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경운동연합은 1993년 창립해 생명·평화·생태·참여의 가치를 지향하는 비영리 시민단체다. 그동안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 줄이기는 물론 물·하천, 녹지·생태, 기후변화·에너지, 대기·교통 등 우리 삶 전반에 걸쳐 환경 이슈를 던졌다. 결국 환경을 위하는 일이 인간의 미래를 더 행복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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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년 전에는 미세먼지가 일상생활을 불편하게 할지 몰랐다. 미세 플라스틱이 수산물을 통해 밥상에 오를지도 몰랐다. 10~20년 후에 어떤 요소가 환경적 위협으로 다가와 우리의 삶을 뒤흔들지 모를 일이다. 환경이 파괴된다면 삶의 만족도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
환경과 공존한다는 인식은 기본, 변화가 필요하다. 거창한 참여가 부담스럽다면 일상의 작은 실천부터 해보자. 어렵지 않다. 텀블러·장바구니 사용, 일회용품 사용 안 하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등 누구나 알고 있는 작은 일들이면 충분하다.
▼ 2018 올해의 단어 ‘일회용’… 환경보호 내 삶과 밀접한 일
영국 사전출판사 콜린스가 ‘2018 올해의 단어’로 ‘일회용’을 선정했어요.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일회용 제품이 지목된 것은 그만큼 세계인의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뜻이죠. 물론 일회용품이 주는 편리함이 큰지라 일회용품을 안 쓰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아요. 그럼에도 환경운동과 관련 없는 일반 시민들이 자문을 구하러 오는 경우가 늘고 있어요. 플라스틱 제품과 빨대 사용을 안 하는 모임을 자발적으로 만들어나가고 있고요.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거죠. 이러한 흐름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삶과도 밀접한 일이라 생각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졌으면 해요. 플라스틱 사용을 두고 여러 입장이 갈리기도 하지만 다양한 목소리가 있을수록 좋은 방안이 나올 수 있는 거잖아요. 개인뿐 아니라 기업에서도 인식의 변화가 보여요. 과거 나무를 심거나 쓰레기 줍는 일을 환경 측면에서 사회공헌이라고 바라봤다면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고 일회용품을 덜 사용하는 일이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고 사회공헌 측면에 이바지한다고 인식하는 거예요. 다만 정부에서 이러한 현상에 기준을 잡아줬으면 좋겠어요. 가령 기업이 플라스틱 빨대 대신 생분해되는 빨대를 만들려고 오래전부터 준비했지만 아직 정부 차원의 기준이 없어 어려워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처럼요. 정부가 기준을 만든다면 기업은 거기에 맞춰 제품 개발에 힘쓸 텐데 말이죠. 환경에 대한 관심이 켜져가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친환경 신소재나 R&D 등의 예산을 더 확보해주면 좋겠어요.
김현경(36) 자원순환 활동가
◀ 시민참여형 에너지 전환으로 건강한 사회 이뤄요
에너지 전환 일을 담당하고 있어요. 환경문제가 엄청 심각함에도 우리는 아직 경제 논리에 얽매여 있어요. 석탄발전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재생에너지 사용이 아직 이르다는 여론이 조성되잖아요. 지구는 아파하고 있는데 경제 논리로 에너지를 선택하는 현실이 안타까워요. 세계는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흐름이 대세인데 우리나라는 아직 뒤처져 있어요. 개인의 재생에너지 발전을 확대하는 게 필요해요. 특히 서울은 다른 지역 석탄발전소에서 만든 에너지를 끌어다 쓰고 있어요. 서울은 건물 옥상에 유휴공간이 많잖아요. 건물 위에 태양광발전소를 만든다면 도시의 에너지 자립률을 높일 수 있고 기후변화도 막을 수 있죠. 우리나라도 시민참여형으로 에너지 전환을 이루면 더 건강한 사회가 될 거예요. 다만 국민이 이 과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대화와 소통을 늘려가며 정책의 수용성을 높였으면 해요.
이우리(25) 기후에너지 활동가
▼ 우리의 순간순간, 환경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죠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모금활동을 진행하는데 아동, 동물, 노인, 기아 등의 영역에 비해 환경은 관심사에서 후순위더라고요. 아쉬웠어요. 당장의 피해가 눈앞에 보이지 않아서 그런가 봐요. 그런데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10년 전에는 별로 찾지 않던 공기청정기나 마스크를 사용해야 할 정도로 고통받고 있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환경이 정말 중요한 영역인데 말이죠. 또 사람이나 동물은 직접 아파하거나 고통받는 모습을 보이는데 환경은 아프다는 메시지가 보이지 않아서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정작 환경이 아프다고 하면 돌이킬 수 없게 돼요. 생활과 환경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어요. 올여름 이례적인 폭염으로 모두가 힘들었는데, 덥다고만 느낄 게 아니라 왜 더운지 함께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환경운동연합에서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관련 음반을 제작해 시민들에게 알릴 계획이니 많은 관심 바랍니다.
조윤환(32) 시민소통팀장
▲ 도시에서 사라지는 공원 속상해요
2020년 7월이면 도시공원의 약 53%가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이를 ‘도시공원 일몰제’라고 해요. 공원은 도로, 철도, 학교와 함께 도시를 구성하는 필수 요소인데 예산에서 공원 조성이 후순위로 밀리다 보니 장기간 방치됐어요. 공원 조성이 온전히 진행되지 않아 그 역할이 자동으로 해제되는 상황이에요. 공원은 숲이 조성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기능을 해요. 미세먼지를 흡수하고 뜨거워진 도시를 식히고 도시를 더 아름답게 하죠. 공원은 최대한 지키고 더 조성돼야 해요. 세계보건기구(WHO)는 환경과 건강을 위해 1인당 공원 면적을 9㎡ 조성할 것을 규정하고 있어요. 반면 서울은 6㎡도 안 돼요. 그런데 도시공원 일몰제가 진행되면 서울의 공원은 더 사라질 거예요. 누군가에게는 쉼터가 되고 산책 공간이 되기도 하는데 2년 후면 그 역할을 할 수 없게 되죠. 공원은 국·공유지도 있지만 사유지도 있어요. 때문에 공원의 자리가 개발로 대체될 수도 있고 늘 다니던 등산로의 길목이 막힐 수도 있어요. 모두가 관심을 갖고 우리의 공원을 시민의 힘으로 지켜주세요.
최영(20) 도시생태 활동가
▲ 환경보호 위한 기부도 가능하답니다
환경보호 활동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국민들의 참여와 공감대 형성이란 걸 느꼈어요. 그래서 캠페인이나 입법 활동도 하지만 시민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행사도 하고 있어요. 환경문제는 피부로 실감하기 어렵고 눈에 잘 보이지도 않아요. 개인의 행동이나 단기적 캠페인으로 좋은 변화를 만들기는 어려워요. 많은 사람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동참해야 큰 힘이 실릴 수 있어요. 환경은 우리 모두의 일이잖아요. 나, 가족, 친구들이 살아가고 미래에도 살아갈 곳으로 모두가 밀접하게 연계된 부분이죠. 당장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참여를 거두긴 어려워요. 그래서인지 다른 구호단체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져요. 환경단체도 비영리 민간단체라 기부가 가능한데 모금활동에 나서면 긴급구호단체에 비해 기부 인식이 낮아요. 환경을 위한 기부활동은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 우리의 집을 살리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고 동참해주면 좋겠어요.
장지은(29) 기획사업팀
▼ 시민이 함께 실천해야 정책 효과도 두 배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서 포털사이트 검색순위에 자주 올라오더라고요. 미세먼지가 어떤 이슈보다 생활과 밀접한 문제가 됐어요. 기능 좋은 마스크, 공기청정기 등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현상이 공포로 다가오는 데 그치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미세먼지 흡입량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없앨지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마스크 비용을 공제해달라고 요구하는 사람도 있는데 실천을 동반하면서 정책 요구를 했으면 해요. 미세먼지를 걱정하면 자가용 사용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거죠. 실천하는 시민들의 힘이 커요.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내연기관 자동차 퇴출 움직임이 활발한데 모두 시민의 참여가 정책 변화를 이끈 거예요. 정부가 내놓는 대책에 시민 참여가 있어야 효과를 거둘 수 있잖아요. 차량 2부제, 대중교통 이용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해요. 중국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에만 문제 제기를 할 게 아니라 국내 요인을 저감하는 데도 동참했으면 좋겠어요. 생활에서 만들어지는 미세먼지를 줄이고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거죠. 우리는 피해자이면서 제공자이기도 한 점을 인식하고 해결 방법을 모색했으면 해요.
이민호(24) 대기·교통 활동가
◀ 한강 신곡수중보 철거로 생태계 복원되길
가물 때는 한쪽으로 졸졸 흐르고 비가 많이 오면 넘치는 게 강의 모습이에요. 그런데 전국의 강이 획일적으로 변하고 있어요. 구불구불한 강을 일자로 만들면서 자정작용이 사라졌고 물이 고여 더럽고 냄새가 나게 됐죠. 한강 신곡수중보가 12월부터 내년 3월까지 한시적 개방에 들어가요. 신곡수중보는 물 안에 있는 댐이에요. 농업용수 공급 등을 위해 지어졌는데 물을 계속 가둬두니까 상류와 하류가 단절되어 강물의 흐름을 막아 수질이 악화되는 문제가 생겼어요. 1988년부터 30년간 물을 가둔 결과 한강의 생태가 많이 변했어요. 이번 한시적 개방에 따른 한강의 변화를 보고 난 뒤 한강 신곡수중보 철거 여부가 결정돼요. 신곡수중보를 철거하면 밀물과 썰물에 의해 한강에 바닷물이 드나들고 자갈, 모레가 생길 거예요. 생태계 회복도 이루어지겠죠. 지금은 한강에 잉어와 붕어밖에 없다고 하는데, 한강에서 사람이 쉬듯 동식물도 함께 쉴 수 있어야 해요. 한강의 인공적인 아름다움보다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회복했으면 좋겠어요.
이동이(25) 미디어홍보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