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과천과학관 자연사관을 방문하면, 마치 내 옆에 공룡이 뛰어다니는 듯하다. 이제 과학을 교실에서 책으로만 배우던 시절은 지났다. 최첨단 미디어 기술을 동원해 자연의 신비를 몸으로 느끼는 교육이 시작됐다.

▶ 자연사관의 디지털 지구 모형(SOS,Science on a sphere) ⓒC영상미디어
국립과천과학관은 우주와 지구, 생명의 탄생에서부터 현재의 다양한 생명에 이르기까지 138억 년의 역사를 탐구해볼 수 있는 자연사관을 리모델링해서 11월 1일 개관했다.
자연사관은 자연사 탐구의 목적과 우주와 원소, 태양계와 지구, 생명의 탄생을 전시하는 ‘탄생의 장’, 생명 탄생 이후 선캄브리아 누대에서 신생대까지 고생물과 인류의 진화를 전시하는 ‘진화의 장’, 현생 생물과 생태 환경의 다양성을 동물 표본 등으로 전시하는 ‘생명의 장’, 과학의 발전을 통해 밝혀진 생명의 진화를 추론해볼 수 있는 ‘탐구의 장’ 등으로 구성됐다.
공룡이 옆으로 지나가는 ‘증강현실’
자연사관은 단순 전시품 나열에서 벗어나 LED 조명으로 영상을 표현하는 미디어파사드, 초대형 디스플레이, 증강현실(AR) 등이 대거 적용된 융합형 전시관으로 거듭났다.
이번에 공개하는 신규 전시품은 ‘세계 최대의 종려나무 잎 화석’을 실제 크기로 표현한 미디어파사드, ‘탄생, 모든 것의 시작’을 주제로 한 대형 와이드 영상, ‘산호 수족관’과 이어지게 구현한 디지털 수족관, 공룡 모형이 살아 움직이는 ‘중생대 공룡의 언덕’ 등이 있다.
자연사관의 입구에 들어서면 가로 2.4m, 세로 4.3m나 되는 거대한 화석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5000만 년 전인 신생대 에오세에 살았던 종려나무 잎 화석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종려나무 잎 화석으로 이미 크기에서 관람객을 압도한다. ‘세계 최대의 종려나무 잎 화석’ 미디어파사드는 이 화석을 발굴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영상전시물로서 관람객들에게 화석이 지니는 가치와 의미를 전달해준다.
‘탄생, 모든 것의 시작’을 주제로 한 4k급 3면 와이드 영상은 빅뱅을 시작으로 물질의 탄생, 초신성 폭발, 태양계와 지구의 탄생, 생명의 시작에 이르기까지의 상황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연출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우주 탄생을 증명하는 소립자의 흔적과 원소를 직접 관찰할 수 있으며, 1947년 아르헨티나에 떨어진 약 45㎏의 철운석을 만져볼 수도 있다.

▶ 새로 개관한 자연사관의 중생대 공룡 뼈 화석 모형 ⓒC영상미디어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중생대 공룡 화석이다. 스테고사우루스를 비롯해 거대한 공룡 화석이 관람객의 눈길을 잡아끈다. 공룡 화석 반대편에는 신생대 대형 포유류 화석이 놓여 있다. 7년생 매머드 화석이나 거대 아르마딜로 같은 동물을 볼 수 있다. 벽면에 설치된 스크린은 증강현실 기술이 적용돼 관람객들 사이로 공룡이 지나다니는 모습을 스크린으로 감상할 수 있다. 마치 공룡이 내 옆에서 뛰어다니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지질 시대를 나타내는 ‘진화의 장’을 지나 현생 생물을 보여주는 ‘생명의 장’에는 현생 생물의 표본과 실제 생물을 볼 수 있다. 산호 수족관에는 열대 지방의 산호와 열대어를 전시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영화 ‘니모를 찾아서’로 유명한 흰동가리가 생생하게 움직이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다. 우리나라 토종 민물어종이 자라는 수조 또한 이곳에서 볼 수 있다.

▶ 1 자연사관의 라이브진화센터 2 자연사관의 디지털 수족관 3 미래상상 SF관의 우주식물 ⓒC영상미디어
디지털 수족관에서는 수중 생물의 생생한 모습을 담은 영상이 상영된다. ‘산호 수족관’과 연결된 디지털 수족관은 근해에서 심해에 이르는 해양생태계를 몰입감 있게 보여주고, 실제 수족관과 디지털 영상의 부드러운 연출로 사실적인 생태 탐구와 함께 감성적인 힐링을 체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동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 가는 식물은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관람객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전시물로 마련했다. 간단한 퀴즈를 통해 식물의 분류나 구조를 알아보도록 했다.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호기심을 갖고 스스로 문제를 풀 수 있도록 구성됐다.
‘탐구의 장’에서는 현미경으로 세포를 관찰하거나 현생 인류의 조상 화석 모형을 만지며 크기를 가늠해보는 등 호기심 많은 관람객이 직접 전시물을 만지고 탐구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국립과천과학관 관계자는 “이번에 재개관하는 자연사관에서는 우주와 지구, 생명의 탄생과 변화의 과정을 최신 과학기술을 활용해 더욱 생생하게 관람할 수 있다”며 “더 나아가 자연과 생명 그리고 인류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고, 인간과 과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래 식량 ‘곤충’ 직접 맛보는 식용곤충특별전
국립과천과학관, ‘곤충 고소애는 더 고소해’ 개최
국립과천과학관은 11월 8일부터 12월 3일까지 2층 중앙홀에서 식용곤충특별전 ‘곤충 고소애는 더 고소해’를 개최한다. ‘고소애’는 농촌진흥청에서 대국민 공모를 통해 선정한 갈색거저리(mealworm beetle) 애벌레의 애칭이다.
이번 특별전은 관람객에게 다양한 곤충요리와 제품을 소개하고, 직접 맛보고 평가할 기회를 제공해 ‘곤충’이 유망한 ‘미래 식량’임을 알리고자 기획됐다.
전시는 ‘다양한 곤충 먹거리’, ‘생활 속 곤충’, ‘나의 생각’, ‘곤충산업의 현재와 미래’의 4개 주제로 구성됐다.
전시회에서는 메뚜기와 고소애를 고명으로 얹은 비빔밥, 고소애 가루를 넣어 반죽한 수제비, 스파게티, 캔디와 초콜릿 등 곤충을 식재료로 한 다양한 한식과 양식, 그리고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식용곤충 제품 등을 소개한다. 또 곤충과 육류의 영양 성분 및 사육환경과 비용 등을 비교하고 분석해 곤충이 경제적이며, 영양적으로도 우수한 친환경 식량자원임을 설명한다. 과천과학관 상설전시장에 전시됐으며 입장 관람객이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과천과학관 누리집(www.sciencecenter.go.kr)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정현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