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제작 인력의 열악한 노동환경, 불공정거래 관행 등 방송영상산업 내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이 마련됐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12월 1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제5차 방송영상산업 진흥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12월 13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재한 현안점검조정회의에 상정된 ‘콘텐츠 산업 진흥 기본계획’의 후속 대책으로 2022년까지 시행할 세부 계획이 담겼다.
‘사람이 있는 방송콘텐츠, 함께 성장하는 산업’이라는 비전에 따라 ▲공정·상생 생태계 조성 ▲산업 혁신성장 기반 구축 ▲해외 진출·확산 지원 등 3개 추진 방향과 10대 추진 전략, 45개 과제를 세웠다.
문체부 콘텐츠 제작지원사업부터 노동환경이 달라진다. 제작진과 개별 근로계약을 맺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최저임금, 4대 보험료 등 제작사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편당 제작지원비를 내년부터 20~30%로 상향 조정한다. 지원사업 평가기준에 ‘노동인권’ 항목을 신설해 임금체불 이력이 있는 제작사는 감점을 받는다. 방송 분야에 특화된 노무교육과 표준계약서 교육, 성폭력 예방 교육 등도 대폭 강화된다.
노동환경 개선, 다양한 콘텐츠 지원에 집중
방송 분야 표준계약서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조치도 시행된다. 한국정책방송원(KTV) 등 공공채널에서부터 표준계약서가 완전히 정착될 수 있도록 해당 공공기관 평가지표에 표준계약서 사용 여부를 반영한다. 문체부·방송통신위원회 등 범부처 합동으로 외주거래 실태조사, 방송제작 노동환경 실태조사를 정기적으로 추진한다. 표준계약서 활용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방송 분야 공정지수’를 개발해 우수 사업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제작사 관리를 강화해 임금체불 등 고용관계법을 위반한 제작사에 영업제재를 할 수 있는 법 개정을 추진한다.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맞춰 웹드라마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방송영상콘텐츠 분야도 지원한다. 내년부터 ‘포맷랩(Format Lab)’ 3개소를 새로 선정해 포맷업계와 함께 현장실무형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해마다 130억 원 규모로 방송영상프로그램 제작비·인건비에 대한 저리 융자프로그램을 만든다.
‘국제방송영상마켓(BCWW)’을 아시아 최대 시장으로 키워 우리 방송영상콘텐츠가 해외로 뻗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든다. ‘부산콘텐츠마켓(BCM)’은 지역관광과 연계해 상·하반기 양대 시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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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있는 방송콘텐츠, 함께 성장하는 산업
방송영상산업 전반을 둘러싼 환경 변화가 급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기술·장르 간 융합이 본격화되고, 매체·제작·유통, 콘텐츠 소비자 등 전 분야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이 같은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시대적 요구와 사회적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향후 5년을 대비하는 ‘방송영상산업 진흥 중장기 계획’(우리나라 방송영상산업의 발전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방송법 92조에 따라 수립·시행)을 내실 있게 마련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방송영상산업 진흥 중장기 계획’의 세 가지 주요 추진 방향은 ▲공정·상생의 생태계 조성 ▲산업 혁신성장 기반 구축 ▲해외 진출 및 글로벌 확산 지원이다.
첫째, 방송영상산업의 공정·상생 생태계 조성을 위해 방송 제작 인력의 근로환경을 개선하고, 공정한 방송영상산업의 거래 환경을 조성하며, 표준계약서의 실효성을 강화하고 방송영상독립제작사 관리를 체계화한다.
둘째, 방송영상산업의 혁신성장 기반 구축을 위해 포맷랩을 운영하고, 뉴미디어 콘텐츠의 지원을 다각화한다. 또한 제작시설을 고도화하고, 방송·드라마 모태펀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뿐만 아니라 방송영상산업의 건강한 체력 유지를 위해 제작·인프라·금융·인력 양성 분야에서 다양한 영양분을 공급할 계획이다.
방송영상산업에 다양한 영양분 공급을 위한 확고한 의지
마지막으로 한류의 해외 진출과 글로벌 확산을 위해 국제방송영상마켓의 위상을 강화하고, 해외 수출 및 투자 유치를 확대하는 한편 국가·사업자 간 교류 협력과 해외 저작권 보호 활동 등 해외 교류 지원도 다양화한다.
방송영상산업은 스마트 미디어를 통해 시공간적 제약에서 벗어나 유비쿼터스 방식으로 다양해지고 있으며, OTT 등 방송콘텐츠를 소비하는 형태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이 같은 시대적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미래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마련한 이 중장기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되어 ‘사람이 있는 방송콘텐츠, 함께 성장하는 산업’이라는 방송영상산업 분야의 비전을 꼭 달성할 수 있길 기대한다.
또한 방송영상콘텐츠와 이를 제작하는 주체들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현실 속에서 미래 방송영상산업의 진흥을 주도할 관련법이 마련되기를 기대해본다.
김명중│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