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한국인의 저력을 보여준 ‘1988 서울하계올림픽’을 준비할 무렵 서울의 시대상을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프랑스,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많은 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연극이 관객을 기다린다. 우리나라 곳곳의 아름다운 산사를 소개하는 책 등 이번 주도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인간의 이기심, 질투를 거침없이 드러내는 블랙코미디
연극|아트
배우, 연출가, 영화감독으로 활동하는 프랑스 극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작품이다. 지금까지 15개 언어로 번역돼 35개 나라에서 공연했으며 몰리에르상 최고 연극상, 로렌스 올리비에상, 토니어워즈 베스트 연극상, 뉴욕 드라마 비평가 협회 베스트 연극상 등을 수상했다. 마크, 세르주, 이반 세 친구가 2억 원이 넘는 거액의 그림을 얻으면서 생긴 질투, 이기심 등 감정의 변화를 풍자한 블랙코미디다. 예술에 관심이 많은 ‘세르주’ 역에 엄기준, 최재웅, 최영준이 캐스팅됐다. 지적인 ‘마크’ 역은 김재범, 박은석, 정상훈이 맡았고 우유부단한 ‘이반’ 역에는 박정복, 장격수, 김지철이 출연한다.
기간 11월 4일까지
장소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문의 02-1577-3363
1988 서울올림픽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1980년대 서울 이야기
전시|88올림픽과 서울
30년 전 서울에서 치른 ‘1988 서울하계올림픽’은 국제적 행사 이상의 의미가 있다. 6·25전쟁을 겪은 지 불과 30년도 지나지 않은 우리나라는 고도성장을 이루고 있음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올림픽 유치에 도전했다. 하지만 정치·사회적 상황은 매우 불안했고, 분단국가라는 현실도 불리하긴 마찬가지였다.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서울은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 이번 전시는 올림픽을 준비하는 7년여 동안 서울이 겪은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올림픽 유치와 개최를 위해 작성한 정부의 공식·비공식 문서,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IOC 위원장이 내한했을 당시 공식 의전을 맡았던 콤비버스 등 올림픽 때 사용된 역사적 자료를 볼 수 있다. 올림픽을 기점으로 달라진 서울의 모습도 소개한다. 1950~1960년대 한강 개발 전 서울 시민의 생활상과 1980년대 한강종합개발사업 이후 변화된 한강의 모습, 올림픽을 기점으로 잠실에 올림픽 타운이 조성되기까지 과정을 항공사진, 영상자료 등으로 볼 수 있다.
기간 10월 14일까지
장소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A
문의 02-724-0274
친구가 사라지고, 모두가 나를 의심한다
영화|죄 많은 소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커런츠상’, ‘올해의 배우상’을 받은 작품이다. 어느 날 갑자기 여고생 경민이 실종된다. CCTV를 확인한 경찰은 경민과 마지막까지 함께 있던 사람이 같은 반 친구 영희(전여빈)임을 밝힌다. 경민의 부모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일제히 영희에게 쏠린다. 딸의 실종 이유를 알아야 하는 경민의 엄마(서영화), 사건의 진실을 밝혀야 하는 형사(유재명), 친구의 진심을 숨겨야 하는 한솔(고원희), 상황을 빨리 정리하고 싶은 담임 선생님(서현우)까지. 주변의 모든 사람이 영희를 의심한다. 죄 많은 소녀가 된 영희는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반격에 나선다.
개봉일 9월 13일
봄의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의 특별한 하루
영화|봄이 가도
봄의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찾아온 기적 같은 하루를 담아낸 가족 영화다.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영화는 뜻하지 않은 사고로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낸 후 그들을 기억하며 살아가는 이들의 하루를 담담하게 그렸다. 영화는 세 명의 감독이 공동연출을 맡았다. 사고로 딸을 잃은 아픔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엄마의 이야기, 사고 현장에서 많은 사람을 구한 한 남자가 희생자 전부를 구하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는 이야기, 가족을 잃고 혼자 남겨진 남자의 하루 등 총 세 개의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개봉일 9월 13일
한국의 산사,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되다
책|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산사 순례
6월 말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는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을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했다.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 등 7개 사찰이 그 주인공이다. 책은 7개 사찰 중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 4곳과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그에 못지않은 가치가 있는 남한의 사찰 15여 곳, 그리고 북한 땅 사찰 2곳을 소개한다. 북한 사찰은 묘향산의 보현사와 금강산의 표훈사가 수록됐다. 북한의 산사는 우리와 어떻게 다른지, 남북의 불교문화는 서로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저자 유홍준(창비)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이 교양이 된다!
책|교양의 발견
23년간 영어선생님으로 활약한 저자가 세계의 문화를 재미있게 소개한 책이다. SERI CEO에서 50주간 연재되며 최고 인기를 누렸던 강의 ‘영어의 품격’을 보강해 19개 나라의 문화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 여기서 ‘교양’은 무겁고 진지한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작지만 새로운 발견이다. 책은 얕지만 넓은 재미를 준다. 먼저 가본 맛집을 친구에게 소개하듯 각 나라의 문화 이야기를 독자에게 전달한다. 저자는 각 나라의 포인트 한 가지만 알고 있어도 그 나라의 문화가 이전보다 더 잘 보인다고 말한다. 그러면 여행을 가든, 외국인을 만나든 그 나라에 대해 이해하는 범위가 훨씬 더 넓어진다.
저자 이근철(한국경제신문)
장가현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