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뒤덮인 파리를 황홀한 색채로 물들였던 프랑스 대표 여성작가의 작품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동명 영화를 바탕으로 순수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연극, 연말을 맞아 상연되는 발레 공연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인생의 막바지에서 젊은 날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미스터 모’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서정시로 사랑받는 세 시인이 함께 낸 시집까지 이번 주도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프랑스 대표 여성 작가가 펼치는 황홀한 색채
전시│마리 로랑생 전
제1·2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에 휩쓸렸던 파리를 황홀한 색채로 표현했던 마리 로랑생의 작품이 처음으로 한국에 소개된다. 로랑생은 입체파의 창시자로 불리는 조르주 브라크에게 재능을 인정받으며 화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피카소의 작업실이자 전 세계 젊은 예술가의 아지트기도 한 세탁선에서 여러 예술가들과 어울리며 재능을 꽃피웠다. 작업 초기 입체파와 야수파의 경향을 띤 작품을 주로 발표했고 이후에 색채를 섬세하게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만의 화풍을 만들어나갔다. 이번 전시에서는 유화, 수채화, 일러스트, 사진, 도서 등 총 160점의 작품이 출품돼 로랑생의 작품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망해볼 수 있다.
기간 2018년 3월 11일까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문의 02-396-3588
연말 수놓을 아름다운 춤사위
공연│호두까기인형
지난 2000년부터 매년 겨울 이어진 연말 공연의 스테디셀러. ‘호두까기인형’은 전 세계 곳곳의 크리스마스를 수놓은 다양한 버전 중 가장 웅장하고 화려한 볼쇼이발레단 버전으로 상연한다. 크리스마스이브, 마리의 집에서는 파티가 열린다. 마리는 대부 드로셀마이어에게 호두까기인형을 선물 받는다. 오빠 프리츠가 장난을 치다 인형이 부서져버려 슬픔에 잠긴 마리는 인형을 안고 울다가 잠이 든다. 마리의 꿈속에서 믿기 힘든 일이 펼쳐진다. 왕자로 변한 호두까기인형과 다른 장난감 인형이 생쥐와 전쟁을 벌이고 마리는 인형들을 도와 생쥐를 물리친다. 호두까기인형은 고마움의 뜻으로 마리를 크리스마스 랜드로 초대한다.
기간 12월 25일까지
장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문의 02-580-1300
마음으로 전하는 순수한 사랑
연극│블라인드
네덜란드 동명 영화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처음 상연하는 연극. 2007년 개봉된 원작은 제32회 토론토 국제영화제를 비롯한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주목받았다. 시각을 잃은 뒤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청년 루벤과 몸과 마음에 상처가 가득한 여자 마리가 마음으로 교감을 나누는 순수한 사랑을 담았다. 시각의 상실과 동시에 스스로 어둠 속에 갇힌 루벤은 책을 읽어주는 여자 마리를 통해 세상을 알아간다. 마리 또한 자신의 내면을 바라봐주는 루벤에게 마음을 열어가면서 둘은 조금씩 가까워진다. 하지만 아들이 상처가 많은 여자에게 마음을 주는 것을 원치 않는 루벤의 엄마와 루벤에게 일어난 예상치 못한 기적이 마리를 불안하게 만든다.
기간 2018년 2월 4일까지
장소 수현재씨어터
문의 02-3672-0900
시로 전하는 힐링
책│너무 멀리까지는 가지 말아라, 사랑아
아름답고 맑은 시로 사랑받는 세 명의 시인 나태주, 용혜원, 이정하가 함께 시집을 냈다. EBS FM ‘시 콘서트’에서 매주 월요일 ‘마음을 읽는 시테라피’ 코너에 게스트로 참여하는 삼인방이 독자에게 들려줬던 시를 수록했다. 나태주는 ‘풀꽃’으로, 용혜원은 ‘우리 서로 사랑할 수 있다면’, 이정하는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등으로 이름을 알렸다. 책은 크게 느낌, 동행, 소원, 약속 등 네 가지 섹션으로 구분돼 수록됐다. 시인마다 자선시를 소개하고 그 시를 쓰게 된 동기나 사연을 적어 독자의 흥미를 더한다. 자신의 경험담을 시인 특유의 아름다운 표현으로 풀어놓은 이야기들이 독자에게 감동과 위로를 전한다.
저자 나태주, 용혜원, 이정하(미래타임즈)
사람과 돈이 모이는 도시는 어떻게 디자인되는가
책│골목길 자본론
사람이 모이지 않는 도시는 존재 가치가 없다. 인구 소멸을 걱정하는 도시부터 낙후되고 슬럼화되는 도시까지 미래를 준비하는 많은 도시가 저마다의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다. 골목길은 도시경제의 다양한 공공재를 창출하는 자본이자 기억, 추억, 역사, 감성을 기록하고 신뢰와 유대, 문화를 창조하는 사회자본이다. 골목길이 어떻게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도시를 풍요롭게 할 수 있는지 경제학적 관점에서 풀어낸다. 저자는 도시재생으로 도시를 브랜딩해 골목길이 지니고 있는 잠재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서울 홍대, 성수동, 이태원 등 골목상권이 부흥한 곳을 예로 들며 골목의 변화가 도시에 어떻게 활력을 불어넣었는지를 설명한다.
저자 김영준, 모종린(다산3.0)
웹툰 원작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강철비
북한에서 쿠데타가 발생한 후 최정예요원 ‘엄철우(정우성 분)’가 치명상을 입은 북한 권력 1호와 함께 남한으로 내려오면서 펼치는 첩보액션 영화. 웹툰 <스틸레인>이 원작이다. 쿠데타가 발생한 북한은 전 세계를 상대로 선전포고를 하고 남한은 계엄령을 선포하면서 핵전쟁 위기에 빠진다. 북한 1호가 남한으로 내려왔다는 정보를 입수한 외교안보수석 ‘곽철우(곽도원 분)’는 전쟁을 막기 위해 엄철우에게 접근한다. 강철비의 영어 제목인 ‘STEEL RAIN’은 실제 존재하는 클러스터형 로켓 탄두의 별칭이다. 연출을 맡은 양우석 감독은 남북을 둘러싼 정황이 언제든 무서운 상황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것을 중의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이 제목을 붙였다.
개봉일 12월 14일
모든 삶은 영화다
영화│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부문에 초청돼 아시아진흥기구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카를로비바리, 프랑크푸르트, 부에노스아이레스 등 해외 유수한 영화제의 러브콜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는 전부 흑백으로 촬영했고 대화와 대사는 최소한만 썼다. 시골 마을 이발사 ‘모금산(기주봉 분)’은 어느 날 암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죽음이 다가오자 모금산은 영화감독 아들 ‘스데반(오정환 분)’과 아들의 여자친구 ‘예원(고원희 분)’을 불러 자작 시나리오 ‘사제 폭탄을 삼킨 남자’를 주고 영화를 만들라고 주문한다. 물론 주인공은 모금산 자신이다. 캠코더로 찰리 채플린 스타일의 영화를 찍으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나간다.
개봉일 12월 14일
장가현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