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대표하는 화가 단원 김홍도의 작품이 미디어아트로 새롭게 태어난다.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중학생을 중심으로 비정한 현실에서 살아남으려 애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 범인의 자백으로 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영화가 관객을 기다린다. 우리나라 부모의 육아를 비판적인 시선으로 들여다본 책 등 이번 주도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세상 모든 공기가 물로 변했다
연극|그 개
열여섯 살 중학생 해일과 유기견 무스탕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웃의 삶을 그렸다. 틱 장애 때문에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하고 외롭게 지내는 해일과 저택의 운전기사로 일하는 아빠 상근, 저택에 살고 있는 제약회사 회장 장강과 그의 기념백서를 집필하는 에세이 작가 현지, 해일이 사는 빌라로 이사 온 화가 선영과 그녀의 남편 영수가 등장한다. 말도 없이 떠나버린 엄마를 그리워하는 해일과 밖에서는 온갖 갑질을 일삼지만 정작 가족에게 외면받는 장강 등 비정한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한 이들의 처연한 몸부림이 그려진다.
기간 10월 5일~10월 21일까지
장소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문의 02-399-1114

미디어아트로 만나는 조선의 풍류
전시|김홍도 Alive : Sight, Insight
왕실부터 양민에 이르기까지 계급을 넘나들며 당대 생활사를 화폭에 담아낸 단원 김홍도의 작품이 전시된다. 해학과 흥이 넘치는 화풍 속에 잘 드러나지 않았던 단원의 숨겨진 이야기와 매력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행려풍속도’ 8폭 병풍을 비롯해 <풍속도첩>, <금강사군첩>, 정조의 ‘화성행차도’, ‘시의도’ 등을 미디어아트로 소개한다. 전시는 총 5개 섹션으로 김홍도의 시선 변화를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박달나무 언덕’은 ‘올려다보다’를 테마로 문인 사대부의 시와 음악이 흐르는 풍류 공간으로 꾸몄다. ‘살펴보다’를 테마로 구성한 ‘궁궐’은 궁중 화원이 배경이다. 왕의 통치 철학을 그림으로 기록했던 김홍도의 작품을 살펴볼 수 있다. ‘금강산’은 ‘굽어보다’를 주제로 금강의 비경을 담은 <금강산화첩> 60폭을 재해석했다. ‘저잣거리’는 ‘꿰어보다’를 주제로 세속에서 김홍도 고유의 풍속도 스타일을 확립해가는 과정을 그려볼 수 있다. ‘단원의 방’은 예술의 경지에 이르러 안으로 시선을 돌린 단원의 내면을 표현한 작품이 소개된다.
기간 2019년 2월 24일까지
장소 용산전쟁기념관 기획전시실
문의 02-511-0507

가해자는 있지만 신고도, 시체도, 수사도 없다
영화|암수살인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과 자백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실화극. 2010년 부산에서 실제 발생했던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는 우리 영화에서 한 번도 제대로 다루지 않았던 암수사건을 소재로 만들었다. 수감된 살인범 강태오(주지훈)는 형사 김형민(김윤석)에게 자신이 7명을 더 죽였다고 자백한다. 직감으로 자백이 사실임을 확신한 김형민은 강태오가 적어준 7개의 살인 리스트를 믿고 수사에 들어간다. 김형민은 강태오가 거짓과 진실을 교묘히 뒤섞고 있다는 걸 알게 되지만 수사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다가오는 공소시효와 부족한 증거로 인해 수사는 난항을 겪는다.
개봉일 10월 3일

지배할 것인가, 지배당할 것인가
영화|베놈
영화 ‘스파이더맨’의 빌런 ‘베놈’을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 작품. 베놈은 마블 코믹스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수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로 제작 확정 때부터 큰 기대감을 불러 모았다. 진실을 위해서라면 몸을 사리지 않는 정의로운 열혈 기자 에디 브록(톰 하디)은 거대 기업 라이프 파운데이션의 뒤를 캐다 이들의 실험실에 잠입한다. 실험실에서 외계 생물체 ‘심비오트’의 기습 공격을 받는다. 심비오트와 공생하게 된 에디 브록은 마침내 한층 강력한 베놈으로 거듭나고, 악한 존재만을 상대하려는 뜻과 달리 난폭한 힘을 주체하지 못한다.
개봉일 10월 3일

지금껏 몰랐던 ‘상속 문서’ 헌법을 읽다
책|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
딱딱하고 어려울 것 같기만 한 헌법을 입담과 재치로 풀었다. 보통 ‘법’이라고 하면 테두리 정해놓고 그 안에서 살아가도록 우리를 구속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저자가 읽은 헌법은 그렇지 않다. 책은 헌법이 우리의 존엄을 일깨워주고, 억울한 일 당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헌법 사용설명서’다. 저자는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가장 기본권마저 무너질 때 어떻게 권리를 요구하고 어떤 방식으로 고쳐나갈 것인가 함께 고민해보자고 말한다. 권오곤 국제형사재판소 당사국 총회 의장,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초대 헌법재판관을 지낸 알비 삭스 등 국내외 헌법 전문가를 만나 나눈 이야기도 담겼다.
저자 김제동(나무의마음)

스스로 ‘평균’이라 여기는 부모에게 던지는 불편한 메시지
책|결혼과 육아의 사회학
육아 문제는 한국 사회의 ‘연애-결혼-출산’에 관한 궤적과 이어져 있다. 사람들은 어렸을 때부터 수없이 반복해온 현실론이라는 주판을 두들기며 타인과의 만남을 계산한다. 부모는 이 갈림길에서 ‘YES’를 선택한 사람이다.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자녀를 보란 듯이 키워 증명하려 한다. 책은 0세부터 12세 사이의 자녀를 둔 우리나라의 부모들이 과연 자녀를 시민으로 키우는 육아를 하는지 관찰하면서 부모의 민낯을 들여다본다. 날카롭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한국 사회에서 부모들의 문제는 무엇이고, 어디서 비롯됐는지,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를 논리 정연하게 서술한다.
저자 오찬호(휴머니스트)
장가현 위클리 공감 기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