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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국가대표팀 부부 감독 장반석·김민정

2017.07.24

유럽은 마을 곳곳에 있는 빙상장에서 가족이나 동네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 컬링을 즐기는 모습이 흔한 풍경이다. 이 때문에 컬링은 가족 결속력을 위해 취미로 시작했다가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가족이 많은 편이다. 우리나라 컬링 남녀 국가대표팀 감독 역시 부부다. 평창에서 컬링 역사상 첫 메달 획득을 함께 꿈꾸고 있는 장반석·김민정 감독을 만났다.

 

컬링 국가대표팀 부부 감독 장반석 김미정

ⓒC영상미디어

초등학교 동창인 두 사람은 6학년 때 같은 반이 되면서 서로를 알게 됐다. 이들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10여 년간 같은 동네에서 살았지만 학업 때문에 자주 만날 기회가 없었다. 20대 초반 운동 동호회를 통해 다시 만나기 시작한 두 사람은 관심사를 공유하며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이들이 함께한 운동은 바로 컬링이었다. 빙상장에서 땀 흘리며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갈수록 둘의 사이는 더욱 끈끈해졌다. 친구 사이였던 두 사람은 2010년 결혼에 골인하며 부부가 됐다. 컬링 남자·믹스더블 국가대표팀 장반석 감독과 여자 국가대표팀 김민정 감독 이야기다.

선의의 경쟁은 실력 향상의 지름길

장반석 감독은 “컬링은 공격과 방어가 동시에 일어나는 스포츠라 바둑과 체스처럼 몇 수 앞을 내다보고 작전을 짜야 한다”면서 “팀원 간의 밀접한 호흡이 매우 중요해 시합 도중 선수들 간의 대화가 유달리 많은 종목”이라고 말했다. 컬링은 각각 4명으로 구성된 두 팀이 빙판에서 둥글고 납작한 스톤을 미끄러뜨려 표적 안에 넣어 득점을 겨루는 경기다.
 
김민정 감독은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는 게 바로 가족”이라며 “우리 팀에는 이런 찰떡 호흡을 자랑하는 선수가 많다”고 자랑했다. 컬링은 다른 종목과 달리 우수한 선수들을 선발해 팀을 꾸리는 방식이 아니다. 팀워크가 중요하기 때문에 선발전에서 성적이 가장 뛰어난 팀이 국가대표가 돼 올림픽에 출전한다.

지난 5월 평창동계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경북체육회 컬링팀은 남녀팀(4인조)과 믹스더블팀(혼성 2인조) 등 내년 올림픽 컬링 3개 종목의 국가대표팀을 석권했다. 경북체육회 남자팀은 현 국가대표팀인 강원도청을 꺾고 새로이 태극 마크의 주인공이 됐고, 여자팀은 여고생 돌풍의 주역인 송현고를 제압했다. 믹스더블팀은 접전 끝에 강원도청을 물리쳤다.
 
그 비결은 바로 가족의 힘이었다. 대표팀을 이끄는 감독은 부부인 데다 선수들은 형제자매거나 친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남자 대표팀의 김민찬 선수는 김민정 감독의 동생이다. 여자 대표팀의 김영미 선수와 김경애 선수는 자매고, 남자팀의 이기복 선수와 믹스더블팀의 이기정 선수는 쌍둥이 형제다. 다른 팀원들도 대부분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방과 후 활동으로 컬링을 하면서 함께 자란 친구 사이이다.

경북체육회 컬링팀에 가족 선수가 유달리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김민정 감독은 “경북컬링훈련원은 한국 최초로 서양 스포츠클럽을 모델로 건립됐다”면서 “이런 시설이 경북 의성에 있기에 어렸을 때부터 컬링을 알고 시작한 지역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두 감독 모두 올림픽은 첫 경험이다. 김민정 감독은 2013년에 소치동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대표팀 선발전에 경북체육회 컬링팀 소속 선수로 경기에 출전한 경험이 있다. 당시 패배하는 바람에 올림픽의 꿈이 좌절됐다. 이제 그는 감독으로서 올림픽 진출의 꿈을 이루게 됐다. 김 감독은 “우리 팀은 가족, 친구 등 끈끈한 인연으로 맺어진 팀이기 때문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면서 “평창에서의 메달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2월 강릉컬링센터에서 올림픽 테스트이벤트로 열린 세계주니어컬링선수권에서 남자팀이 10개국 중 1위를 했다. 22세 이하 선수가 출전한 대회여서 현 대표선수인 이기정·이기복 쌍둥이 형제도 포함돼 있었다. 장반석 감독은 “남녀 대표팀은 물론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믹스더블팀도 메달을 노리고 있다”며 “일찌감치 믹스더블을 전략 종목으로 삼고 3년째 이기정 선수와 장혜지 선수가 호흡을 맞추고 있으며 홈 이점도 크다”고 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첫 정식 종목이 된 믹스더블은 남녀 선수 각각 1명씩 팀을 이뤄 혼성으로 경기를 펼친다.

두 감독은 빙상장은 물론 집에서도 온통 컬링 생각뿐이다. 장 감독은 “부부가 감독이라 서로 컬링에 대해 얘기하고 공부하는 경우가 많아 아이들도 컬링 박사일 정도”라면서 “특히 28개월 된 작은 아들이 컬링 경기 자세를 따라 하고 콜사인을 할 때면 우리가 컬링에 단단히 빠져 있음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두 감독은 평창동계올림픽이라는 큰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양궁 대표팀의 장영술 감독을 만나 조언을 구했다. 관중의 엄청난 함성 속에서도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경기를 치르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다. 장영술 감독은 올림픽을 앞두고 양궁 대표팀 선수들의 집중력 향상을 위해 야구장 등 소음이 큰 곳을 훈련 장소로 택하는 훈련법으로 화제를 모았다. 김 감독은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남자팀의 우승이 먼저 확정됐는데 그걸 보고 동기부여가 됐다”면서 “우리 부부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서로 성장해나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향한 두 감독의 목표는 메달 획득만이 아니었다. 이들은 평창을 통해 컬링에 대한 국민의 시각이 바뀌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컬링이 대중적인 관심과 애정을 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거예요. 컬링은 누구든지 기초 자세를 연습하면 단기간에 시합이 가능할 정도로 쉽고 재미있는 생활체육입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컬링이 가족 스포츠이자 두뇌 스포츠라는 점이 국민 여러분께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김태형 | 위클리 공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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