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겨울 해가 막 넘어가면서 어둑어둑해진 1월 29일 오후, 서울 지하철 고속터미널역 8번 출구 앞에서 <빅이슈>를 판매하는 ‘빅판’ 오현석(49) 씨가 미소를 잃지 않으려 애쓰며 행인들에게 호소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이 희망입니다. 여러분께서 따뜻한 마음과 착한 마음, 인자한 마음으로 여러분의 행복을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감사 감사합니다. 아이 러브 유….”
오 씨는 한국에서 <빅이슈>가 처음 판매되기 시작한 2010년에 ‘빅판’이 되어 9년째 일을 계속하고 있다. 1년 만에 100만 원을 모았고 임대주택에 들어가면서 3년간의 노숙 생활을 끝낼 수 있었다.
<빅이슈>는 노숙인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잡지로 1991년 영국에서 시작되었고, 한국에선 2019년 현재 서울 58곳과 부산 5곳에서 판매되고 있다. 5000원짜리 한 권이 팔리면 절반이 빅판에게 돌아간다.
홈리스 월드컵에 출전한 적이 있는 오 씨는 요즘 신입 빅판의 교육도 한다.
“노력하면 할 수 있다. 제발 포기하지 마라. 이거 못하면 인생 포기다”라고 강조한다는 오 씨의 올해 목표는 열관리기능사2급 자격증을 따는 것이라고 했다. 희망 사항을 묻자 오 씨는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방탄소년단님들이 <빅이슈> 표지에 한번 출연해주시면 대박 날 거예요. 전국의 빅판과 노숙인들에게 큰 힘이 될 겁니다.”
사진·글 곽윤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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