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대형 민자사업 올해 앞당겨 착공

2019.03.25 최신호 보기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월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열린 ‘제10차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주재하며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기획재정부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광명~서울 고속도로 등 17조 5000억 원 규모의 대형 민간투자 사업의 착공을 앞당기기로 했다. 민자사업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고 일부 민자고속도로의 요금을 인하·동결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월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제10차 경제활력대책회의 겸 제9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이런 내용 등을 담은 민간투자사업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2020년 이후 착공이 예정됐던 12조 6000억 원 상당의 13개 대형 민자사업을 연내에 조기 착공하기로 했다. 환경영향평가와 주민 민원 등으로 지연된 대형 교통사업을 신속히 추진해 경기 회복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이런 차원에서 신안산선 복선전철(4조 1000억 원), 평택~익산 고속도로(3조 7000억 원), 광명~서울 고속도로(1조 8000억 원), 동북선 경전철(1조 6000억 원) 등 5개 대형 사업을 연내에 착공하기로 했다. 평택~익산 고속도로는 2014년 민간이 제안해 2017년 2월 실시협약까지 완료됐지만 환경영향평가 협의가 되지 않아 아직 착공되지 않고 있다. 광명~서울 고속도로도 2018년 2월 실시계획이 승인됐지만 주민 민원과 지방자치단체 협의 지연으로 일부 구간의 실시계획 승인이 유보돼 착공이 늦어지고 있다. 구미시 하수처리시설 등 환경시설과 대학 기숙사, 어린이집 등 8개 국민 생활밀착형 민자사업(6000억 원)은 4월까지 착공을 완료하기로 했다.

민간투자 대상시설 포괄주의로 확대
2020년 이후 추진 예정된 나머지 11개, 4조 9000억 원 규모의 민자사업도 착공 시기가 평균 10개월 단축된다. 주요 사업을 집중 관리하고 추진 단계별 기한 제한 규정을 신설해 착공 시기를 최대한 당기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민자적격성 조사 기간을 최장 1년으로, 실시협약 기간은 최대 18개월로 제한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용인시 에코타운과 위례~신사선 철도, 오산~용인 고속도로, 항만 개발, 부산시 승학터널, 천안시 하수처리장 현대화 등 6개 사업의 착공 시기가 2개월에서 최대 21개월까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예상했다. 올해 착공이 예상되는 민자사업까지 합치면 총 17조 5000억 원 규모의 민자사업이 계획보다 조기 착공되는 셈이다.
신규 민자 프로젝트 발굴 속도도 높인다. 서부선 도시철도와 대전 하수처리장 등 민자적격성 조사가 지연 중인 사업은 상반기 중에 조사를 완료하기로 했고, 민간투자 활성화 추진 협의회를 구성해 프로세스별 진행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환경시설 등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신규 민간투자 프로젝트도 적극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자적격성 조사 6달 이상 단축
현재 53개로 한정된 민간투자사업 대상시설은 규제 방식을 열거주의에서 포괄주의로 개선해 대폭 확대한다. 열거주의 방식에서는 법령 등에 명시되지 않으면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 이를 열거되지 않아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포괄주의로 개선하겠다는 뜻이다. 정부는 이런 내용의 민간투자법 개정안을 발의해 연내 입법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완충저류시설, 공공폐수관로 설치 사업에 민자 조달이 가능해져 1조 5000억 원 이상의 민간투자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자사업의 타당성을 평가하는 민자적격성 조사 절차도 개편된다. 민간 제안사업 검토기관을 기존의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 외 다른 전문기관으로 다원화하는 안을 추진한다. 국가재정법상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 사업은 민자적격성 조사에서도 경제성과 정책성 분석을 면제하도록 시행령도 개정하기로 했다. 법정 필수시설 등 예타 면제 대상 사업의 민자적격성 조사는 6개월 이상 단축한다.

신용보증기금으로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산업기반 신용보증’ 최고 한도액은 4000억 원에서 5000억 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민간사업 시행자의 조달 여력을 확대해 민간투자를 촉진한다는 취지다.
이번 대책에는 민자사업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조처도 포함됐다. 민간사업자의 배만 불린다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 지원액 등이 포함된 실시협약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사업단계별 추진 상황도 온라인으로 공개하도록 했다.
당초 예측보다 수익성이 좋은 민자고속도로의 요금은 인하·동결된다. 정부는 먼저 천안~논산, 구리~포천 고속도로 통행료를 연내에 인하하기로 했다. 안양~성남, 인천~김포 고속도로는 요금을 동결할 계획이다. 또 대구~부산, 서울~춘천 고속도로는 올해 안에 통행료 인하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각종 금융기관이 민자사업 추진을 위한 파이낸싱 기법을 독자 개발할 만큼 민자사업의 구조가 고도화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 금융위원회는 올해 혁신성장 분야에 2018년보다 6조 원 늘어난 53조 원 상당의 정책자금을 공급하는 내용 등을 담은 ‘혁신성장 지원을 위한 정책금융 효과성 제고 방안’을 보고했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주요 정책금융기관의 올해 자금 공급 규모는 417조 원으로 2018년보다 19조 원 늘었다.
정부는 정책금융의 효과성을 강화하기 위해 ‘혁신성장 인텔리전스 시스템’을 3월 15일 개통했다. 이 시스템은 혁신성장 분야 자금지원 이력과 수혜 기업의 재무·고용 성과를 통합관리·분석하는 역할을 한다. 정부는 이 시스템을 활용해 정보를 공유하고 지원계획을 조율하며 집행 실적을 점검할 예정이다.
정책금융과 민간 간 시너지 효과도 강화하기로 했다. 민간의 인큐베이팅이나 액셀러레이팅 등에서 발휘되는 전문성을 정책금융과 연계해 스타트업에 창업 공간을 제공하거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방식 등이 가능하다. 정책금융기관의 적극적 자금 공급을 유도하고 지원 효과가 높은 분야에 자금이 우선 배정될 수 있도록 기관 평가를 강화하고 이들 기관에 대한 예산·출자 등 환류시스템을 보강할 예정이다.

혁신성장 정책자금 위한 협의회 출범
정부는 주요 부처와 11개 정책금융기관으로 구성된 ‘혁신성장 정책금융협의회’도 15일 출범시켰다. 협의회는 혁신성장에 대한 정책금융자금 지원을 총괄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정부 측에선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이, 정책금융기관에선 산은 등 국책은행과 신보 등 보증기관, 신용정보원, 성장금융 등이 협의회를 구성한다.
홍 부총리는 “혁신적 분야로 정책자금이 원활히 공급돼 생산적 금융으로 변모할 수 있도록 효율성 제고, 시너지 창출, 평가·환류 시스템 보강 등 3가지 측면에서 개선책을 마련했다”면서 “자금을 적재적소에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정책금융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면 안건으로는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주요 법안 입법계획이 상정됐다. 홍 부총리는 “최저임금법, 근로기준법,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 데이터 경제 활성화 3법 등은 혁신성장과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3월 국회에서 신속하게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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