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 키즈│JYP 엔터테인먼트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라는 K–팝 그룹이 있다. JYP 엔터테인먼트 소속의 9인조 보이 그룹으로, 정형화되지 않고 자유분방한 매력을 지닌, 기존 아이돌 그룹과 차별화한 정체성을 지향하는 팀이다. 팀명은 ‘길을 잃어 길을 찾는 아이들’이라는 뜻으로, 2017년 방송된 동명의 Mnet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결성되었다. 혹자에게는 낯선 그룹일지도 모를 스트레이 키즈는 2019년 6월,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이하 해문홍)의 첫 번째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와 달리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은 스트레이 키즈가 어째서 해문홍의 첫 번째 홍보대사로 선정되었을까. 답은 이들의 해외 활동에 있다.
▶CLC│큐브엔터테인먼트
넥스트 BTS, 스트레이 키즈
2018년 3월에 정식 데뷔한 스트레이 키즈는 각종 신인상을 휩쓸다시피 하며 10관왕을 차지했다. 넥스트 BTS로까지 불리기도 하는 이들은 최근 자카르타, 멜버른, 시드니, 마닐라 등 해외 대도시에서 단독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미국에서 진행한 쇼케이스 투어 전회를 매진시켰다. 게다가 6월 이후에는 런던, 파리, 베를린 등 유럽 쇼케이스 투어도 예정되어 있다.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인기를 얻는 팀인 것이다.
스트레이 키즈는 다른 K–팝 그룹들과 달리 특이하게도 ‘자생형 아이돌’로 시작되었다. 2017년 당시 7년 차 연습생이던 리더 방찬이 직접 팀을 기획하고 멤버들을 구성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그룹 내에 프로듀싱 팀(방찬, 창빈, 한이라는 멤버들의 이름을 따서 3RACHA(쓰리라차)라고 부른다)을 두고 앨범의 수록곡 전부를 거의 단독으로 작사·작곡하고 있다. 랩, 힙합을 기반으로 한 프로듀싱에 더해서 3인의 보컬 라인과 3인의 댄스 라인이 조화를 이룬다. 무엇보다 직접 작사·작곡을 하는 것이 이 그룹의 강점인데, 발랄한 음악부터 강렬한 보컬의 록, 힙합과 EDM을 접목한 스타일까지 스펙트럼도 넓다.
이들의 데뷔 앨범은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필리핀 4개국 아이튠즈 앨범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고 덴마크, 러시아 등 14개 지역 아이튠즈 앨범 차트에서는 톱10에 진입했다. 미국 빌보드에서도 “스트레이 키즈는 신예들의 흐름을 이끌 독보적인 보이 그룹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호평과 함께 가장 주목해야 할 K–팝 아티스트 1위로 꼽혔다.
한편 몬스타엑스(MONSTA X)라는 보이 그룹도 있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소속의 7인조 그룹으로 2015년에 데뷔한 고참 팀이다. 데뷔 전
/no.mercy>/no.mercy> no.mercy="">/>/no.mercy> no.mercy="">/> no.mercy="">/>>/>라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연한 13명의 남자 연습생 중에 최종까지 남은 7명이 현재 멤버가 되었다. 메인스트림뿐 아니라 언더그라운드 힙합 신과도 깊이 연결되어 활발한 협업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2019년 6월 기준으로 음원 성적이나 음반 판매량에서 안정적인 수준을 보이는데, 특히 독일과 미국에서 꽤 인지도를 쌓은 보이 그룹이다. 참고로 독일은 음악산업 규모에서 세계 3위를 차지한 국가다. 몬스타엑스도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꽤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몬스타엑스│스타쉽엔터테인먼트
몬스타엑스·CLC도 해외에서 인기
또한 CLC라는 걸 그룹도 있다. 큐브엔터테인먼트 소속의 다국적 7인조 걸 그룹으로, 그룹명은 CrystaL Clear의 줄임말이다. 수정처럼 맑고 투명하다는 의미와 함께 ‘언제나 크리스털처럼 변치 않겠다’는 각오를 담았다. 정식 데뷔 이전에는 발달장애아들을 위한 버스킹 공연을 매주 진행했으며, 2015년 3월에 정식 데뷔를 했다. 발달장애아들을 위한 버스킹 공연은 데뷔하기 전인 2014년 9월부터 한강, 뚝섬, 수원, 홍대 놀이터 등의 장소에서 진행했다. 당시에는 5명의 멤버가 직접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기 때문에 사람들은 밴드라고 이해하기도 했다. 키보드, 기타, 젬베, 하모니카 등의 악기 편성으로 10개월이나 매주 일요일마다 노래했다.
여기서 알 수 있듯, 기본적으로 7인의 멤버 모두 라이브 실력이 좋을 뿐 아니라 평균 이상의 노래와 춤 실력을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한국에서는 음악 방송과 행사 위주로 활동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일본·태국·대만·홍콩 등을 분주히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특히 손(Sorn)과 엘키라는 외국인 멤버(대만과 홍콩 출신) 덕분에 중화권 및 태국 팬들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받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코타키나발루와 쿠알라룸푸르에서 진행한 프로모션 투어는 현지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다. 현재 독일에서는 BTS 다음으로 인기가 많은 K–팝 그룹이다.
스트레이 키즈, 몬스타엑스, CLC 등의 K–팝 그룹은 2015년과 2018년에 데뷔했는데 모두 해외에서 인기가 높다. 보통 K–팝 그룹이 인기가 많은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유럽과 미국에서도 인기를 얻는다는 게 특이하다. 일단 유튜브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음악을 듣는 방식이 아이튠즈와 같은 음원 플랫폼에서 유튜브 같은 콘텐츠 플랫폼으로 이전되면서 생긴 변화로, 알록달록한 색감과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K–팝 뮤직비디오가 유튜브 사용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 유튜브에서도 K–팝은 상당히 중요한 키워드(검색어)인데, 일본과 미국 등 특정 지역이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서 꾸준하게 검색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양적으로도 큰 규모를 자랑한다. 전체 음악 검색어 중에서도 ‘K–팝’은 3분의 2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트레이 키즈나 몬스타엑스, CLC 같은 그룹은 음악에 초점을 맞추거나 활동 방식에 변화를 주면서 차별화에 성공했다. 기존 아이돌과 다른 위치에 있으면서 새로운 팬덤을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 이들에게는 ‘새로운 팬’이 있고 그것은 앞으로 이들에게 중요한 무기이자 생존 키트가 될 것이다. 덕분에 새삼 깨닫게 된다. K–팝은 팬덤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비즈니스 모델이자 음악산업의 시스템 그 자체가 되고 있다.
차우진_ 음악평론가. 미디어 환경과 문화 수용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청춘의 사운드> <대중음악의 이해> <아이돌: H.O.T.부터 소녀시대까지…> <한국의 인디 레이블> 등의 책을 썼고, 유료 콘텐츠 플랫폼 ‘퍼블리’에서 <음악 산업, 판이 달라진다> 리포트를 발행했다. 현재는 ‘스페이스 오디티’라는 스타트업에서 팬 문화, 콘텐츠, 미디어의 연결 구조를 고민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