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박모(38) 씨는 둘째 아들의 초등학교 입학 준비를 위해 예방접종 증명을 발급받으려고 민원24에 접속했다가 깜짝 놀랐다. '나의 생활정보'란에 잊고 있던 은행 계좌와 잔액이 '휴면예금'이라는 항목으로 안내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적은 금액이었지만 공돈이 생긴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또 아이들 등·하교 때와 장을 보러 갈 때 주로 쓰는 소형 자동차의 검사기간까지 안내되어 있어 제때 자동차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대기업에 다니다 2년 전 퇴직한 조모(54) 씨는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을 뒀다. 퇴직 후 새로운 직장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번번이 취업에 실패해 퇴직금으로 생활비와 학비를 충당하고 있어 고민이 많다.
그러던 중 그는 중소 정보기술(IT) 업체 입사를 지원하기 위해 필요 서류인 주민등록등본을 발급받으려고 민원24에 접속했다가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나의 생활정보'란에 근로·자녀장려금 대상자라고 표시돼 있어 국세청에 문의하니 대상자라는 답변이 돌아온 것이다. 조 씨는 어려운 가계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미소가 지어졌다.
내 은행 계좌에 잠들어 있는 휴면예금은 얼마나 되는지, 언제 여권 유효기간이 만료되는지, 근로장려금 신청 대상자가 되는지…. 일상에서 챙겨야 할 생활정보는 많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이것들을 일일이 기억하기는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우리의 생활 속 고민을 한곳에서 덜 수 있는 서비스가 더욱 확대됐다.
행정자치부는 '민원24(www.minwon.go.kr)'에서 운영 중인 '나의 생활정보' 서비스를 3월 10일부터 기존 21종에서 41종으로 확대해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확대된 서비스는 미환급금, 자동차, 과태료, 생활금융, 주택·복지 부문 등 20종으로, 특히 휴면예금·보험금, 대출 가능 여부 조회, 장려금 대상자, 예비입주자 순위 등 수혜 대상자의 수혜율을 높일 수 있는 국민 체감형 생활정보가 주로 담겨 있다.
정부3.0 우수사례로 꼽히는 나의 생활정보 서비스는 지난해 3월 기관 간 협업을 통해 국민 중심 행정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실제로 나의 생활정보 서비스가 생기기 전까지는 이런 생활정보는 우편으로 고지받거나 기관 사이트를 개별 방문해야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정부 민원 포털사이트인 민원24는 가입 회원 수 1330만 명(2014년 12월 기준), 일평균 방문객 24만 명 이상이 이용하며 이용객에게 민원서류 발급뿐 아니라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각종 생활정보를 제공하는 구실까지 하고 있다.
▶ 민원24 누리집 캡처 화면.
국민 재산상 권리 찾기
이용자 86% '서비스 매우 유용하다' 응답
이번에 추가된 정보 중 하나인 휴면예금·보험금은 2015년 말 기준 미지급 잔액이 7548억 원으로 '나의 생활정보' 서비스를 통해 국민이 쉽게 확인하고 재산상 권리를 찾을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용자는 '민원24 나의 생활정보'에서 휴면예금·보험금 관련 금융기관명, 계좌번호와 증권번호, 금액 등의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근로·자녀장려금은 지난해 228만 가구에 1조6000억 원이 지급됐으며 이번 서비스를 통해 신청요건을 충족하지만 요건 충족 여부를 알지 못해 신청을 못 하는 사례가 줄어 더 많은 국민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고속도로 미납 통행료의 경우 일정 기간(4~5개월) 미납 상태가 이어지면 10배의 부가통행료가 부과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데, 이번 서비스로 한 번에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지난해 고속도로 통행료 미납액은 262억 원인 데 반해 수납은 206억 원에 그쳤다.
이렇게 민원24 서비스 범위가 대폭 확대되면서 국민의 생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1년간 민원24를 이용한 회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1만2000여 명 중 86% 이상이 나의 생활정보 서비스가 '매우 유용하다'고 답했다. 또 가족이나 친구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답하는 등 국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확대된 20종의 생활정보 중 가장 기대되는 서비스로는 휴면예금·보험금, 근로·자녀장려금, 주정차 위반 과태료와 고속도로 미납 통행료, 자동차 검사기간, 여권 만료일 순으로 조사됐다.
회사원 이은영(31) 씨는 "너무나도 많은 생활정보를 어디서 확인해야 할지 막막했는데 한곳에서 41개의 정보나 확인할 수 있게 돼 편리하다"며 "앞으로 민원24의 '나의 생활정보'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현재 민원24 이용자 중 111만 명(2016년 2월)이 나의 생활정보 이용에 동의하고 월평균 61만여 건의 생활정보가 이용되고 있다.
민원24 나의 생활정보 서비스는 개인용 컴퓨터와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공인인증서로 민원24 누리집에 접속한 뒤 생활정보 이용에 동의하면 일상생활에서 놓치기 쉬운 생활정보 41종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행정자치부 전성태 창조정부조직실장은 "나의 생활정보 서비스 확대로 국민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찾기 위해 기관 사이트를 일일이 방문해야 하는 불편이 최소화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민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해 국민의 불편한 사항들을 지속적으로 발굴·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 · 박샛별 (위클리 공감 기자) 2016.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