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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기운이 대지에도 완연하게 차 올랐다. 화창하고 따뜻한 날씨 속에 상춘객들이 꽃축제를 찾아 맘껏 야외에 나와 산책하며 감상하기에 분주하다. 봄에는 많은 꽃들이 봉오리와 꽃망울을 맺어 피어나지만 역시 샛노란 유채꽃이 제격이 아닌가 싶다. 며칠 전 가족과 함께 집에서 가까운 부산 강서구 대저생태공원에 노랗게 피어난 유채밭 축제에 갔다. 이곳은 전국에서도 가장 넓은 23만여 평의 면적에 유채밭 단지를 조성해 매년 4월 초중순이면 시내외에서 많은 인파들이 찾아온다. 유채밭에 활짝 피어 오른 유채꽃을 산책하면서 독특한 향기와 봄의 정취를 만끽하고 곳곳에서 사진 찍는 광경도 볼수 있다. 유채밭 간간이 바람개비까지 설치해 놓아 바람이 불면 뱅글뱅글 돌아가는 모습이 눈길을 끌기도 한다.
낙동강변에 위치해 강바람과 더불어 부산 도심의 아파트와 아름다운 산을 배경으로 깔고 있어 더 독특한 운치를 자아낸다. 특히 예비 신혼부부들이 야외로 나와 하얀 드레스를 걸치고 사진을 찍는 광경이 눈에 띈다. 그리고 이번에는 야간에 찾아오는 상춘객들을 위해 저녁 6시부터 밤 9시까지 구포대교 주변으로 야간축제도 열려 더욱 관심을 끈다.
또한 이색적인 한복이나 학창시절에 입었던 교복을 입고 유채꽃 밭을 거니는 것도 재미난 추억거리가 되기에 충분하다. 그 외 음악공연이 계속해서 열려 분위를 밝게 해 주고 특히 농촌 사진이나 농기구를 전시해 도시민들에게게 좀체 보기 힘든 농촌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해준다. 모내기와 당나귀 체험도 시민들에게는 소중한 체험의 계기를 제공해 준다.
그런데 상춘객 중에서 일부는 좋은 축제장에서 보여서는 안될 행태로 보는 이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한다. 유채꽃은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봄을 감상하기에 너무 좋은데 일부 사람들이 유채꽃을 꺾어 가져 가거나 사진을 찍느라 꽃을 짓이겨 망가뜨리기도 하고 아예 없던 길이 마구잡이로 다니다 보니 새로이 생겨 나기도 했다.
아무리 개인이 유채꽃을 보고 보관하기 위해 사진에 담는다 해도 유채꽃을 짓밟아 버리면서까지 사진 찍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 앞서는 이기적인 행위다. 또한 어린 묘목이 자라고 있는 곳은 줄을 쳐서 출입금지구역임에도 안쪽까지 들어가는 행위는 꼴불견이다. 아직 성장중이어서 더 자라면 훨씬 보기에 좋도록 기다려야 함에도 안에 들어가 유채꽃 성장에 지장을 주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 그리고 간간이 가져온 음식을 먹고 그 자리에 버려 주위 경관을 흐리게 하는 행위도 삼가야 한다. 과자봉지, 빈병과 캔, 일회용 컵, 나무젓가락, 휴지 등이 곳곳에 버려져 있었는데 가져온 음식이나 음료수는 먹고 마시되 남은 쓰레기는 가져가는 것이 공중도덕과 질서를 지키는 길이다.
또한 적절한 공터를 선점하여 자리를 차지하고 음주행위를 벌이고 있는 것도 보기에 좋지 않다. 누구든지 잠시 쉬고 바뀐 봄의 감상을 하러 오는 곳이어야 하는데 마치 개인 자리인 양 독점하고 먹고 마시는 것은 다른 상춘객들에게 불쾌감을 유발한다. 경제가 발전하고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선진국으로 가려면 이런 자연을 감상하는 자세와 문화도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우정렬 부산시 중구 망양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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