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7월 12~28일)는 수영 최강국인 미국과 ‘양강’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의 야망이 불꽃을 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영에서는 탁월한 기량을 보여주는 미국이 중국보다 우위에 선 형국이다. 중국이 다이빙 등 특화된 종목에서 메달을 많이 따는 반면 미국은 자유형, 평영, 접영, 배영 등 경영의 개인·단체전에서 압도적 파워를 자랑한다.
1973년 베오그라드에서 시작된 1회 세계수영챔피언십(세계수영선수권대회·이하 세계대회) 이후 2017 부다페스트 대회까지 17번의 세계대회 가운데 미국은 총 13번 종합 1위에 올랐다. 그 뒤를 중국(1994년, 2015년)과 호주(2001년), 동독(1986년)이 뒤따르고 있다. 가장 최근인 2017 부다페스트 대회에서는 미국(금 21, 은 12, 동 13)이 중국(금 12, 은 12, 동 6)을 앞섰다.
▶2017 대회 5관왕에 오른 미국의 케이티 러데키│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조직위원회
미국 17번 대회 중 13번 종합 1위
이번 광주 세계대회에서도 선수층이 두터운 미국의 경영 주도권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남자부의 케일럽 드레슬(23)과 여자부의 케이티 러데키(22), 릴리 킹(22) 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18명을 포함한 46명의 정예 선수를 광주에 파견한다.
미국팀의 선봉은 2017 부다페스트 대회 7관왕에 오른 드레슬과 ‘수영 여제’ 러데키다. 2016 리우올림픽 자유형 400m 금메달리스트인 드레슬은 2년 전 세계대회에서 자유형 50m·100m·접영 400m에서
3관왕에 올랐고 단체전인 계영 400m·혼계영 400m·혼성 계영 400m·혼성 혼계영 400m 금메달까지 7관왕에 올랐다.
단거리 스프린트와 접영에 능한 그는 5월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바짝 치고 올라오는 등 광주 세계대회에 맞춰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 2년 전 세계대회 개인 혼영 200m, 400m 2관왕에 올랐던 체이스 칼리즈(25)도 두 종목 2연패를 노린다.
여자부의 러데키는 부동의 일인자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 자유형 200m, 400m, 800m 금메달을 차지한 그는 2017 세계대회 5관왕에 올랐다. 올해 5월 미국 블루밍턴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자유형 800m 1위 (8분10초70)로 들어오며 시즌 기록을 세웠고, 자유형 1500m에서도 우승했다. 러데키는 광주 세계대회에서 자유형 400m· 800m·1500m 3개 종목을 석권하면 2013년 바르셀로나 세계대회부터 여자 자유형 400m·800m·1500m 4연패의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현재 여자 자유형 400m(3분56초46)·800m(8분04초79)·1500m(15분20초48)의 세계기록은 러데키가 보유하고 있다. 미국 여자부에는 2017년 세계대회 5관왕 시몬 매뉴얼(23)도 있다.
▶미국의 수영 스타 드레슬이 2018년 12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월드 챔피언십 대회에서 역영하고 있다.│연합
‘세계기록’ 스웨덴 요스트롬도 주목 미국 초강세를 견제할 대표적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 남자 중장거리 간판 쑨양(28)은 2013년, 2015년, 2017년 세계대회에서 자유형 400m 3연패를 일구는 등 박태환 이후 아시아 자유형의 간판으로 부상했다. 쑨양이 광주 세계대회 400m에서 또다시 우승하면 이 종목 4연패를 달성한다. 과거 호주 그랜드 해켓의 남자 자유형 1500m 4연패(1998·2001·2003·2005년) 위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다. 쑨양은 3월 광주대회 중국 대표선발전 자유형 200m·400m·800m·1500m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17 세계대회 배영 100m 금메달 등 두 개의 메달을 딴 중국의 쉬지아위(24)도 광주에서 2연패에 도전한다.
중국 여자부의 왕지안지아헤(17)는 중장거리 자유형에서 미국의 러데키를 위협할 대항마다. 왕지안지아헤는 5월 미국 블루밍턴에서 열린 프로대회에서 자유형 800m, 1500m에서 러데키를 바짝 추격했다. 특히 1500m에서는 15분46초69로 러데키(15분45초59)에 1초10을 뒤졌을 뿐이다. 중국의 리빙지에(17)도 자유형 400m의 다크호스다.
러시아에서는 남자부의 안톤 추코프(22)와 예브게니 릴로프(23)가 평영과 배영에서 메달 후보로 꼽히고, 2017 세계대회에서 평영 50m·100m를 석권한 영국의 애덤 피티(25)나 남아공의 접영 강자 채드 르 클로스(27)도 미국과 중국 중심의 판도에 균열을 내기 위해 나선다. 일본의 평영 전문 와타나베 이페이(22)도 아시아를 대표하는 선수다.
여자부에서는 자유형 100m 세계기록 보유자인 스웨덴의 사라 요스트롬(26)이 눈길을 끈다. 2016 리우올림픽 접영 100m를 제패한 요스트롬은 2017 세계대회에서 자유형 50m·접영 50m·100m 정상에 올랐다. 부다페스트 세계대회 접영 200m 금메달리스트인 스페인의 미레이아 벨몬테(29)나 개인혼영의 절대 강자 커티커 호스주(30)도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국의 메달 후보로는 여자 개인혼영의 김서영(25·경북도청)이 유일하게 꼽힌다. 김서영은 5월 김천에서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개인혼영 200m·400m에서 가볍게 출전권을 챙겼다. 다만 주 종목인 200m에서 정상에 오르려면 헝가리의 ‘철의 여인’ 호스주나 중국의 예시웬(23), 일본의 오하시 유이(24) 등을 제쳐야 한다.
▶(왼쪽)2018년 10월 16일 전북 전주완산수영장에서 열린 제99회 전국체육대회 수영 여자일반부 계영 400m 결승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김서영이 시상대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 (오른쪽)중국 쑨양은 광주 세계대회 자유형 400m에서 4연패를 노린다. 쑨양이 2016년 8월 8일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수영 자유형 200m 경기에서 우승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한겨레
조성재·문재권·김민석 도전 눈길
임다솔(21·아산시청)도 5월 국가대표 선발전 여자배영 100m, 200m에서 한국 신기록을 세운 기세로 광주 세계대회 결선행을 목표로 고삐를 당기고 있다. 그는 허리 디스크를 극복한 불굴의 선수다. 이병호 대한수영연맹 경기이사는 “임다솔의 상승세가 무섭다. 광주대회를 통해 경험을 쌓으면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더 큰 결실을 거둘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자 자유형 800m, 1500m에서 한국 신기록을 세운 한다경(19·전북체육회)도 출사표를 냈다.
남자부의 조성재(18·서울체고)와 문재권(21·서귀포시청), 김민석(18·경기체고)도 광주 세계대회에서 눈여겨볼 선수들이다. 조성재는 평영 200m, 문재권은 평영 200m에서 국제수영연맹 기준기록 A를 통과했다. 김민석은 개인혼영 400m에서 대한수영연맹 기준기록을 통과했다. 조성재는 “아시안게임에서 경쟁했던 일본 선수들과 다시 붙어보고 싶다. 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얼마나 따라갈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패기를 보였다. 홈 팬들의 응원은 한국 선수들에게는 덤이다.
김창금 <한겨레> 기자
장비와 영법의 과학 0.01초 승부 가른다
거리와 영법이 다양해 금메달만 76개가 걸린 광주 세계대회는 올림픽 대회(46개)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 더욱이 단거리는 100분의 1초 차이로 희비가 갈리기도 한다. 선수들의 기록 향상을 위한 장비의 발전은 수영의 발달과 궤를 같이한다.
신기록이 가장 풍성했던 시기는 2009년이다. 당시 로마 세계대회에서 경영 종목에서만 83개의 기록이 쏟아졌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도 108개의 새 기록이 나왔다. 수영 역사에서는 기록 단축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시기다. 부력을 향상하고 저항을 줄이는 폴리우레탄 재질의 천과 전신을 감싼 인체공학적 디자인이 도입돼 기록 경신의 신천지를 열었다.
기록 단축이 너무 가팔라지면서 ‘기술 도핑’이라는 말까지 나오자 국제수영연맹(FINA)은 2010년부터 폴리우레탄을 추방하고 직물로 된 옷만 허용하는 식으로 규제를 가했다. 몸을 덮는 부위도 남자는 배꼽부터 무릎 위로 제한했다. 여자는 목을 덮거나 무릎 아래로 내려가는 수영복 착용이 금지됐다.
이후 롱 코스(50m)의 첫 세계기록은 2011년 상하이 세계대회에서 나왔다. 미국의 라이언 록티가 개인혼영 200m에서, 중국의 쑨양이 자유형 1500m에서 세계 신기록을 썼다. 이들은 훈련 기법의 과학화를 통해 한계를 넘어섰다. 2015년 러시아 카잔 대회에서 11개, 2017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대회 11개 등 신기록 행진은 이어진다. 여자부에서도 꾸준히 새 기록이 나오고 있다.
가장 최근인 2018년 8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유럽 대회에서는 클리멘트 콜레스니코프(러시아)가 배영 50m(24초00), 애덤 피티(영국)가 평영 100m(57초10)에서 세계기록을 생산했다. 2008∼2009년 ‘기록 대폭발’ 시기의 신기록도 깨지게 마련이다. 체력과 영법이 꾸준히 향상되고, 0.01초를 단축하려는 선수의 열정은 식지 않기 때문이다. 광주 세계대회에서는 과연 몇 개의 신기록이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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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