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9명은 미세먼지 오염이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그중 80%는 미세먼지가 건강을 위협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109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미세먼지에 대한 인식조사’를 보면 오염도가 ‘심각’하다고 응답한 이들 중 83.2%가 ‘건강에 위협이 된다’고 답했다. 특히 미세먼지 저감에 대한 시민 참여 의식을 조사한 결과, 대다수가 미세먼지 저감에 동참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미세먼지가 고농도로 발생한 날에는 차량 2부제 등 운행 제한이 시행된다면 84.5%가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고, 미세먼지 저감 시민실천운동에도 72.4%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
지난 11월 7일 수도권 지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졌다. 2017년 세계경제포럼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136개국 중 초미세먼지 지표 130위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비율을 보면 76%는 배기가스가 화학반응을 하면서 만들어지는 미세먼지, 24%는 직접 배출되는 미세먼지다. 국내 미세먼지 발생 요인 중 가장 심각한 것은 노후 경유차다. 영국 등 적지 않은 나라가 노후 경유차의 도심 진입에 적극적으로 패널티를 부과하는 이유다.
▶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녹색서울시민위원회’를 비롯한 37개 환경 시민단체들이 ‘대중교통 이용의 날’을 맞아 ‘미세먼지 저감 시민 실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독일에서는 오염물질 고배출 자동차의 출입을 제한하는 ‘도심환경보호구역’ 제도를 시행 중이다. 인구 10만 이상의 도시 대부분이 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모든 차량은 미세먼지 배출량에 따라 녹색, 황색, 적색 스티커를 부착해야 하고 불이행 시 과징금과 벌점이 부과된다. 일본의 경우 수도권을 중심으로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 디젤 차량의 운행을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고농도 미세먼지 주범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경유차를 줄이기 위해 ‘클린디젤 정책’을 폐기하기로 했다. 공공 부문은 2030년까지 경유차를 아예 없애고, 소상공인의 노후 경유트럭 폐차 지원도 확대한다.
▶ 1 지난 3월 31일 경기 화성시 양감면에서 열린 ‘2018 신혼부부 나무심기’ 행사 ⓒ뉴시스
2 서울시는 시내 37개 지점에 설치한 운행 제한 CCTV 80대를 활용해 서울에 진입한 노후 경유차를 포착한다. ⓒ뉴시스
노후 경유차의 경우 저공해 조치에 동참한다
서울시는 앞서 2015년부터 건설기계를 포함한 노후 운행차 총 8만 7566대에 대해 저공해 조치를 완료했다. 또 2005년 이전 노후 경유차에 대해 조기폐차 등 저공해 사업을 진행하고 ‘서울형 운행 제한 제도’를 강력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노후 경유차 감축을 위해 대기환경 개선 효과가 높은 조기폐차 위주로 저공해 사업을 전면 개편할 방침이다. 2005년 이전에 등록된 노후 경유차 소유자는 조기폐차 및 DPF 저감장치 부착 등 저공해 조치를 할 경우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친환경 보일러로 미세먼지 줄인다
가정용 보일러는 겨울철 생활필수품이지만 초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을 다량 배출한다. 난방·발전 부문은 서울지역 초미세먼지 발생의 가장 큰 비율인 39%를 차지하는데 특히 이 중에서도 가정용 보일러가 차지하는 비율은 46%에 이른다.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는 높은 열효율로 일반보일러에 비해 난방비가 연 13만 원 정도 더 저렴하고, 초미세먼지의 주요 원인물질인 질소산화물 배출은 1/10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서울시는 지난 2015년부터 일반보일러를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로 교체하는 가정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10년 이상 된 노후 일반보일러 25만 대를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로 교체할 경우 연간 1988만㎥ 도시가스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이는 3만 3424가구가 1년 동안 사용 가능한 양이다.
차량 2부제에 동참한다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중 하나는 ‘차량 2부제’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자가용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미세먼지 배출량을 줄이는 데 동참한다. 프랑스 파리의 경우 2016년까지 ‘미세먼지가 심한 날 대중교통을 무료로 제공하는 정책’을 통해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효과가 있었다. 현재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 교통비를 할인해주는 정책으로 바뀌어 추진되고 있다. 한국은 현재 공공 부문 위주인 비상저감조치를 민간 부문에도 의무적으로 적용한다. 기존에는 비상저감조치 시 공공 부문에 차량 2부제가 적용되고 민간은 자율참여 방식이었지만, 내년 2월 15일부터는 민간 차량도 배출가스 등급 등에 따라 운행이 제한된다.
생활 속 ‘나무심기’로 도심 숲 만든다
서울을 비롯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나무심기’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환경재단은 ‘에브리데이 식목데이!’라는 슬로건으로 수도권대기환경청 및 개인 후원자들의 기부금을 모아 나무심기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2019년 국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10대 지역밀착형 생활 사회간접자본 사업’으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도시 바람길 숲’과 ‘미세먼지 차단 숲’을 만든다. 독일의 경우 도시 안에 ‘도시 바람길 숲’을 조성해 도시의 외곽 산림과 도심의 숲을 선형으로 연결한다. 건물을 지을 때도 이에 맞춰 건축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도심에 숲이 생기면 공기 순환이 원활해져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이 배출돼 먼지를 저감할 수 있다.
생활 속 미세먼지 대처법
1 외출 전 뉴스나 인터넷 등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한 후 보통 이상일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되도록 외출을 자제한다.
2 외출에서 돌아온 후에는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서 보관하고 공기에 노출되는 손과 얼굴, 목 주변은 바로 씻도록 한다.
3 체내에 축적된 먼지를 배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물이다. 물은 기관지의 섬모나 폐포를 마르지 않게 만들어 미세먼지 배출을 도와주고 체내 수분을 높여 중금속의 혈중 농도를 낮추고 소변을 통해 배출을 도와준다.
4 체내의 배출을 돕는 또 하나의 일등공신은 바로 해조류다. 미역, 다시마, 파래, 매생이 등에 들어 있는 끈적끈적한 성분은 미세먼지와 중금속 배출을 돕는다.
5 과일 중에서는 배와 귤이 좋다. 배는 기관지 염증을 줄여주는 성분이 풍부해 꾸준히 섭취하는 게 좋다. 귤은 체내 염증 반응을 억제해주며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6 채소 중에서는 미나리와 마늘, 브로콜리가 유익하다. 미나리는 대표적인 알칼리성 채소로서 미세먼지로 인해 산성화된 우리 몸을 중화하고 혈액을 정화해 해독작용을 돕는다. 마늘은 항암 효과 외에도 중금속 성분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염증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 브로콜리는 폐에 붙은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