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에만 식중독이 발생할 것이라고 알고 있다면 오해다. 겨울철에도 식중독 환자가 다수 나타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식중독은 사계절 모두 생길 수 있으나 특히 겨울철에는 낮은 온도에서 활성화되는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이 많이 발생한다.
겨울철 식중독을 초래하는 세균은 노로바이러스, 퍼프린젠스, 황색포도상구균, 캠필로박터 등이 있으나 이 중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 발생 비율이 가장 높다. 최근 5년(2012~2016년)간 겨울철 평균 발생 건수 및 환자 수는 노로바이러스 25건(465명), 퍼프린젠스 3건(45명), 황색포도상구균 2건(35명), 캠필로박터 1건(61명)이었다.
같은 기간 월별로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발생 추이를 따지면 11월 7건(181명), 12월 12건(238명), 1월 8건(147명), 2월 5건(80명)으로 날씨가 추워지는 11월부터 발생이 두드러졌다. 지난해에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에서 면역력이 낮은 유아를 중심으로 노로바이러스 감염이 증가했다. 2012년 2건(42명)에 불과했던 발생 건수 및 환자 수는 2016년 17건(321명)으로 크게 늘었다.
노로바이러스는 감염성이 매우 강해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등으로 감염이 가능하다. 영하 20도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도 장시간 생존하며 소독제와 다양한 환경에 저항성이 현저히 높다. 급성기 환자의 경우 대변 1g당 1억 개, 구토물 1g당 100만 개의 바이러스 입자가 존재하고 단 10개의 바이러스 입자로도 감염될 수 있다.

철저한 개인·식품 위생 관리 필요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발생 경로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지하수, 해수 등이 채소, 과일류, 패류, 해조류 등을 오염시켜 음식으로 감염되거나 노로바이러스 감염자와의 직간접적인 접촉을 통해서도 전파될 수 있다.
주요 증상은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복통이고 때에 따라 두통, 오한 및 근육통을 느끼기도 한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24~48시간 이후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빠르면 12시간 뒤 증상이 사라지기도 하나, 증상이 사라진 후에도 감염자의 구토물이나 배설물에는 2주 동안 바이러스가 잔존할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을 피하기 위해서는 개인위생 및 식품위생에 보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우선 개인위생 관리 요령으로는 화장실 사용 후, 귀가 후, 조리 전에 손 씻기 생활화가 필수다. 노로바이러스는 입자가 작고 표면 부착력이 강해 30초 이상 비누나 세정제를 이용한 뒤 흐르는 물로 헹궈야 한다. 구토 등 노로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될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의사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환자의 침, 오염된 손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어 화장실, 변기, 문손잡이 등을 가정용 염소 소독제를 40배 희석해 소독하는 게 좋다. 특히 환자의 구토물은 오염이 확산되지 않도록 위생용 비닐장갑을 착용한 채 치우고 바닥은 반드시 소독해야 한다. 굴 등 수산물은 되도록 익혀 먹고 지하수는 반드시 끓여서 마실 것을 권고한다. 노로바이러스는 열에 강하기 때문에 조리 음식은 중심온도 85도에서 1분 이상 익혀야 한다.
집단급식소, 음식점 등 조리실 내 위생관리도 철저히 신경 써야 한다.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있는 사람은 식품 조리를 즉시 중단하고 증상이 회복된 후 최소 일주일 이상 조리에 참여하지 말아야 한다. 또 조리 기구는 열탕 또는 염소 소독으로 철저하게 세척 및 소독하고 조리대와 개수대는 중성세제나 200배 희석한 염소 소독제로 소독해야 한다.
오염된 지하수가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의 원인 중 하나인 만큼 관련 예방 요령도 준수해야 한다. 수질 검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해 오염 여부를 확인하고 지하수가 하천수, 정화조 오염수 등의 유입으로 오염되지 않도록 지하수 관정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물탱크는 6개월에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청소하고 오염이 의심될 때는 지하수 사용을 중지하고 검사를 실시한다. 집단급식소에서 식품용수를 지하수를 사용할 경우에는 용수 저장탱크에 염소 자동주입기 등 소독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이근하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