 이루고자 하는 의지가 형성된 것이다. 그러므로 초월주의는 ‘사회와 자연의 위협과 구속에도 불구하고 이상을 초월적으로 추구하는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가능성을 굳게 믿는다는 점에서 지극히 낭만적이다.
주인공 개츠비는 전쟁 군인으로, 그가 전쟁터에 있는 동안 연인 데이지는 톰 뷰캐넌이라는 부유한 남자와 결혼했다. 하지만 그는 데이지가 어떤 상황이든 자신만을 영원히 사랑할 것이라 믿기 때문에 그녀를 잃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데이지를 되찾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를 쌓는다. 이후 그는 데이지의 저택 맞은편에 거대한 집을 짓고 매주 성대한 파티를 연다. 그리고 데이지가 우연히 들러 자신이 변한 모습을 보면, 자신과 재결합할 것이라 믿고 그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는다.
또한 이 이야기는 개츠비의 순수한 추구 정신이 물질만능주의를 만나 파괴되는 과정을 다룬다. 개츠비와 데이지는 다시 재회하면서 서로에게 강하게 끌린다. 하지만 그는 데이지의 말과 행동에서 예전과 다름을 감지한다. 이미 데이지는 따분한 부유층의 생활에 기인한 정신적 마비 상태에 있어서 그와 낭만을 나눌 여력이 없었다. 그녀의 말 한마디, 몸짓은 그저 풍족한 생활의 무료함을 억지로 물질로 채우기 위한 것이었다. 개츠비는 이러한 데이지의 모습에 한차례 절망을 느낀다. 후에, 그가 데이지를 다시 얻기 위해 부를 불법적으로 쌓았다는 것이 밝혀지자 데이지는 곧바로 개츠비를 떠난다. 자신의 모든 것이었던 데이지를 잃고 그는 자신의 저택 수영장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이처럼 데이지는 물질적 태만에 빠져 개츠비의 낭만을 이해하지 못했고, 마찬가지로 개츠비도 물질을 낭만 추구의 수단으로 사용했다. 결국 낭만적인 개츠비의 정신은 물질적 세계의 정신 마비와 만나 변질되고 파괴된다. 그러나 저자는 개츠비의 낭만성이 물질의 풍요가 주는 부조리와 무의미, 정신 마비를 사라지게 한다고 믿었다. 개츠비가 사랑을 이루기 위해 쓴 수단은 잘못되었지만, 가능성에 대한 순수한 믿음은 독자의 감성을 자극한다.
양우전(AHRA 제주대학교 영문학과)
곽 기자의 사진클리닉
Q. 여행 사진을 잘 찍고 싶어요.
A. 여행의 본질과 여행 사진의 본질이 다르지 않다.
여기서 말하는 여행이란 낱말의 본질에 대해 동의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지금 말하는 여행은 ‘여유’라는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주어진 시간 안에 최대한 멀리, 많이 둘러보고 얼른 다른 장소로 옮기는 그런 여행이 아니어야 합니다. 한 장소에서 최대한 오랫동안 머물며 즐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행 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에펠탑, 개선문, 샹젤리제, 몽마르트르를 서너 시간 안에 다 둘러보고 또 다른 도시로 떠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합니다. 한곳에서 오래 볼수록 많이 보이고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마음의 여유가 시간의 여유를 불러옵니다. 느림의 미학은 여행 사진에서 필수적입니다. 그렇지 않고선 절대 좋은 여행 사진을 찍을 수 없을 것입니다.
‘사진 공감’과 ‘독후 공감’, ‘곽 기자의 사진 클리닉’은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꾸며지는 곳입니다. 보여주고 싶은 순간은 ‘사진 공감’에, 읽은 책에서 느낀 감동을 나누고 싶은 글은 ‘독후 공감’에, 조언을 듣고 싶은 사진은 ‘곽 기자의 사진 클리닉’에 실립니다. 이메일(gonggam@hani.co.kr)로 보내도 되고 사진마을 참여마당(http://photovil.hani.co.kr/participation)에 올려도 됩니다. ‘사진 공감’과 ‘독후 공감‘에 선정된 분께는 기프티콘 문화상품권을 드립니다. 상품권 발송을 위해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를 같이 보내주십시오.
<위클리 공감>은 독자 여러분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 난 소감, 제안 등 다양한 의견을 이름, 주소, 전화번호와 함께 8월 21일까지 이메일(gonggam@hani.co.kr)로 보내주십시오. 다음 호 제작에 반영하겠습니다. 선정된 분께 문화상품권을 드립니다. 우편을 통해 아래 주소로 보내주셔도 됩니다.
서울시 마포구 효창목길6 한겨레신문사 6층 매거진랩부 <위클리 공감>편집부 앞(우 04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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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