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계획이 고민이라면 남해안을 추천한다. 남해안은 다도해, 리아스식 해안 등 수려한 해안 경관은 물론 역사·문화·예술·민속자원이 풍부한 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전남 고흥에서 경남 거제까지 남해안 7개 시군 해안도로를 따라 바다와 해안 경관이 우수한 장소를 골라 올 휴가철에 가볼 만한 곳으로 ‘남해안 오션뷰(Ocean View) 명소 20선’을 선정해 발표했다. 정부는 2017년 12월 남해안을 국제적인 해양·생태 관광 거점이자 서울·제주·부산에 이은 국내 4대 관광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 아래 ‘남해안 발전 거점 조성 기본 구상’을 수립하고, 최우선 실행 과제로 ‘남해안 오션뷰 명소화’를 위한 세부 방안을 마련 중이다.
정부는 ‘오션뷰 명소 20선’ 선정·발표를 통해 남해안 경관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각 명소에 예술적 감성이 더해진 전망공간(건축가, 설치미술가 등 참여)을 조성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남해안을 국제적인 해안 경관 명소로 육성할 계획이다. ‘오션뷰 명소 20선’에는 고흥군 5곳, 여수시 3곳, 순천시 1곳, 광양시 1곳, 남해군 4곳, 통영시 3곳, 거제시 3곳이 포함됐다. 이들 지역은 아름다운 경관뿐 아니라 방문객 편의시설, 주변 관광자원과의 연계성도 함께 갖추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국민이 남해안 오션뷰 명소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상세한 내용을 담은 누리문서(웹페이지)를 제작, 국토교통부(www.molit.go.kr)와 경남·전남 및 8개 시군 누리집을 통해 제공하고, 홍보책자도 발간해 배포할 예정이다. 누리집 및 홍보책자에는 전문 여행작가들이 명소를 직접 다니면서 체험한 경험과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아름다운 해안 경관 사진과 설명, 주변 명소, 지역축제, 먹거리, 특산물에 대한 정보도 함께 소개한다. ‘오션뷰 명소 20선’은 휴가철을 맞아 남해안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됨은 물론 지역축제, 주변 관광명소와 연계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남해안 오션뷰 명품 20선’ 사진 공모전도 열린다. 사회관계망(인스타그램)에 해안 경관 명소 20개 전망대를 배경으로 가족, 연인, 친구들의 사진을 게재하면 작품을 심사해 선정한다.
남해안 바다 전망 명소 20선
고흥군
▶ 1 고흥 남서쪽 끝자락에 자리한 녹동항은 천혜의 항구다. 녹동전망대에서 바라본 소록대교
2 옛 어민들은 해안가의 숲이 어족증식과 서식에 좋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숲을 가꾸고 이를 어부림(魚付林)이라 불렀다. 어부림에서 바라본 바다 전경 ⓒ국토교통부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는 별칭을 가진 고흥군은 8개 시군 중 가장 많은 5곳이 명소로 선정됐다. 고흥군 끝자락에 위치해 넓은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거금도 금산해안도로의 숨은 보물인 금의시비공원에서 시작해 소록대교와 녹동항이 바라다보이는 녹동전망대, 물고기를 부르는 활엽수림 바다 전망대로 이름만 들어도 가고 싶은 더수연안길 어부림, 고흥의 다도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남열리 해안도로의 숨은 노변전망대 지붕 없는 미술관, 우주여행처럼 짜릿한 다도해 특급 전망대이자 360도 파노라마 오션뷰를 감상할 수 있는 우주발사전망대로 쭉 이어지는 코스다.
순천시 / 여수시
▶ 1 여수 화정면 여자도를 중심으로 여수시, 순천시, 보성군·고흥군으로 둘러싸여 있는 거대한 갯벌 여자만
2 여수시 장척마을에서 내려가는 해안에 위치한 하트 조형물
▶ 와온공원 전망테크의 일몰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시에서는 넓은 공원과 산책로를 따라 특색 있는 갯벌 경관을 만날 수 있는 와온해변 전망대가 명소로 선정됐다. 남해안의 다른 시군에서는 보기 힘든 순천만의 습지 경관은 오션뷰의 다채로움을 더해준다.
‘해양관광 휴양도시’ 여수시는 3곳이 명소로 선정됐다. 갯벌과 작은 섬들이 맞닿은 해안도로에 위치해 아름다운 여자만(汝自灣)을 바라볼 수 있는 어촌마을 풍경의 전망공간인 여자만의 갯벌놀이터 갯가노을 전망대, 습지와 바다가 어우러진 생명의 땅 가사리습지생태공원 방조제, 남도의 미항(美港) 여수 밤바다의 화려한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돌산공원 전망대로 이어진다.
광양시 / 남해군
▶ 상주은모래비치에서 송정해수욕장으로 넘어가는 고갯길을 오르다 보면 작은 전망대가 손짓한다. 항아리 모양의 상주은모래비치 ⓒ국토교통부
▶ 아름다운 논들의 등고선을 볼 수 있는 남해 다랭이마을 ⓒ국토교통부
▶ 망덕포구에서 바라본 배알도 ⓒ국토교통부
‘Sunshine’ 광양시에서는 광양 망덕포구가 명소로 선정됐다. 섬진강 끝자락에서 강이 바다가 되는 경관을 볼 수 있는 명소로, 오래된 수문, 배알도, 해상보도교 등 망덕포구만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보물섬’이라 불리는 남해군은 4곳이 명소로 선정됐다. 이순신 장군이 순국한 노량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관음포 첨망대, 아름다운 논의 등고선 다랭이논밭과 푸른 남해바다가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자아내는 다랭이마을, 에메랄드빛 바다와 반달 모양의 은모래 해변을 감상할 수 있는 상주은모래비치 전망쉼터, 독일식 주택의 주황빛 지붕과 마을 앞바다가 어우러져 외국에 여행 온 듯한 기분을 선사하는 독일마을 전망대로 이어진다.
통영시 / 거제시
▶ 1 제주도 다음으로 큰섬인 거제도는 해안선길이만 280km, 270여개 섬들이 점점이 떠있다. 구조라해변 ⓒ국토교통부
▶ 2 신선대 바위
3 명사해수욕장에서 여차몽돌해변까지 3.5km 구간은 거제해안도로 중에서 가장 경관이 빼어난 길이다. 절벽에 놓인 여차해안로 ⓒ국토교통부
‘바다의 땅’ 통영시와 ‘Blue City’ 거제시는 각각 3곳이 명소로 선정됐다.
통영시는 삼천포 방면이 내다보이는 넓은 바다, 다도해 경관이 펼쳐진 사량도 상도 해안도로, 붉은 태양이 다도해 바다로 지는 일몰과 노을이 아름다워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달아공원, 음악당 건물과 연결된 전망데크 산책로를 따라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다도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통영국제음악당 해상데크 등이 있다.
거제시는 비포장 도로구간에 위치하면서 마치 신들이 건너는 징검다리처럼 크고 작은 섬들이 길게 도열해 펼쳐져 있는 병대도 전망대, 경관이 빼어나 사시사철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신선대와 바람의 언덕, 해변의 백사장과 맑고 푸른 바다의 아름다운 조화가 돋보이는 구조라해변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정현│위클리 공감 기자
국가대표 계곡 5선
전국의 낮 최고 기온이 연일 40℃를 넘나들며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100년 만에 최고 폭염 기록을 갈아치울 기세다. 태풍 종다리도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는 상황이다. 바닷물까지 뻘겋게 물들인다. 이런 날씨에 산행을 논한다면 손사래를 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시원한 계곡으로 가자면 얘기가 달라진다. 숲이 우거진 골짜기는 햇볕이 들지 않아 시원한 데다, 경쾌하게 흐르는 계곡물에 발까지 담그고 걷는다면 더욱 상쾌한 산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검증되지 않은 계곡을 찾았다가 실망만 안고 돌아오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아직 피서지를 정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 월간 <산> 기자들이 직접 물속에 몸을 던지고 걷는 임상실험을 끝낸 한국의 대표적인 계곡 다섯 곳을 소개한다.
한여름에도 닭살이 돋는다!│가평 용추계곡
▶ 용추계곡 산행 중에는 징검다리에 앉아 탁족을 즐기며 더위를 식힐 수도 있다. ⓒC영상미디어
용추계곡은 경기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멋진 계곡산행지다. 수도권의 대표적인 청정계곡으로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용추(龍湫)’라는 이름은 계곡의 아름다움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상징적인 단어다. 용이 머물다가 승천했다는 전설을 전할 만큼 웅장한 폭포와 깊은 연못을 품은 곳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깊고 물이 많은 골짜기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산행은 용추계곡 버스종점에서 시작할 수도 있지만 포장도로가 끝나는 검봉산펜션타운까지 들어가는 것이 유리하다. 유료(1일 1만 원)지만 차를 세울 수 있는 넓은 주차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부터 용추구곡 중 제8곡인 귀유연을 지나 첨벙거리며 계곡을 가로지르다 보면 칼봉산 갈림길에 닿는다. 여기서 오른쪽 계곡 길을 따르면 내곡분교 터를 지나 우정고개의 울창한 아름드리 잣나무 숲에 닿는다. 더위를 씻어내며 자연 속에 온전히 담길 수 있는 길이다. 산행거리 11km(왕복 22km). 산행 시간 왕복 10시간.
괴산을 대표하는 환상적인 물줄기│도명산 화양계곡
▶ 우암 송시열의 자취가 서린 속리산국립공원 내에 있는 화영구곡 ⓒC영상미디어
화양계곡은 괴산의 대표적인 명승지다. 충북 괴산군 속리산국립공원 내의 가령산과 도명산 북쪽 골짜기에서 달천을 만나는 화양동 입구까지 약 4km 구간이다. 화양구곡으로도 불리며 조선의 유학자 우암 송시열(1607~1689)의 자취가 서린 곳이기도 하다.
화양계곡은 도명산(643m)을 오르는 길목에 있다. 산의 들머리와 날머리 모두 화양계곡이어서 자연스럽게 골짜기 풍광을 즐기며 산행이 가능하다. 산행 코스는 지극히 단순하다. 제6곡 능운대로 연결되는 화양3교에서 도명산 북쪽 기슭을 올라 정상에서 제8곡 학소대로 향해 내려오면 된다. 산행 거리는 약 6.5km. 산행의 묘미를 유감없이 즐길 수 있는 멋진 코스다.
굽이마다 절경 감춘 명승지 제1호│청학동 소금강
▶ 명승지 제1호인 청학동 소금강 암반계곡 ⓒC영상미디어
강원도에 있는 청학동(靑鶴洞) 소금강(小金剛) 암반지대는 오대산국립공원에서 첫손에 꼽히는 명소다. 소금강 일대는 1970년에 명승지 제1호로 지정됐다. 삼선암, 식당암, 귀면암 등의 기암과 금강연, 무릉계, 연화담 등의 소와 담, 구룡폭포, 낙영폭포 등의 폭포가 산재한 천하절경지다.
소금강 계곡산행은 강원 강릉시 연곡면 소금강 관리사무소를 출발, 청학동 골짜기를 따르다가 노인봉 북동릉을 거쳐 노인봉 정상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따른다. 들머리엔 ‘명승 제1호 소금강 청학동’ 표지석이 서 있다. 골짜기를 따르면 열 십(十) 자형의 십자소와 옛날 관음사 승려들이 연꽃을 띄우며 놀았다고 해서 명명된 연화담(蓮花潭)을 지나 금강사에 이른다. 체력에 따라 계곡을 따라 더 올라가도 되고 가던 계곡을 따라 내려올 수 있다. 노인봉대피소까지 오르는 데는 4시간 정도 걸린다.
신선 노닐던 바위산 깊은 계곡│가야산 홍류동
▶ 가야산 소리길에 조성된 다리 위에서 홍류동 계곡을 감상할수 있다. ⓒC영상미디어
홍류동(紅流洞) 계곡은 가야산의 여러 골짜기 중 으뜸이다. 경남 합천군에 있는 가야산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구역이라 물에는 들어갈 수 없지만 골짜기는 피서지로 인기가 높다. 또한 ‘가야산 소리길’이 조성되며 한층 찾아가기 좋아졌다.
홍류문에서 시작해 숲이 우거진 도로를 따라 해인사 방향으로 400m가량 가면 왼쪽에 농산교가 보인다. 다리를 건너면 통일신라 말기에 최치원이 머물며 수도하던 농산정(籠山亭)이 나타난다. 고풍스런 정자와 그 주변을 둘러싼 소나무 숲이 조화로운 곳이다.
오솔길을 따라 잠시 오르막을 지나면 자필암, 분옥폭, 제월담 등 홍류동 계곡의 명소들이 줄지어 나타난다. 물 건너편 도로변에 솟은 기암 광풍뢰와 취적봉도 숲 사이로 조망된다. 한여름에도 햇빛이 들어올 틈이 없는 짙은 숲이라 시원하다. 데크길을 따라 좁은 골짜기로 들어서면 시원한 폭포 아래 숨은 낙화담이 얼굴을 드러낸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소(沼)의 짙은 물빛이 인상적이다. 산행거리 4km 정도다.
폭포와 암반이 어우러진 심산유곡│내연산 내연골
▶ 심산유곡의 전형을 보여주는 내연산 내연골 ⓒC영상미디어
경북 포항시와 영덕군에 걸쳐 있는 내연산(內延山) 내연골은 심산유곡의 전형을 보여주는 골짜기다. 낙락장송이 일품인 기암절벽 아래 펼쳐진 널찍한 암반, 연이어 등장하는 크고 작은 폭포가 인상적인 풍광을 연출한다. 바위벽을 타고 쏟아지는 옥빛 물줄기 또한 장관이다. 내연골은 이러한 멋진 풍광을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누릴 수 있는 계곡이다. 내연산은 930m로 골은 깊지만 산길이 순하고 뚜렷하게 이어지는 데다 위험한 구간에는 안전시설물이 잘 조성돼 있다. 최고 인기를 누리는 보경사~상생폭~보현폭~삼보폭~비하대~관음폭~연산폭 코스는 쉬엄쉬엄 걸어도 1시간 정도면 답사가 가능하다.
서현우│월간 <산> 기자