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한국 공예다. 지난해 밀라노엑스포를 통해 한식 밥상문화의 우수성을 알린 데 이어 올해는 한국 공예의 유려한 아름다움이 디자인의 도시 밀라노를 흠뻑 적신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4월 2일부터 9월 십이일까지 ‘제 21회 밀라노 트리엔날레 국제전람회’에 참가, 한국 공예를 새로운 관점에서 조명하는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문체부는 "세계 최대 디자인 행사에서 우리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한국 공예를 전시해 전통을 기반으로 하는 한국 문화를 확산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30개국 참여, 약 100만 명 방문 전망
‘밀라노 위크’로 시너지 효과 극대
‘밀라노 트리엔날레’는 디자인과 건축, 응용미술등의 분야를 대표하는 국제전람회로 1923년 처음 열린 이후 3년마다 개최된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이십일세기, 디자인을 잇는 디자인’이다.
국제화 시대에 전략적 역할을 갖게 된 디자인을 경제, 운송 혁신, 새로운 서비스산업의 원동력으로 조망하고자 한다. 이번 밀라노 트리엔날레에는 세계 삼십개 국가가 참여하며, 밀라노 시내 전역에서 열리는 140여 개의 다양한 디자인 행사 등에 약 100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체부는 "한국이 최초로 참가하는 이번 밀라노 트리엔날레 전시 기간에는 국제가구박람회 등 4월 12일부터 17일까지 ‘밀라노 위크’도 열려 더 큰 시너지 효과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 문화체육관광부는 밀라노에서 4월 2일부터 9월 12일까지 한국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한국 공예전을 개최한다.
2015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는 전 세계 160개국, 2100여 개 업체가 참가해 31만 1000명의 관람객(육십구퍼센트가 외국인)이 방문했으며, 한국에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이 대거 참가한 바 있다. 한편 밀라노 트리엔날레 한국의 날 행사는 6월 1일 열릴 예정이며 한국 공예 세미나, 한식 리셉션과 공연 등으로 꾸며진다.
한국관의 주제는 ‘새로운 공예성을 찾아가는 공동의 장’이다. 작가 28명의 작품 백오십사점을 트리엔날레 디자인 뮤지엄에 전시한다.
한국관의 전시는 전통으로부터 온 공예의 ‘현재성’과 공예가 가져야 할 ‘미래가치’를 제안하는 아카이브(제작 과정부터 활용까지) 전시로 이뤄진다. 현대의 새로운 환경 속에서 ‘공예’가 갖는 의미와 미래가치를 찾는 것이 목적이다.
즉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정신의 확장성에 주목하고, 한국 공예의 다양한 변형을 통해 진화하는한국 공예를 소개한다. 이를 위해 국내 공예가와디자이너, 예술가, 이론가 그리고 기획자들이 ‘장인정신’에주목해 새로운 공예성을 탐구해왔고, 그 결과물을밀라노 전시장으로 옮겼다.
이번 전시가 공예가와 디자이너의 실제 작업 과정과 관련 기록들을 볼 수 있는 현재진행형 프로젝트 아카이브, 자신만의 새로운 조형언어를 만들어가는 공예가와 디자이너들의 작품, 공예의 언어를 사용해 새로운 예술 세계를 구현한 현대미술 작품, 한국 공예의 다양한 시도를 엿볼 수 있는 아카이브 라운지로 이뤄진 이유다.
28명 작가의 작품 154점 전시
공예와 문화산업의 해외 활성화 계기 마련
문체부는 "이번 전시는 장인만의 전통 재료와 기법보다는 다양한 협업방식으로 작품을 구성했다"며 "전통 장인과 디자이너의 협업, 천연재료와 신소재의 결합 등을 통해 공예의 ‘관계성’과 ‘확장성’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한국 공예는 세계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을 계기로 개최된 프랑스 국립장식미술관 한국 공예 전시는 프랑스 테러 사태에도 불구하고 유료 관람객 9만여 명 입장을 기록했다.
또한 잇따라 개최된 독일 바이에른 국립박물관의 한국 공예 전시 역시 현지에서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문체부 시각예술디자인과 신은향 과장은 "정부는 우수한 전통문화의 재발견과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문화융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오고 있다"며 "한국 공예는 전통에 바탕을 둔 발전 가능성이높은 분야로서, 특히 해외에서도 한국 공예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밀라노 트리엔날레를 통해 한국 공예와 문화산업의 해외 진출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밀라노 트리엔날레에 전시되는 작품
몰입의 순간 |
Making Things : Practice & Process
한국 공예에서 자주 언급되는 세밀함과 정교함 같은 특성은 수많은 세월에 걸친 연습과 실험을 통해 만들어진다.
이 섹션은 사물이 완성된 형태로 드러나기까지 ‘구축’, ‘반복’, ‘연습’, ‘실험’, ‘조합’ 등의 과정과 작가 고유의 연습을 통해 자기 언어와 질서를 구축하며 깊이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시간의 풍경 |
Timeless Time : Repetition & Variation
공예의 고유한 가치와 장인의 태도는 시간성을 담보한다. ‘만들기’라는 행위에 반복과 변형의 시간이 축적되고, 그 위에 새로운 문화적·사회적 문맥과 의미가 생성되는 과정을 통해 현대의 삶에서 공예가 갖는 근본적 가치와 태도에 주목한다.
진화의 순간 |
Thinking Forward
전통적인 도자기 재료와 제작방식을 이용하되 기존의 도자기 형태를 벗어나 새로운 조형언어를 구축한 작업이다. 종이나 레진같이 가구에는 흔히 쓰지 않는 재료로 제작한 가구 등을 병렬 배치해 새로운 공예의 재료와 언어, 기술, 내러티브에 주목한다.
확장의 기술 |
The Connections, The Connections, The Connections
하나의 프로젝트가 완성되기까지 그 과정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관계를 통해 공예는 그 ‘곁’을 넓혀왔다. 3개의 각기 다른 ‘프로젝트 아카이브’를 통해 공예가 어떻게 이웃, 사회, 세계와 연결되고 그 의미가 확장되는지에 주목한다.
글 · 김민주 (위클리 공감 기자) 2016.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