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만 보지 말고 주변환경 고려해 선택”

2019.04.20 위클리 공감 최신호 보기



청년이 묻고 유 교수가 답하다
청년 주거에 관한 당사자들의 고민은 뭘까. 대학생 30여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상에서 “청년 주거문제, 유현준 교수에게 물어보세요”를 진행했다. 하소연부터 기술혁신이 불러올 건축의 변화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졌다. 다음은 선정된 질문에 대한 유현준 교수의 친절한 답변이다.

-‘직방’과 ‘다방’ 같은 앱을 보아도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 선택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고, 비슷한 사진 속에서 어떠한 우선 순위로 첫 독립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처음으로 주거환경을 마련하고자 하는 청년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이지선(25)
=같은 값이면 개성 있는 공간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집 하나만 보지 말고 주변 환경 컨디션을 보세요. 내가 원하는 커피숍이 근처에 있는지, 공원이 근처에 있는지, 옥상을 내가 쓸 수 있는지, 집 앞에 계단이 있어서 통과 차량이 없는 동네인지…. 집은 5평이지만 주변에 내가 쓸 수 있는 공간이 100평 있다면 좋잖아요.

-학교 근처에는 나와 비슷한 친구들이 많이 살지만 서로 네트워크는 활발하지 않습니다. 배달음식을 같이 시켜 먹을 수 있었으면 하는데 이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건축적으로나 시스템적으로 개선방안이 궁금합니다. 송먹빈(가명, 23)
=방에서 방을 볼 수 있는 창문이 있으면 그런 느슨한 관계들이 구성원들끼리 생길 수 있어요. 한옥이 그런 구조거든요. 안방에서 창문 열면 마당 너머로 사랑채에 앉아 있는 사람과 서로 볼 수 있잖아요. 따로 또 같이의 개념이 만들어질 수 있는 거죠. 근데 지금 우리의 대부분의 집들은 파티션으로 나눠져 있기 때문에 단절되어 있어서 쉽지 않죠. 일단은 SNS 채팅방에서 해결하는 걸로.(웃음)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주거 문제와 관련한 교육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치솟는 서울 집값의 원인 등 청년들이 구조적으로 문제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시스템은 어떻게 구축할 수 있을까요? Dan(가명, 25)
=외국에는 그런 사례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건축 교육을 의무화해서 저학년 때 가르치게 한대요. 교육의 소프트웨어 부문은 제 전문 분야가 아니라서 여기까지만 이야기할게요. 일단은 제가 쓴 <어디서 살 것인가>와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필독하고 나서 친구들과 얘기를 나눠보시길.(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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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살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원하는 직장이 서울에 있어서 합격하면 바로 올라가 일을 하려고 하는데 집값이 너무 비싸더라고요. 일단은 고시원에서 살다가 돈이 좀 모이면 원룸으로 가려고 합니다. 서울에 사는 사람은 그것만으로도 또 하나의 스펙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월급 받아서 몇 십만원은 월세로 지출할 거고 그 사이 서울 친구들은 많은 걸 배우고 앞서 나갈 테죠. 또 저보다 많이 모아서 서울에 집을 사고 그 집에서 키운 애들이 또 직장을 다니면서 돈을 더 모을 것을 생각하니 괜히 씁쓸해져요. 이런 굴레를 정녕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요? 신나래(가명, 23)
=저도 미국에 있을 때 똑같은 걸 느꼈어요. 우리 부모님이 미국 사람이었으면 내가 여기서 이렇게 월세만 10년 넘게 내며 살진 않았을 텐데, 생각했었죠. 모기지(Mortgage)라도 내서 집을 샀으면 훨씬 더 나았겠다고 느끼기도 했고요. 해답은 아니지만 충분히 공감합니다.

-안전, 편리, 그리고 사생활 보호를 위해서는 사물인터넷(IoT)이 필연적으로 공유 주거환경에 필요합니다. 사물인터넷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되어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사물인터넷 기술이 발전되면 어떤 부분에서 기술 진전이 이루어져서 공유 공간의 효율성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신민상(21)
=재밌는 질문이네요. 사물인터넷이란게 인터렉션으로 바뀌는 걸 말하는 거잖아요. 자연을 디지털 기술로 대체하는 거거든요. 쉽게 말해 창문도 없는데 고해상 스크린에다가 스위스 호수 경치를 보여주는 식에요. 디스토피아입니다. 가짜만 남은 거 같아요. 물론 가짜와 진짜의 경계가 점점 없어지고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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