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극 <길 떠나는 가족>은 우리에게 친숙한 천재화가 이중섭(1916~1956)의 삶과 예술세계를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은 1991년 초연 당시 이윤택의 감각적인 연출과 이영란 미술감독의 무대 구성,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관객과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23년 만에 다시 만난 연출가와 미술감독이 초연의 감동을 그대로 재현한다.
<길 떠나는 가족>은 일제강점기와 조국분단이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아이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궁극의 작품을 그리고자 했던 이중섭의 드라마틱한 일생을 총체적으로 조명한다. 작품은 일제강점기 일본 여인과의 결혼, 1·4후퇴로 인한 남하, 정신병원에서의 죽음 등 예술가를 억압하는 시대적 상황과 경제적 빈곤이라는 극한상황에 치열한 예술혼으로 맞서는 화가의 고단한 삶을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환상적인 무대로 꾸며낸다.
공연 제목은 이중섭의 유화 <길 떠나는 가족>(1954)에서 따왔다. 그림은 앞에서 소를 모는 남자, 흐드러진 꽃이 실린 달구지 위에 탄 한 여인과 두 아이가 모두 즐겁게 나들이를 떠나는 장면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을 그리기에 앞서 작가는 경쾌한 필치로 밑그림을 그려 편지와 함께 일본에 있는 아이들에게 보냈다. 그는 편지에서 “아빠가 엄마, 태성이, 태현이를 소달구지에 태우고 따뜻한 남쪽 나라로 함께 가는 그림을 그렸다”고 직접 밝히기도 한다.
연극의 마지막에서 그림 <길 떠나는 가족>이 무대에 재현되는 장면은 예술적 고뇌와 시대의 아픔 속에 방황했던 불운한 예술가가 비로소 자유와 행복의 세계로 떠나는 모습을 보는 듯하다.
글·허정연 기자 2014.06.23
기간 6월 24일~7월 13일
장소 서울 명동예술극장
문의 ☎ 1644-2003
전시
<이타미 준 : 바람의 조형>
재일동포 건축가 이타미 준이 남긴 유산을 중심으로 그의 작품 세계를 살펴보는 회고전이다. 재료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 한국과 일본을 넘나들며 파고든 지역성에 대한 이슈 등 건축적 주제를 치밀하게 탐구해 온 그의 창조의식을 엿볼 수 있다. 세련된 건축물이 범람하는 가운데 날것의 소재 감각이 돋보이는 원시적인 건축을 추구했던 이타미 준은 말년에 제주도에 머물며 작업했다. 살아 있는 제주의 자연을 건축물에 담고자 한 작가의 정신이 돋보인다.
기간 7월 27일까지
장소 경기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문의 ☎ 02-2188-6000
연극
<제32회 전국연극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극단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전국연극제’는 전국 15개 광역시·도에서 지역 예선을 거쳐 선발된 극단들이 경연하는 연극인들의 축제이다. 1983년 처음 막을 올린 후 해를 거듭하며 중앙과 지역의 문화격차를 해소하고, ‘국제마임페스티벌’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추가해 연극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군산에서 개최되는 이번 행사는 연극인 5천여 명을 비롯해 20여 만명의 관객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간 7월 3일까지
장소 전북 군산예술의전당 및 군산시 일원
문의 ☎ 070-8854-8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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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