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저감 전국으로 확대… 민간도 규제

2019.02.18 최신호 보기


k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을 보인 1월 23일 오전 서울 시내와 한강이 뿌옇게 보인다. | 한겨레

시행 들어간 미세먼지 특별법

시·도 5년마다 종합계획 수립·보고
특별위원회·기획단·정보센터 신설

고농도 미세먼지 발령 휴대전화로
화력발전소·정유회사 가동 제한

어린이·노인 관련 시설 집중관리
5등급 차량 운행 제한·단속 강화

정부가 미세먼지 재난에 대한 더욱 체계적인 관리에 나섰다. 2018년 8월 제정된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이 2월 15일부터 시행됐다. 미세먼지 특별법이 시행되면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달라질까?
우선 미세먼지 농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경우 이를 저감하기 위한 권한과 조치를 지방자치단체에 부여했다. 그동안 법에 명시되지 않았던 PM10(입자 지름 10㎛ 이하)과 PM2.5(입자 지름 2.5㎛ 이하)의 명칭을 각각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로 정해 체계적인 관리를 명한 것이다. 따라서 전국 지자체는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고, 시·도지사는 이에 따른 시행계획을 마련해 추진한 뒤 그 실적을 매년 환경부에 보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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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공기정화시설 등 우선 지원
특별법은 그동안 수도권 지역의 공공기관에서만 시행된 비상저감조치를 비수도권 지역으로 확장시킨 데 큰 의의가 있다. 이전까지 민간 부문 참여는 자율에 맡겼지만 2월 15일부터는 민간 규제도 시작됐다. 또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 정책을 정부 차원에서 효율적으로 추진하고자 ‘미세먼지 특별위원회’와 ‘미세먼지 개선기획단’을 설치했으며, 미세먼지 배출량 산정·조사 업무는 새로 설치될 ‘국가미세먼지 정보센터’가 맡는다. 미세먼지 대책 수립을 위해선 배출원과 배출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하는데, 이를 정보센터를 이용해 효과적으로 분석한다.
고농도 미세먼지 발령은 다음 세 가지 기준 중 하나만 해당하더라도 내려진다. ① 당일 초미세먼지(PM2.5)의 평균 농도가 50㎍/㎥를 초과하고, 다음 날의 평균 농도가 50㎍/㎥를 초과할 것으로 예측되는 경우 ② 당일 초미세먼지 주의보(75㎍/㎥ 이상 2시간 지속)·경보(150㎍/㎥ 이상 2시간 지속)가 발령되고, 다음 날의 평균 농도가 50㎍/㎥를 초과할 것으로 예측되는 경우 ③ 다음 날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75㎍/㎥(매우 나쁨)를 초과할 것으로 예측되는 경우다. 고농도 미세먼지 발령이 나면 환경부나 시·도청에서 휴대전화로 안전 안내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에 대한 가동률 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는 점도 미세먼지 특별법의 큰 특징이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엄습할 경우,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화력발전소 가동도 제한할 수 있다. 이 외에도 1차 금속 제조업, 시멘트 제조사, 정유회사 등 미세먼지 다량배출 사업장은 비상저감조치에 의무적으로 참가해야 한다.
미세먼지를 저감시킬 뿐만 아니라 관리해주는 것도 이번 특별법의 목표다. 어린이, 노인 등이 이용하는 시설이 집중된 지역을 ‘미세먼지 집중관리 구역’으로 지정해 우선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대기오염 상시측정망 설치, 어린이 통학차량의 친환경 전환, 학교 공기정화시설 설치, 수목 식재, 공원 조성 등이 대표적이다. 미세먼지 취약계층의 범위도 구체화했다. 어린이와 영유아, 노인, 임산부, 호흡기 질환자, 심장 질환자 등 미세먼지 노출에 민감한 계층과 건설 현장 등 옥외 근로자와 교통시설 관리자처럼 미세먼지 노출 가능성이 큰 계층도 포함해 정부의 보호 대책을 한층 강화하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학교는 휴업하고 직장 역시 탄력적 근무제도를 운영할 수 있다. 성능을 인증받지 않은 미세먼지 간이측정기의 제작·수입을 전면 금지한다는 조항도 특별법에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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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경유차 교체 땐 세금 감면
이번 특별법의 시행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분야는 자동차다. 낡았거나 배출가스가 5등급인 차량은 운행을 제한한다. 또 지금까지는 수도권 공공기관 중심으로 시행한 차량 2부제를 민간도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에 등록된 차량 중 약 11.7%가 배출가스 5등급으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그중 경유차가 98.9%로 대부분이며, 2000∼2007년 등록한 차량이 전체의 81%나 된다. 질소산화물(NOx)은 대기 중에서 2차 생성 초미세먼지의 원인 물질로, 경유차는 휘발유차 평균 대비 28배 이상 배출한다. 수도권에서 운행 중인 경유차의 미세먼지 배출 비중이 22%(2015년 기준)로 매우 높고, 운행제한 시 1일 자동차 미세먼지 배출량의 52%를 절감할 수 있다고 조사됐다. 그 결과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면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은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 운행할 수 없다.

정부는 지방에서 수도권을 수시로 오가는 화물 차량과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후 경유차 교체 지원 정책도 펼친다. 2008년 12월 31일 이전 최초 등록된 경유 자동차를 소유한 운전자는 새 차를 살 때 개별소비세의 70%까지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정부는 클린디젤 정책도 공식 폐기해 주차료, 혼잡통행료 감면 등 과거 저공해 자동차로 인정받은 디젤차(95만 대) 혜택을 없앤다.
만약 이를 어기고 미세먼지 비상조치가 발령된 날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을 운전해 수도권 지역으로 진입하면 과태료 10만 원을 물게 된다. 운행제한 제외 대상 차량은 시·도 조례에서 예외적으로 규정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시내 37개 지점에 운영 중인 무인단속 카메라를 연내 50여 개 지점, 2020년까지 총 100개 지점으로 늘리고 이동형 단속 시스템을 도입해 단속을 철저히 할 계획이다. 실효성 없던 단속에서 벗어나 특별법 시행을 단단히 보조하기 위해서다.
차를 구매한 지 오래됐다면 배출가스 등급을 확인해보자. 콜센터(1833-7435)나 누리집(emissiongrade.mecar.or.kr)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내 차의 차량번호만 정확히 알면 된다.

심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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