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1호 인터넷 전문은행이 돛을 올렸다. 금융권에 새로운 형태의 은행이 인가된 것은 평화은행 이후 24년 만의 일로, 인터넷 전문은행 K뱅크는 이르면 내년 1월 말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12월 14일 정례회의를 열고 K뱅크의 은행업 영위를 본인가했다고 밝혔다. K뱅크는 두 달여 동안 자본금 요건, 자금 조달방안 적정성, 주주 구성계획, 사업계획, 임직원 요건, 인력 및 영업시설, 전산체계 요건 등 꼼꼼한 인가 요건 심사를 거쳐 본인가를 받았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K뱅크 컨소시엄 (우리은행, GS리테일, 다날, 한화생명보험, KT)과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카카오, 한국투자금융지주, KB국민은행 등)에 예비인가를 내줬다.
금융위원회는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지 않는 ‘전자금융거래법’상 전자금융 거래의 방법으로 은행업을 영위해야 한다는 점을 부대조건으로 달았다. 즉 은행이 CD, ATM, 컴퓨터, 전화기 등 전자적 장치를 통해 금융상품·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용자는 은행 종사자와 직접 대면하거나 의사소통을 하지 않고 자동화된 방식으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번 본인가로 K뱅크는 금융결제원 지급결제망 최종 연계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1월 말에서 2월 초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인터넷 전문은행 K뱅크 준비법인 사옥. ⓒ뉴스1
K뱅크는 비대면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중금리·간편 소액 대출, 수수료 0%대의 직불결제 등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기존 은행 서비스의 전면 비대면화를 통해 10분 내로 비대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100% 비대면 종합은행’을 선보인다는 것이 목표다. 또한 빅데이터 기반의 신용평가로 리스크를 낮춘 중금리 대출을 핵심 수익 모델로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24시간 365일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은행을 바탕으로, 스마트폰만 있으면 신용카드 없이도 결제가 가능한 직불결제를 상용화하는 한편 주주사인 GS리테일의 편의점 CD와 ATM도 활용할 방침이다.
금융결제원 지급결제망 연계
내년 1월 말~2월 초 본격 영업
인터넷 전문은행 연착륙을 위한 정부의 지원책도 마련됐다. 먼저 정부는 ‘인터넷 전문은행 현장지원반(가칭)’을 한시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특히 금융감독원은 내년 1월 중순부터 K뱅크 현장에서 은행 영업 개시 관련 애로요인을 즉시 해소하고, 전산 보안과 소비자 보호 등에 대한 컨설팅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당국은 이날 K뱅크 주주인 NH투자증권의 동일인(비금융 주력자) 주식 보유 한도(4%) 초과 신청도 승인했다. 현재 K뱅크는 우리은행(지분율 10%), GS리테일(10%), 다날(10%), 한화생명보험(10%), KT(8%)가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인터넷 전문은행이 탄생한 만큼 은행 임직원과 금융당국 모두 막중한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갖고 준비해달라"면서 "철저한 소비자 보호방안과 전산 보안 리스크 방지방안을 마련하고 관리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위원장은 "중신용자와 청년층에 대한 중금리 대출과 결제·지급 수수료 인하 등 신규 서비스를 제공해 폭넓은 경쟁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우리 금융산업이 해외에 진출하는 데 선봉장 역할을 수행해달라"고 주문했다.
글· 박샛별(위클리 공감 기자) 2016.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