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1월 23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출범식에 참석해 돼지저금통에 기금이행약정서를 넣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한겨레
소셜벤처 육성
흔히 벤처기업이라고 하면, 실패 위험이 크지만 성공할 경우 높은 경제적 기대수익이 예상되는 신생기업을 말한다. 높은 위험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자본이득보다 사회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한다면 소셜벤처라고 부른다. 소셜벤처 사업가는 주로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의 형태로 창업한다. 정부가 이런 소셜벤처를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올해부터 본격 추진한다. 바로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이다.
금융위원회가 사회적금융 생태계 구축을 올해 주요 업무 과제로 채택했다. 사회적경제 분야에 공공부문 금융기관이 선도적으로 자금 공급을 확대한다는 게 첫 번째 실행 방안이다. 올해 자금공급 목표액은 2018년 계획치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2400억 원으로 책정했다. 세부적으로는 사회적기업진흥원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을 통한 대출이 860억 원, 신용보증기금과 지연신용보증재단의 보증 지원 1150억 원, 한국성장금융 등을 통한 투자펀드 조성으로 420억 원씩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신용협동조합이 지역의 사회적기업에 직접 출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신용협동조합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펀드 조성을 통한 투자와 신협의 출자는 단기간 내에 회수가 어렵다는 점에서 사실상 벤처투자와 같다.
5년 동안 3000억 규모 기금 운용
사회적경제의 기업 활동은 정부가 감당하기 어려운 사회 문제의 해결이나 완화에 기여한다. 다만 대부분 업력이 짧고 재무구조도 취약한 소규모 조직이어서 민간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렵다. 따라서 사회적금융의 생태계가 구축될 때까지 공공부문 금융기관에 선도적 역할을 맡긴다는 게 금융당국의 방침이다.
금융위는 민간 중심의 사회적금융 시장을 조성하기 위한 민관 협력사업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이를 위해 1월 23일 출범한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의 역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정부는 이 기금이 민간의 자발적 기부나 출연 등으로 먼저 재원을 마련하면 다양한 정책금융 자금을 연계(매칭)하는 방식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앞으로 5년 동안 3000억 원 규모의 기금 운용을 예상하고 있다. 용도는 △사회적경제 조직의 성장과 규모화에 필요한 출자금과 장기운영자금 공급 △사회 문제 해결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프로젝트 지원 △사회적금융 중개기관 육성과 시장기반 구축 등이다. 금융위는 신용정보원과 서민금융진흥원을 통해 사회적금융 담당기관이나 지원 대상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작업도 올해 3분기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사회적경제에 필요한 자금의 중개를 촉진하기 위해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사회적 가치 구현과 함께 혁신성까지 갖춘 소셜벤처 발굴과 육성에 적극 나선다. 우선 올해 모태펀드 출자를 통해 소셜벤처에 집중 투자하는 벤처펀드(소셜 임팩트 투자펀드)를 1000억 원 규모로 조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운영 성과를 봐가며 펀드 조성액을 단계적으로 늘려 2022년에는 5000억 원 규모로 키운다는 게 중기부 목표다. 펀드로부터 투자를 받는 소셜벤처는 기술보증기금의 우대보증 혜택도 적용된다. 기보는 2018년 300억 원이던 소셜벤처 보증 공급을 올해 700억 원, 2020년 1150억 원, 2022년에는 1500억 원까지 확대한다. 소셜펀드에 대한 기보의 보증 지원 계획은 2018년부터 시작해 5년 동안 누적으로 5000억 원에 이른다.
이에 앞서 중기부는 사회적경제의 민간 전문가 중심으로 ‘소셜벤처전문가협의회’를 구성해 소셜벤처의 판별 기준과 가치평가 모형을 개발했다. 소셜벤처로서 가져야 할 사회·경제적 가치의 지향성, 창출 역량, 기술과 서비스의 혁신성과 성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기준과 모형을 설계했다. 중기부는 이 기준과 모형을 정부 관련 부처, 지방자치단체, 대기업과 임팩트 투자사, 컨설팅 회사, 액셀러레이터(창업 기획자) 등에게 배포·공유해 소셜벤처 투자 및 지원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소셜벤처 투자에 필요한 평가 실무는 기보가 맡는다. 벤처확인 인증기관이기도 한 기보는 소셜벤처 집적지인 서울시 성수동에 이미 소셜벤처가치평가센터를 신설해 소셜벤처 발굴부터 금융 지원, 컨설팅 등 소셜벤처 창업과 성장을 위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G화학이 사회적기업과 사회적협동조합 관계자들 상대로 운영하는 소셜캠퍼스 | 한겨레
예비창업자 인큐베이팅 공간 확대
중기부는 대기업과 공기업의 사회적경제 지원 활동과 연계한 소셜벤처 창업 지원도 확대한다. 기업별 특성에 맞는 지원 활동 경험을 공유하면 유망한 소셜벤처를 발굴하기 쉽고 창업 성공률도 자연스럽게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가령 SK그룹은 사회적경제 지원의 사회적 성과를 화폐 단위로 산출하는 모형을 개발해 사회적성과인세티브(SPC)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데, 이를 소셜벤처 펀드의 투자 대상 선정에 차용할 수 있다. 또 LG그룹은 친환경 분야의 사회적기업 교육과 성장 지원에 강점이 있다. LG전자와 LG화학은 8년 동안 ‘LG소셜캠퍼스’를 운영하면서 창업 교육과 자금 지원, 무이자 대출, 사무공간 대여, 인재 개발 등으로 모두 130여억 원을 지원했다.
청년 소셜벤처 예비 창업자들을 상대로 한 인큐베이팅(보육) 공간도 전국적으로 늘어난다. 고용노동부와 사회적기업진흥원은 현재 전국 6곳에 개설한 ‘소셜캠퍼스 온(溫)’을 올해 안에 3곳을 추가해 모두 9곳으로 확대한다. 소셜캠퍼스 온에서는 사회적기업 인증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자나 창업 1년 미만의 소셜벤처를 상대로 사무공간 대여, 팀당 최대 5000만 원의 창업비용 제공, 협업 활동 주선, 성공사례 발표와 상담, 교육 등의 지원이 이뤄진다. 중기부는 지방의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소셜벤처 육성의 거점 기능을 추가하는 사업을 추진하다. 사회적경제에 대한 지역 수요와 지자체의 지원 의지를 기준으로 상반기 안에 지방 창조경제혁신센터에 공모한 뒤 최종적으로 4~5곳을 선정할 예정이다.
박순빈 기자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