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된 5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는 새 정부 출범을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취임선서 행사가 열렸다. 2016년 10월 이후 광화문광장을 밝힌 촛불은 문 대통령의 지난 194일간의 고뇌와 환희의 여정을 상징한다. 탄핵정국부터 청와대 입성까지 새 대통령과 함께한 사건들과 모습을 화보로 담아보았다.
▶ 2016년 12월 1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촛불집회를 갖고 있다. ⓒ연합
▶ 2016년 11월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가해 촛불을 들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연합
▶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1월 14일 서울 광화문광장 촛불집회에 참석해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
▶ 2016년 12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탄핵 추진과 관련해 ‘국민이 이깁니다’라는 주제로 호소연설을 하고 있는 문재인대통령. ⓒ연합
2016년 10월 29일, 정권 비선실세들의 국정농단에 분노한 첫 촛불집회가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대통령 하야’를 주장하는 국민 2만여 명이 모였다. 이후 주말마다 촛불집회가 열렸다. ‘하야’ 여론은 ‘퇴진’을 거쳐 ‘탄핵’으로 바뀌었다. 그해 12월 9일 국회에서 대통령탄핵소추안이 가결됐고,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안이 인용됐다. 문재인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은 탄핵정국 내내 국민들과 함께했다. “이것이 나라냐” 고 절규한 국민들에게 ‘나라다운 나라’에 대한 꿈을 제시했다. “정의가 흐르는 나라”, “국민이 진정한 주권자로서 삶을 영위하는 나라”를 외쳤다.
▶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벽보 사진 ⓒ연합
▶ 문재인 후보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제19대 대통령 후보자 충청권역 순회투표장에 입장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
▶ (왼쪽부터) 4월 6일 전남 목포신항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인양된 세월호 현장을 둘러본 뒤 목포신항 담장에 노란 리본을 매달았다. 4월 7일 경기 평택시 공군작전사령부를 방문, 대공방어대에서 칸포 훈련을 참관한 뒤 병사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
▶ 2016년 11월 28일 대전 유성구 충남대 인근 커피숍에서 시국대화를 마치고서 셀카를 찍고 있다. ⓒ연합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5월 3일 거제시 거붕백병원을 방문해 조선소 크레인 전도 사고로 숨진 삼성중공업 노동자의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
마침내 5월 9일 역사상 첫 보궐선거로 치러진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문재인 후보는 득표율 41.1%(1342만 3,800표)로 대통령이 됐다. 이튿날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은 아침 일찍 국립서울현충원에 참배한 뒤 국회 로텐더홀에서 취임선서 행사를 갖고 바로 임기를 시작했다. 화려한 취임행사도, 외교사절도, 축하공연도 없는 조촐한 취임선서 행사이었지만 세계 각국에서 축전이 쏟아졌고,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담아 경건하게 치러졌다.
취임선서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국군 교향악단의 연주 팡파르에 맞춰 입장해 내빈들에게 허리 숙여 인사했다. 애국가를 제창하는 등 국민의례를 하고 난 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해 묵념을 할 때 문 대통령은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눈을 감았다.
묵념을 마친 문 대통령은 연단으로 나와 오른손을 들어 올려 취임선서를 했다. 문 대통령은 선서를 마친 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했다.
▶ (좌) 첫날인 5월 10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국무총리와 가정보원장 내정자, 비서실장, 경호실장 인선 발표를 하고 있다. (오른쪽 위부터)1일 신임 수석·비서관들과 청와대 본관을 나와 차담회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5월10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사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통화를 했다. 현충탑에 참배 후 방명록에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대통령!’이라고 썼다. ⓒ연합
▶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부인 김정숙 여사와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에 참배하고 있다. ⓒ연합
▶ (위)문재인 대통령이 5월 10일 국회에서 청와대로 향하는 차 안에서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아래) 5월 10일 취임선서 행사가 열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연합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감사합니다”로 시작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은 소통과 국민대통합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이뤄졌다.
권위주의 문화를 청산하고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 상식이 통하는 공정한 사회, 지역과 계층은 물론 이념과 세대갈등을 뛰어넘는 통합의 새시대를 열겠다는 각오가 오롯이 담겼다.
광화문 대통령이 되어 국민과 소탈하게 만나겠다는 신념은 국회에서 청와대로 이동하는 전용차의 속도를 최대한 늦추고 창을 열어 ‘대통령 문재인’을 연호하는 환영인파에 손을 흔들어 화답하는 모습으로 드러났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로 이동하던 중에 청와대 앞 분수대 삼거리에서 열린 주민 환영행사에 참석했다. 오후 1시 10분쯤 문 대통령이 모습을 보이자 문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던 청운효자·삼청·사직동 주민 200여 명이 환호를 보냈다. 주민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꽃다발과 함께 ‘훈민정음 제자해’를 전달했다. 청운효자동 일대에서 태어난 세종대왕처럼 국정을 운영해달라는 의미다. 주민들은 문 대통령을 향해 “축하합니다”, “주민이 된 것을 환영합니다”, “건강한 나라를 만들어주세요” 등 축하인사를 건넸다. 주민들의 환호에 화답한 문 대통령은 오후 1시 16분쯤 다시 경호차량에 탑승해 청와대에 입성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첫 업무로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지시했다.
장가현|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