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유독 점성술이나 꿈해몽 등 미신을 좋아했다. 막연한 내 미래에 대해 예측하고, 좋은 일은 즐겁게 맞이하고 나쁜 일은 피해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육아휴직 중 그동안 공부해보고 싶었지만 미뤄둔 타로카드를 배우러 다녔다. 집에서 1시간 30분 정도 떨어진 타지에서 일주일에 한 번 받는 수업인데, 어쩌면 육아 스트레스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고픈 마음이 더 컸을지도 모르겠다. 집에서 말도 못하는 어린아이 돌보느라 힘들어하는 아내 모습을 보는 남편 마음도 좋지 않았는지 선뜻 다녀오라고 지지해주었다.
그렇게 석 달간 배운 타로카드는 복직 후 직장생활에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점심시간에 고민이 있어 찾아오는 동료들의 카드점을 봐주고 상담해주면서 오히려 내가 그 사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업무 처리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항상 점을 본 뒤 듣는 질문은 ‘과연 카드점의 결과대로 일어나는 것일까?’이다. 아직 나는 배운 지 얼마 안 된 초보자이고, 신을 모시고 앞날을 내다보는 무당이 아니기에 확실하게 일어난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현재 내 상태에 대한 운이니 마음먹기에 따라 운을 피해가기도 바꾸기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지인의 ‘아이를 낳을 수 있냐’는 고민에 타로점을 보니 ‘이룰 수 없는 꿈이다, 몸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얼른 병원에 가보라고 말해주었는데 검진 결과 갑상선에 문제가 있었다. 치료를 받기로 결정한 후 다시 같은 질문으로 점을 보니 이번에는 ‘원하는 성별의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른 예로 ‘사고 운이 있으니 조심하라’는 결과가 나온 지인은 왜 이렇게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같이 차를 타보니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거칠게 운전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운전 스타일을 고치겠다고 다짐했고 다행히 아직까지 큰 사고는 나지 않았다.
어떤 사람들은 미신이기에 믿을 수 없고 세상사 내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라고 말한다. 나는 타로카드가 미신이라 생각된다면 굳이 안 믿어도 되지만 내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라는 데에는 동의한다. 내가 어떻게 마음먹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나쁜 운을 극복하느냐, 좋은 운을 잘 맞이하느냐가 달린 것이다.
황수현 울산 중구 평동 2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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