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G2’ 정상과 만난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되는 아세안(ASEAN)+3 정상회의 및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연이어 참석하는 등 11월 초부터 중순까지 활발한 양자 및 다자 정상외교를 펼친다.
11월 7∼8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년 만에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한다.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서울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등 한반도 안보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정상회담 의제는 무엇보다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하고, 북한에 최대한의 제재와 압력을 가해 대화의 장으로 끌어낼 수 있도록 한미 간 공조를 더욱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문 대통령이 지난 10월 27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 접견에서 언급한 미국 첨단전략자산의 획득·개발 관련 의제도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6월 말 미국 워싱턴과 9월 뉴욕에서 가진 회담에 이어 세 번째로 만나는 양 정상은 대북 문제를 최우선 의제로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개정 협상을 앞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 등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한미 정상회담 의제와 공동언론발표문 준비 외에도 국빈의 격에 맞는 의전과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에서 일정을 차질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기 위한 실무적 대비도 철저히 한다는 방침이다.
청와대는 11월 7일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환영하는 공식 환영 행사를 열고, 정상회담 종료 후에는 공동 언론 발표와 국빈 만찬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공식 일정 외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우의를 보여줄 수 있는 ‘친교의 시간’도 준비했다.
지난 6월 문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했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백악관 3층의 개인 공간을 문 대통령에게 보여준 것처럼 우의를 다지기 위한 깜짝 이벤트도 준비했다. 청와대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기간에 주한미군 평택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백악관 발표에 따라 지원 사항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우방국의 정상이자 25년 만에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하는 미국 대통령인 만큼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예우를 다할 것”이라며 “국빈으로 모시는 데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 1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21일 미국 뉴욕 롯데팰리스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7월 6일 독일 베를린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첫 한중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끝나자마자 인도네시아 방문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ASEAN+3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3개국 순방길에 오른다. APEC 및 ASEAN+3 정상회의 참석과 동남아 순방은 문 대통령의 취임 후 처음이다. 동남아 순방에서 북핵 외교와 우리 외교의 다변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신(新)북방정책과 짝을 이루는 신(新)남방정책을 천명할 계획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11월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8년도 예산안 국회 제출에 따른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취임 후 첫 동남아 순방외교
주요 일정을 살펴보면 우선 11월 8일부터 10일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은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한 최종 일정을 조율해 조만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11월 10일과 11일 양일간 베트남 다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이어 13일과 1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되는 ASEAN+3 정상회의 및 동아시아정상회의에 연이어 참석한다. 이 기간 동안 문 대통령은 양자 및 다자간 정상외교 등을 통해 다양한 협력 방안을 도모할 계획이다. 특히 투자처를 다변화하기 위한 각종 경협 사업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외교부는 10월 31일 누리집을 통해 최근 남관표 국가안보실 제2차장과 콩쉬안유 중화인민공화국 외교부 부장조리 간 진행돼왔던 한중 양국의 사드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문제 등과 관련해 협의 결과문을 게재했다.
남관표 차장은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11월 10∼11일 베트남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양측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재차 확인했으며, 모든 외교적 수단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기로 재천명했다. 또한 이를 위해 양측은 전략적 소통과 협력을 더욱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APEC에서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
한국은 중국의 사드 문제 관련 입장과 우려를 인식하고 한국에 배치된 사드 체계는 그 본래 배치 목적에 따라 제3국을 겨냥하지 않는 것으로서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해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국은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해 한국에 배치된 사드 체계를 반대한다고 재천명했다. 동시에 중국은 한국이 표명한 입장에 유의했으며, 한국이 관련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하기를 희망했다. 이에 양측은 양국 군사당국 간 채널을 통해 중국이 우려하는 사드 관련 문제에 대해 소통해나가기로 합의했다.
또한 중국은 MD 구축, 사드 추가 배치, 한미일 군사협력 등과 관련해 중국 정부의 입장과 우려를 천명했고, 한국은 그간 한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밝혀온 관련 입장을 다시 설명했다.
양측은 한중 관계를 매우 중시하며, 양측 간 공동 문서의 정신에 따라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발전적으로 추진해나가는 한편 한중 간 교류 협력 강화가 양측의 공동 이익에 부합된다는 데 공감하고 모든 분야의 교류 협력을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조속히 회복시켜나가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상회담과 관련해 남관표 차장은 “양국 정상회담의 개최 합의는 한중 관계 개선과 관련 양국 간 협의 결과에 언급된 모든 분야의 교류 협력을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조속히 회복시켜나가기로 한 합의 이행의 첫 단계 조치”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양국은 11월 13∼1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기간 중 문 대통령과 리커창 총리와의 회담도 추진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오동룡│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