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훈센 총리가 3월 15일 총리 집무실인 프놈펜 평화궁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열린 서명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6박 7일에 걸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3국 국빈방문 일정 중 마지막 순방 국가인 캄보디아를 3월 14∼16일 방문했다. 3월 15일 오전(현지 시간) 훈센 캄보디아 총리와의 정상회담은 양 국민 간 우호 증진과 양국 간 상생 번영을 위한 협력 방안, 한반도 및 역내 평화와 한·아세안 협력 확대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
총리실에서 열린 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한국 정상으로서 10년 만인 이번 캄보디아 국빈방문을 통해 양국이 1997년 재수교 이래 발전시켜온 긴밀한 협력관계를 신남방정책을 통해 더욱 성숙하고 상생 번영하는 관계로 발전시켜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에 훈센 총리는 “문 대통령의 신남방정책을 적극 지지한다”며 “신남방정책 기조 아래서 앞으로 한·캄보디아 및 한·아세안 관계가 더욱 발전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월 15일 프놈펜 왕궁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노로돔 시하모니 국왕의 만찬사에 답사하고 있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긴밀 협력
두 정상은 양국 간 교역액이 당시 5400만 달러에서 2018년 9억 7000만 달러로 증가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향후 농업, 인프라 건설, 제조업, 금융업 등을 중심으로 상생 번영의 기반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캄보디아에 진출한 200여 개 한국 기업이 양국의 동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데 공감하고, 세금을 한국이나 캄보디아 한 곳에서만 낼 수 있는 이중과세방지협정 협상에 속도를 내 한국 기업의 지원 및 투자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2월 양국 기업의 합작투자로 문을 연 캄보디아 최초의 농산물 검역시설인 농산물 유통센터를 중심으로 농업 협력도 지속하기로 했다.
금융 분야의 경우 한국이 ‘국가지급결제시스템’을 상반기 내에 구축해 캄보디아 금융 인프라를 지원하기로 했으며, 한국 금융회사의 현지 진출을 돕기 위한 환경 조성에도 함께 힘쓰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3월 14일 캄보디아 프놈펜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화동들의 꽃다발을 받고 있다.
회담에서는 한국 정부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최대 7억 달러에 이르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을 캄보디아에 지원하는 내용의 ‘대외경제협력기금 차관에 대한 기본 약정’도 체결했다. 문 대통령은 “신남방정책을 통해 베트남에 이어 한국의 아세안 지역 2대 개발 협력 파트너인 캄보디아에 대한 지원이 확대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훈센 총리는 한국 정부의 지원에 감사의 뜻을 밝히고, 캄보디아의 경제 성장을 위한 협력을 지속하기를 희망했다.
회담을 마친 후 양 정상은 정부 간 협정 1건(2019~2023년 대외경제협력기금 차관에 관한 기본 약정)과 기관 간 약정 4건(마이크로그리드 및 충전소 보급사업 양해각서, 국립의과대학 부속병원 건립사업 차관공여계약, 투자 증진 협력 양해각서, 학술 협력 양해각서)의 서명식에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훈센 총리가 3월 15일 프놈펜 평화궁에서 열린 ‘한·캄보디아 비즈니스 포럼’에서 주요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 하고 있다.│연합
서명식 후 양 정상은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이번 회담의 주요 성과를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발표문에서 “우리는 양국 국민의 안전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기로 했다”며 “형사사법공조조약 문안이 타결돼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형사사법공조조약은 협정 당사국 간 형사사건에서 상호 공조를 통해 양국의 수사 효율성을 증진하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경제협력을 확대해 양국의 상생 번영을 촉진하기로 했다”며 “‘이중과세방지협정’을 조속히 타결하기로 했고, 농업·교통·인프라 분야 협력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역내 평화를 위한 양국 협력 방안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총리님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주셨다”며 “앞으로도 내전을 극복해낸 캄보디아의 지혜를 나눠달라”고 했다. 이어 “기후변화 등 비(非)전통 안보 문제도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한·메콩 산림협력센터’와 ‘아시아산림협력기구’를 중심으로 산림과 생물 보전 등에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캄보디아를 국빈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3월 16일 오전(현지시간) 캄보디아 시엠레아프(시엠립)에 있는 세계문화유산 앙코르와 트를 둘러보던 중 한국인 관광객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연합
“3개국 순방 성과, 경제 활력 높이게”
양 정상은 한·아세안 관계 증진을 위해 올해 말 열릴 예정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1차 한·메콩 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한·메콩 정상회의는 아세안의 개발 격차를 줄여 진정한 통합을 촉진하자는 취지로 훈센 총리께서 제안해주신 것이어서 더욱 뜻깊다”며 감사를 표했다.
훈센 총리는 “양국 관계를 강화하고 심화하는 것을 추진함에 있어서 (문 대통령의 방문은) 대단히 중요하다”며 “양자적인, 다자적인 프레임 워크 아래 (양국) 협력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아세안 3국 순방 마지막 날인 3월 16일 문 대통령은 캄보디아가 자랑하는 세계문화유산 앙코르와트를 방문했다. 문 대통령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앙코르와트 내 프레아피투 사원 복원 정비사업 현장으로, 이 정비사업은 한국이 직접 맡은 첫 세계유산 보존사업이다. 문 대통령은 김지서 한국문화재재단 팀장으로부터 복원사업 진행 상황을 들은 뒤 “우리가 하게 된 이상 성의를 다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캄보디아를 마지막으로 브루나이·말레이시아·캄보디아 아세안 3개국 순방을 마치고 3월 16일 귀국길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캄보디아 국민에 대한 존중이 더 깊어졌다. 나라마다 역사를 일궈온 자신들만의 저력이 있다는 걸 느꼈다. 앙코르와트는 캄보디아의 과거이자 곧 미래”라며 “‘메콩강의 기적’이 반드시 이뤄지리라는 확신이 든다”면서 귀국길에 오르기 전,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또한 “캄보디아는 지금 젊은 힘으로 연 7%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양국이 이번에 문안을 확정한 ‘형사사법공조조약’과 조속히 타결하기로 한 ‘이중과세방지협정’은 인적 교류와 경제협력을 넓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3월 15일 프놈펜 중심가에 세워진 독립기념탑을 찾아 헌화한 뒤 현지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연합
문 대통령은 이어 “아세안 3개국 순방의 성과가 우리 경제의 활력을 높일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대화 관계 수립 30주년이 되는 아세안은 우리가 추진하는 신남방정책의 동반자”라며 “가는 곳마다 우리 기업이 건설한 랜드마크가 있었고 협력의 힘을 확인했다”고 적었다. 또한 “현지 사회에서 우리 동포들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었고, 동포들이 쌓은 신뢰로 공동 번영의 미래를 낙관할 수 있었다. 국민 이상의 외교관은 없으며 국민이 곧 국력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고 했다.
김청연 기자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한·메콩 정상회의
2019년 11월에는 한·아세안 대화 관계 수립 30주년을 맞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가 한국에서 개최된다. 이는 2018년 문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개최한 제20차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제안하며 이루어졌다. 문 대통령은 2018년 11월 14일 한·아세안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 “한·아세안의 새로운 30년,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고 싶다”며 ‘2019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 개최를 공식 제안했다. 당시 아세안 10개국 정상은 모두 적극적인 지지와 절대적인 환영의 뜻을 밝히며 개최에 합의했다. 또 한·아세안 간 협력의 수준이 획기적으로 격상되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을 초청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한국과 북한이 함께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하게 되면 특별정상회의의 의미가 더 살아날 것이라고 평가하고, 이러한 노력이 가시화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한·아세안 정상회의 당시 급성장하고 있는 메콩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아세안 내 개발 격차 완화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계기에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 개최 의사도 표명했다. 이에 대해 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베트남·태국, 5개 메콩 국가 정상들은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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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