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OO’ 하다 보니 삶이 달라졌다

2019.04.15 위클리 공감 최신호 보기

8인 인터뷰

k

4년째 손발 맞춰 홍대클럽 공연도
나는 ‘퇴근 후 밴드’ 한다/ 조수진
-자기소개를 해달라.
=광화문에 자리한 언론사에 다니고 있어요. 7년 차 직장인입니다. 퇴근 후에는 키드블루스(KID BLUES)라는 밴드에서 음악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퇴근 후 밴드 활동을 하는 이유는?
=제가 활동하고 있는 키드블루스는 멤버 세 명 모두 직장인입니다. 보컬 겸 기타, 작곡을 맡은 노재화 씨는 헌법재판소에, 베이스 담당 김성은 씨는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 중입니다. 이렇게 직장인들로 이뤄진 멤버 구성 탓에 자연스레 퇴근 후 저녁 시간을 활용해 연습하고, 한 달에 한 번씩은 홍대클럽에서 공연도 하고 있습니다. 꾸준히 하다 보니 올해로 4년째 접어들었습니다.

l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후 밴드 활동의 변화는?
=클럽 공연이 있는 날이면 리허설 시간에 맞춰 도착하는 게 매번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회사 특성상 그날 이슈에 따라 퇴근 시간이 유동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18년 7월 이후 회사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어요. 직원 1인당 주 52시간 근무를 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죠. 덕분에 리허설 시간은 물론 연습 날에도 여유로운 저녁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습니다.
-퇴근 후 밴드 활동의 의미는?
=음악이 좋아 고등학교 때부터 교회에서 드럼을 치기 시작한 제게 밴드 활동은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퇴근 후 밴드 활동’을 이어가면서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멤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습니다. 앞으로도 멤버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음악적으로도 성장해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l

악기 연주 못 해도 싱어송라이터로
나는 ‘퇴근 후 강의’ 한다/ 하늘해
-자기소개를 해달라.
=여러 장의 음반을 냈고, 다양한 드라마 OST에도 참여한 싱어송라이터입니다. 현재 음악 활동과 더불어 ‘개러지 밴드’ 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개러지 밴드란?
=개러지 밴드는 아이폰 아이패드 기반에서 활용할 수 있는 IOS 전용 작곡 애플리케이션입니다. 모바일 기기만으로도 수많은 가상 악기를 활용해 연주가 가능하며 보컬이나 기타 실제 연주, 오디오 편집, 믹싱, 마스터링까지 최종 mp3로 제작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프로그램입니다. 악기 연주를 할 수 없는 분들을 위한 스마트 기능으로 코드(화음)만 입력하면 연주를 구현해 작곡이 훨씬 쉬워지고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분들도 자신만의 크리에이티브한 노래를 만들 수 있습니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수강생들의 변화는?
=수강생 대부분이 직장인이며 연령대는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해졌습니다.
-‘퇴근 후 개러지 밴드’ 수업의 의미는?
=이 수업의 취지가 ‘악기를 연주하지 못해도 싱어송라이터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지난 1년간 ‘퇴근 후 개러지 밴드’ 수업으로 9명의 싱어송라이터가 배출됐어요. 이들 음원도 국내외 음악 사이트를 통해 정식으로 들을 수 있죠. 수강생들은 발표한 곡들을 통해 자신의 삶을 노래하고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음원 발표하는 분들의 음악과 커버 이미지, 사진들을 위한 전시·공연도 준비 중입니다.

l

나의 내면 표현해 ‘할 수 있다’ 자신감
나는 ‘퇴근 후 작곡’한다/ 변정아
-자기소개를 해달라.
=직장인 10년 차, 사무직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2018년 6월에 개러지 밴드-자작곡 만들기 수업을 듣고 9월 ‘늦은 밤 문득’이라는 음원을 발표한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합니다.
-퇴근 후 작곡 수업을 듣는 이유는?
=어릴 때부터 노래를 만들어 부르고 싶다는 로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항상 현실적인 선택을 하며 그 로망은 뒤로 밀려나기만 했습니다. 주중에는 야근 등으로 수업을 듣기가 어려웠고, 주말에는 시간을 쪼개 외국어 학원 등 미래에 도움이 될 것들에만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이후 또 다른 자기 계발을 위해 퇴근 후 수업을 알아보던 중 작곡 수업을 접하게 됐습니다.
-퇴근 후 작곡 수업을 듣고 나서의 변화는?
=가장 큰 변화는 ‘나도 할 수 있구나!’라는 깨달음과 자신감입니다. 또한 수업을 통해 노래를 한 곡 만들고, 그 노래가 음원으로 출시되는 과정을 거치며 저 스스로 또 하나의 정체성을 갖게 된 것도 큰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퇴근 후 작곡 수업의 의미는?
=사무직으로 일하다 보니 제 개인적인 생각보다는 조직이 원하는 규범에만 맞춰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자작곡을 만들 때 저 자신의 이야기와 감성을 표현해야 한다는 게 많이 낯설고 어렵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퇴근 후 작곡’ 수업을 통해 저의 내면을 가사와 멜로디로 표현하면서 위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l

여행에 대한 시각 달리하는 힘 키워
나는 ‘퇴근 후 여행작가’ 한다/ 조상민
-자기소개를 해달라.
=50세에 접어든 중년입니다. 한때 대기업에 재직했고 이후에는 벤처기업, 개인 사업 등을 하다 2014년 경기도 양평으로 귀촌해서 살고 있습니다.
-퇴근 후 여행작가 수업을 듣는 이유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덕분에 심적으로 여유가 생긴 게 사실입니다. 이 시간을 활용해 매주 양평에서 서울까지 강좌를 듣기 위해 다녔습니다. 금요일 저녁 수업이라 술자리나 약속도 많을 시간이지만 저의 취미이자 미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선택한 수업입니다.
-여행작가 수업을 듣고 나서의 변화는?
=‘퇴근 후 여행작가’ 수업으로 오랜만에 글을 쓰고 고민하는 일들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블로그와 SNS를 관리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양평군의 SNS 서포터즈 활동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퇴근 후 여행작가 수업의 의미는?
=‘퇴근 후 작가’ 수업을 통해 여행에 대한 본질과 시각을 달리 갖는 힘을 키울 수 있게 돼 만족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여행작가의 삶과 여행자의 삶을 살아보는 것이 첫 번째 목표입니다. 두 번째는 양평 지역 자치센터 등에 여행작가 과정 강좌도 개설해보고 싶습니다.

l

동기와 정보·에세이 공유해 활력소
나는 ‘퇴근 후 여행작가’ 한다/ 오나래
-자기소개를 해달라.
=IT 업계의 중소기업에서 콜센터 시스템 관리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취미는 틈틈이 여행을 다니고, 그 여행 내용을 SNS나 나만의 공간에 기록하는 걸 즐깁니다. 한 달여 동안 북유럽 4개국을 일주한 내용을 담은 여행 에세이 <내가 처음 만난 북유럽>도 출간했습니다.
-퇴근 후 여행작가 수업을 듣는 이유는?
=첫 책을 출간한 후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더 좋은 글을 써보고자 여행작가 수업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습니다.
-여행작가 수업을 듣고 나서의 변화는?
=‘퇴근 후 여행작가’ 수업에서는 매주 한 번씩 글쓰기 과제를 줍니다. 이 과정을 거치며 주변 사람들로부터 글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글을 어떻게 써야 독자들이 더 공감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담아 글을 쓰기 시작했고, 글을 쓰는 데 자신감도 붙었습니다.
-퇴근 후 여행작가 수업의 의미는?
=업무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어낼까 고민할 때, 수업 들으러 가는 길은 여행을 가려고 출발할 때처럼 설레고 즐거운 일입니다. 수업을 같이 듣는 동기들과 소통을 통해 다양한 여행 정보, 여행 에세이도 많이 알게 돼 제게 활력소가 되는 시간입니다.

l

스스로의 삶 만들어가는 용기 얻어
나는 ‘퇴근 후 100일 글쓰기’ 한다/ 신유진

-자기소개를 해달라.
=낮에는 나무와 숲을 공부하고 밤엔 책 읽기와 글쓰기가 취미입니다. 제가 쓴 글을 통해 먼저 저 자신이 위로받고, 누군가도 공감해 위로받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어 노력 중입니다. 언젠가는 제가 하는 일에 대해서도 논문이라는 어려운 형태 말고, 쉽고 재미있는 글로 전달하고픈 꿈이 있어요.
-퇴근 후 글쓰기 수업을 듣는 이유는?
=처음엔 일상에서 ‘나를 위한’ 작은 변주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습니다. 다른 사람은 모르는 비밀스러운 나만의 작은 실천이 언젠가 제게 어떤 변화든 가져다줄 것이라는 기대로 시작했죠. 매일 전공이나 업무와 관련된 전문 서적, 논문, 보고서만 읽다 보니 한 달에 수필집 한 권 읽지 못하는 생활도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머리는 채워도 점점 가슴 한쪽이 메말라가는 것 같았거든요. 100일간 글을 쓰다 보면 나의 이야기가 무엇인지, 나다운 글이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l

-글쓰기 수업을 듣고 나서의 변화는?
=개인적인 글쓰기가 의외로 업무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개인 글이든 공식적인 글이든 상대방에게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 개연성과 논리를 갖춰야 하는 것은 동일하더라고요. 매일 글을 쓰고 고치면서 문맥을 생각하는 연습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퇴근 후 글쓰기 수업의 의미는?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을 마련하고 글을 쓰면서, 글을 완성하는 것뿐 아니라 스스로 삶을 만들어나가는 용기와 자신감을 불어넣어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l

평범한 직장인에서 아마 작가 변신
나는 ‘퇴근 후 드로잉’ 한다/ 박정민

-자기소개를 해달라.
=37세 직장인입니다. 아내와 얼마 전 돌을 맞이한 딸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퇴근 후 미술 수업을 듣는 이유는?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고 학창 시절 꿈이 만화가였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미술을 전공하지 못했습니다. 이후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제게 그림은 잊어버린 꿈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주말을 이용해 드로잉 수업을 듣게 되었고, 체계적인 드로잉 수업을 들으며 잃어버린 저의 반쪽을 찾은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직장인의 특성상 평일 수업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2018년 7월 이후 퇴근 시간이 빨라져 현재는 주중 퇴근 후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l

-미술 수업을 듣고 나서의 변화는?
=퇴근 후 피곤한 상태로 집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냈다면, 드로잉 수업 이후 새로운 활력소를 찾게 되었습니다. SNS를 통해 제가 그린 그림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면서 2018년에는 책 삽화를 그릴 기회도 잡았습니다. 수업이 없는 날은 일찍 퇴근해 집에서 ‘퇴근 일기’라는 제목의 웹툰도 개인 SNS에 올리고 있습니다. 드로잉 수업은 평범한 직장인인 저를 아마추어 작가로 변신하게 해주었습니다.
-퇴근 후 미술 수업의 의미는?
=잊고 있던 그림을 다시 찾게 해준 소중한 계기였습니다. 혼자 그림을 그렸다면 꾸준히 하기도 어렵고, 그림 실력이 빨리 늘지 못했을 겁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그리고 싶습니다.

l

언제라도 돌아와 다른 쉼이 되는 섬
나는 ‘퇴근 후 수묵’ 한다/ 홍성아

-자기소개를 해달라.
=미디어 관련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입니다. 퇴근 후에는 저녁 시간을 활용해 많은 수업을 들어왔습니다. 회사 일 외에 다른 세계로 진입하기 위한 목적이랄까. 직장인이 아니라 다른 개인으로 존재하는, 뭔가 다른 일을 하는 순간이 좋았습니다.
-퇴근 후 미술 수업을 듣는 이유는?
=21세기가 시작할 무렵에는 사진 강좌를 다녔는데, 그땐 회사 일이 너무 바빠 한 주에 하루도 힘들게 빼서 다녔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수묵 수업은 제게 다른 방식의 쉼이랄까, 일종의 편안함을 가져다줍니다.

l

-미술 수업을 듣고 나서의 변화는?
=어렵게만 느껴지던 그림을 부담 없이 그리게 해줬습니다. 한국화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됐는데 이전에는 똑같게만 보이던 사군자나 동양화도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전각과 서예 등도 다르게 보였고요. 제가 모르던 더 많은 세상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퇴근 후 미술 수업의 의미는?
=‘퇴근 후 수묵’ 수업은 제게 언제라도 돌아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제공해주는 섬입니다.

강민진 기자

관련기사

페이지 맨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