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7박 8일간의 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 등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11월 15일 귀국했다.
청와대는 이번 동남아 순방을 통해 신남방정책의 핵심요소인 아세안과의 미래공동체 발전 기반을 다지는 등 우리 외교의 지평을 넓히고, 외교안보 정책의 밑그림을 완성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지난 7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9월 유엔 방문에 이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아세안+3 정상회의·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 다자 정상외교를 통해 북핵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공고히 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은 국제사회의 지지 및 협력의 공고화를 이끌어냈다. 중국(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 러시아(메드베데프 총리) 등 주변 4국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등 아세안 핵심국가 정상들과의 양자회담을 통해 우리정부의 북핵 불용,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및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구축, 제재와 압박 강화를 통한 북한의 비핵화 대화 복귀 유도 노력에 대한 지지 및 협력을 확보했다.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하여 아세안 및 동아시아 정상회의 회원국들로부터 안보리 결의의 철저한 이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월 11일 베트남 다낭 크라운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
특히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와의 잇따른 회담으로 얼어붙었던 한중관계 정상화에 합의한 것은 이번 순방의 최대 성과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신남방정책 세계에 천명

▶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이 11월 11일 베트남 다낭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 문재인 대통령이 11월 13일 필리핀 마닐라 필리핀국제컨벤션센터(PICC)에서 로드리고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

▶ 문재인 대통령과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이 11월 11일 베트남 다낭 시청사에서 열린 ‘한·베트남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아세안과의 관계를 대폭 강화하기 위한 신남방정책을 천명했고 그에 대한 아세안 각국의 공감과 지지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순방을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시 주석, 리 총리와의 연쇄 회담을 통해 중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중국과 한국 양국 간에 새 시대를 열기 위한 새로운 출발에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월 9일 첫 방문국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양국 주요 경제 관련 인사들이 참석한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포럼에서 신남방정책 구상을 대외적으로 천명한 데 이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내용의 ‘한·아세안 공동 번영과 평화를 위한 공동비전 성명’을 채택했다.
이 밖에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포럼(11월 9일)과, 아세안 기업투자 서밋(11월 13일), 각종 정상회담을 통해 한·아세안 관계를 한 차원 더 발전시키기 위한 미래공동체 구상을 소개하고 지지와 협력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아세안 각국은 우리의 비전 실현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호응했다.
또 지속 가능한 포용적 성장을 위한 실질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 및 베트남, 필리핀, 싱가포르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인프라 구축, 방산 협력, 중소기업 및 4차 산업혁명 관련 협력 등을 통해 한·아세안이 공동 번영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했다.
인도네시아 방문 때 ‘산업협력 MOU’, ‘교통협력 MOU’ 및 ‘보건협력 MOU’ 체결 등을 통해 서민생활 향상 및 일자리 창출과 연계될 수 있는 분야의 협력 강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 김정숙 여사가 11월 10일 베트남 땀끼시 땀따잉 벽화마을을 방문, 마을 주민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

▶ (위)문재인 대통령이 11월 13일 필리핀 마닐라 솔레어호텔에서 열린 아세안 기업투자 서밋(ABIS)에 특별 연설자로 참석해 참가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아래)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1월 14일 필리핀 마카티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평창동계올림픽 홍보 행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11월 10일 베트남 다낭으로 향한 문 대통령은 이튿날 APEC 정상회의에 참석, 우리 정부의 ‘사람 중심 지속성장’ 전략을 소개하고 APEC 차원의 포용성과 혁신 증진을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11월 1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취임 후 두 번째 정상회담을 하고 지난 10월 31일 발표된 한중 관계 개선 내용을 재확인하는 등 모든 분야에서의 교류협력 정상화에 합의했다. 이 자리에서 시진핑 주석은 문 대통령의 12월 중국 방문을 초청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월 12일 필리핀 마닐라로 이동, 2박 3일에 걸친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일정에 돌입했다. 문 대통령은 13일 아세안 기업투자 서밋에서 신남방정책의 비전과 실행 로드맵을 통해 아세안과의 협력관계를 한반도 주변 4강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내용의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소개하고 회원국들의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냈다.
‘아세안 기업투자 서밋’의 특별 연설자로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아세안과 한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동반자이고, 아세안은 한국의 제2위 교역 상대이자 투자처이며 한국도 아세안의 다섯 번째 교역국”이라면서 “단순히 경제적인 이유만은 아니다. 아세안과 한국은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고, 지난 역사 속에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준 친구”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아세안과 더욱 더 가까운 친구가 되려고 한다”면서 “한반도 주변 4대국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아세안 주요국에 특사 파견한 점을 언급하면서 역사의 소중한 경험을 우리의 비전으로 되살린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밝혔다. 또 한·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 정상회의, 동아시아 정상회의에 잇따라 참석, 아세안의 미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1월 14일 필리핀 마닐라에 마련된 젠호텔 중앙기자실을 방문해 APEC, 아세안 정상회담 등 첫 동남아 순방 성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리커창과도 ‘실질협력 강화’ 협의
문 대통령은 특히 시진핑 국가 주석을 만난 지 이틀 만인 11월 13일 중국의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리커창 총리와 회담을 하고 사드 문제와 관련한 경제적 보복조치 해제를 넘어 양국의 실질협력을 강화해나간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사드 문제로 침체됐던 한중 관계로 인해 한국의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점을 환기시킨 뒤 우리 기업들의 애로가 해소되고 양국 간 경제·문화·관광 교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리 총리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11월 14일에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와의 회담을 통해 극동 개발을 포함해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한·유라시아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위한 실무 협의를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문 대통령이 제안한 ‘9개의 다리 전략’에 대한 정부 간 논의를 심화하기로 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함께 11월 9일 보고르 대통령궁에서 기념식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

▶ 6 문재인 대통령이 11월 14일 필리핀 마닐라 PICC 양자회담장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러시아와의 회담에서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 해소 및 가스, 철도, 항만, 전력, 북극 항로 등 신북방정책의 ‘9개 다리(9-Bridge) 전략’ 이행을 위한 실질 협력을 강화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인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도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홍보에 전력했다. 각국 정상들과 면담을 할 때마다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진정한 평화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아세안 양측 국민 간 상호 방문 및 교류 확대를 통해 서로 간의 이해 및 우의를 돈독히 할 수 있도록 각국의 협력을 요청했다.
이정현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